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카잔(러시아)=이재호 기자] 손흥민이 2번을 실패하고 3번째 드디어 골세리머니를 했다. 고작 만 26세의 나이에 월드컵에서 3골을 넣은 손흥민은 박지성-안정환의 대기록과 동률을 이뤘다.

한국 월드컵 대표팀은 27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11시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3차전 독일과의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김영권과 손흥민의 골로 2-0 투혼의 승리를 기록하며 월드컵 1승2패 조 3위로 마감했다.

연합뉴스 제공
스웨덴에 0-1, 멕시코에 1-2로 패했던 한국은 세계 1위이자 전 챔피언 독일을 상대로 패배가 예상됐음에도 끝까지 버텨내는 수비축구로 독일의 16강행을 무산시켰다. F조에서는 최종전에서 스웨덴이 3-0으로 멕시코를 이기며 스웨덴이 1위, 멕시코가 2위로 16강에 올랐다.

한국은 버티고 버텼고 독일은 다득점이 필요하자 공격수 3명을 투입하며 수비를 거의 포기하다시피 했다. 결국 후반 추가시간 코너킥 상황에서 김영권이 골을 넣었고 VAR판독으로 골이 인정됐다. 후반 추가시간 6분에는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가 골문을 비우고 중앙선 이상 올라왔을 때 주세종이 길게 골대 앞으로 찼고 손흥민이 달려가 끝내기 골을 넣으며 한국이 기적같은 승리를 했다.

손흥민은 드디어 골을 넣고 웃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알제리전. 손흥민은 후반 5분만에 골을 넣었다. 개인적으로 월드컵 첫 골로 매우 기쁠만도 했지만 한국이 0-3으로 뒤지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세리머니는커녕 골을 넣자마자 골대안에 있는 공을 가지고 중앙선에 가져다놓기 바빴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멕시코전. 손흥민은 후반 종료 직전 너무나도 환상적인 개인 기량에 의한 드리블 이후 왼발 중거리슈팅으로 골을 넣었다. 혹자는 ‘한국 월드컵 역사상 가장 멋진골’이라고 평가할 정도의 골이었지만 이번에도 손흥민은 세리머니보다 공을 중앙선에 가져다 놓기 위해 골 넣은 골대로 뛰었다.

하지만 독일전에서 골을 넣은 손흥민은 이 골이 승리를 확정짓는 쐐기골이었기에 마음껏 세리머니를 했다. 즐겼고 동료들과 부둥켜 안으며 3번만에 해보는 월드컵에서의 세리머니를 누렸다.

ⓒ스포츠코리아
항상 한국이 힘든 상황에서만 골을 해왔던 손흥민이 웃자 한국도 웃었다. 그리고 손흥민은 자연스레 한국 월드컵 역사상 대기록에 이름을 올렸다.

박지성과 안정환이 가지고 있는 한국 선수 월드컵 최다골 신기록인 3골에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박지성은 2002, 2006, 2010 월드컵 3차례에서 각각 1골씩 넣었다. 안정환은 2002 월드컵에서 2골, 2006 월드컵에서 1골을 넣었다. 한국에서 박지성, 안정환보다 월드컵에서 골을 많이 넣은 선수는 없었다.

박지성은 이 기록을 만 29세에 해냈다. 안정환은 만 30세였다. 그러나 손흥민은 아직 만 26세에 지나지 않는다. 새삼 손흥민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이제 손흥민이 도전할 기록은 일본의 혼다 케이스케가 가지고 있는 아시아 월드컵 최다골인 4골이다. 손흥민의 다음 월드컵이 기다려진다.

연합뉴스 제공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