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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의 거취가 본격적으로 도마 위에 오른다. 계약을 연장하거나, 아니면 계약이 종료되거나. 그 윤곽이 5일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회 감독 소위원회를 통해 드러난다.

당초 신태용 감독의 계약기간은 러시아 월드컵이 열리는 7월까지였다.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만큼 계약은 사실상 종료된 상태다. 이제 김판곤 선임위원장을 중심으로 최진철 한국프로축구연맹 경기위원장 등 6명의 감독 소위원들이 신 감독의 성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한 뒤, 계약 연장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약 여부는 미지수다. 조별리그 2연패의 늪에 빠졌을 때만 하더라도 계약종료가 기정사실화됐으나, 독일과의 최종전에서 2-0으로 승리를 거두면서 분위기가 다소 바뀐 모양새다. 특히 ‘피파랭킹 1위’ 독일을 꺾고 유종의 미를 거뒀다는 점이 감독선임위의 고민을 깊어지게 할 전망이다.

변수는 여론이다. 독일전과는 별개로 신태용 감독을 향한 여론은 썩 좋은 편은 아니다. 그리고 그 밑바탕에는 출범 이후 대부분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실망감이 두텁게 자리 잡고 있다.

사실 출항부터 꼬였다. 월드컵 최종예선 당시 수적 우위 속에서도 이란과 0-0으로 비겼고, 우즈베키스탄 원정에서도 0-0으로 비겼다. 다른 팀 결과에 의해 가까스로 월드컵 본선에 직행했다. 직후에는 거스 히딩크 감독 부임설 등 논란이 더해졌다. 감독 교체설이 일찌감치 돌았다.

그나마 콜롬비아전이나 동아시안컵에서의 한일전 승리 등을 통해 반전의 불씨를 지폈다. 그러나 신태용호는 그 불씨를 스스로 꺼버렸다. 피파랭킹 100위권 밖의 팀들을 상대로 졸전을 면치 못했고, 유럽팀들과의 평가전에서는 늘 부침을 거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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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 제기되던 수비불안은 좀처럼 개선의 여지를 보여주지 못했다. 신태용호만의 전술적인 색채도 월드컵 진출 확정 이후 16차례의 평가전을 통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월드컵 직전까지도 부침을 거듭하니, ‘3전 전패로 탈락할 것’이라는 비관론은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

월드컵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6개월 동안 준비했다던 스웨덴전에서는 유효슈팅을 1개도 기록하지 못한 채 패배했다. 멕시코전에서도 고개를 숙이면서 벼랑 끝에 몰렸다. 그나마 독일을 꺾는 대이변을 연출했으나, 결과적으로는 한국축구의 ‘목표’였던 16강 무대를 밟지는 못했다.

만약 지난 1년간 신태용호의 항해가 다음 경기, 또 그 다음 경기를 기대할 정도로 긍정적이고 희망적이었다면, 여론이 이 정도로 싸늘할 리 없다. 오히려 짧았던 준비기간, 선수들의 부상, 그리고 독일전 승리 등이 맞물려 ‘믿고 가야 한다’는 분위기가 여론에서 먼저 형성됐을 터다.

독일전 승리에도 불구하고, 신태용 감독 유임에 대한 여론이 부정적인 이유다. 지난 1년여의 행보 속에 희망이나 기대감, 믿음을 팬들에게 심어주지 못했다는 의미다. 신태용호를 향한 여론이 싸늘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감독선임위 역시 독일전 결과에만 얽매이지 말고,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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