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이재호 기자] 아프리카 대륙보다 낫다. 지난 브라질 월드컵에서 0승 3무 9패라는 대참사같은 성적을 남겼던 아시아팀이 아프리카 대륙보다 나은 성적을 보이며 4년 사이 엄청난 약진을 보이고 있다.

27일(이하 한국시각) 오전까지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성적을 살펴보면 아시아 대륙의 한국, 일본, 호주,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5팀의 성적은 도합 3승3무7패다. 반면 아프리카 대륙 5팀 이집트, 모로코, 튀니지, 나이지리아, 세네갈은 2승2무9패다. 아시아 대륙이 1승1무를 앞서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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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약진이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아시아 4개팀은 0승 3무 9패라는 부끄러운 성적에 그쳤다. 일각에서는 ‘아시아 대륙이 크고, 인구가 많다고 배려한거 아니냐’는 비아냥까지 했다. 그러나 아시아 대륙의 선전으로 이런 평가는 쑥 들어가게 됐다.

인상적인 것은 일본, 이란의 선전이다. 일본은 1승1무로 H조 1위다. 16강 진출이 유력한 상황. 이대로라면 세네갈과 함께 비 유럽-남미팀의 16강 진출을 이뤄낼 가능성이 높다.

또한 이란은 포르투갈-스페인이 속한 죽음의 B조에서 스페인과 포르투갈에 단 승점 1점이 뒤진 3위로 아쉽게 16강에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포르투갈을 상대로 1-1 동점 상황에서 후반 막판 압도적 공격을 퍼부으며 몰아붙이 모습은 정말 아시아팀이 맞나 싶을 정도의 저력이었다. 하마터면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이란 때문에 16강을 가지 못할뻔 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개막전 러시아를 상대로 0-5 패배의 아픔을 딛고 이집트를 상대로 2-1 승리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호주도 강호 덴마크를 상대로 비기며 승점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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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한국만 아시아팀 중 승점이 없다. 한국이 선전해줬더라면 아프리카팀과의 격차를 더 벌릴 수 있었다. 스웨덴, 멕시코를 상대로 승점을 따내지 못한 상황에서 독일을 이겨야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에 놓였다.

러시아 월드컵은 행여 한국과 일본이 16강에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2014 브라질 월드컵에 비해 확연히 발전한 아시아 축구의 위상을 뽐낸 대회로 남을 것이다. 그 속에 한국은 패만 더한 민폐나라가 될지, 당당하게 승점을 보탠 국가가 될지 27일 오후 11시 열리는 독일전을 통해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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