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스포츠한국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이재호 기자] 월드컵 대표팀에는 따로 멘탈 코치, 심리 코치가 없다.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그저 코치, 감독, 동료, 선후배의 말을 듣고 스스로 견뎌내야 한다. 하지만 전문가의 유무는 차이가 크다.

또한 대표팀 내에서 선수들은 자유롭게 인터넷을 할 수 있다. 경기가 끝나자마자 선수들은 기사를 확인하고 SNS를 통해 지인들에게 반응을 듣기도 한다.

물론 어린 아이도 아니고 모든걸 통제할 순 없다. 하지만 멘탈 코치와 같은 전문가가 있었다면, 그리고 선수들 스스로 인터넷을 자제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자신 있으면 보지 않고, 듣지 않고 경기에만 집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대표팀을 둘러싼 여론은 최악에 치닫고 있다. 믿었던 스웨덴전에서 무기력하게 패했고, 멕시코전은 최선을 다했지만 역부족이 역력했다. 특정 선수가 연속된 실수로 비난의 도마에 오르고 신태용 감독의 전술적 선택, 용병술에 대해서도 국민적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

너무나도 쉽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현대 환경에서 선수들은 경기 후 기사와 댓글, SNS 여론 등을 체크한다. 물론 몇몇 선수들은 스스로 이를 자제한다고 하지만 한 선수가 보면 또 다른 선수가 보고, 그걸 전달하고 하는 식으로 모두가 알게 된다. 오죽하면 스웨덴전 후 특정 선수를 비난하는 기사에 대해 ‘너무 심한거 아니냐’며 선수들이 대한축구협회 측에 항의를 했다고 할 정도. 즉 선수들은 다 보고 있다.

이렇게 여론 돌아가는 것을 다 보고 있는 선수들은 자연스레 매일 같이 반복되는 비난에 힘들어하고 정신적으로 무너지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직접적으로 도와줄 사람은 선후배, 코칭스태프가 전부다. 이런 상황을 관리해줄 멘탈 코치, 심리 코치는 대표팀에 없다.

한국과 맞붙었던 스웨덴의 경우 다니엘이라는 스포츠 카운슬러를 고용했다. 6년간 대표팀 멘탈 코칭을 했다. 야네 안데르손 스웨덴 감독은 “과거의 좋은 일을 떠올려 긍정적인 관계를 만들게 한다. 정신적 준비다. 스포츠 카운슬러는 우리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며 만족스러움을 표하기도 했다.

평창 올림픽에서 ‘팀킴’으로 전세계 유명인사가 됐던 김은정 컬링 스킵팀은 평창 올림픽 직전 자진해서 휴대폰을 반납했다. 숙소에 TV도 없었음에도 지루함보다는 행여 자신들을 향한 비난을 알고 싶지 않다는 이유였다. 그러다보니 컬링 대표팀은 마치 ‘트루먼쇼’같이 전세계가 자신들을 향해 환호하는데 자신들만 유명한 것을 모르는 아이러니에 빠지기도 했다.

멘탈 코치도 없는 상황에서 스스로 감당하기 힘들다면 인터넷을 보지 않는 것도 방법이다. 괜히 보고 힘들어하고 남탓하는 것보다는 보지 않는게 났다. 그정도 절제력 없이 월드컵을 향한 관심을 감당하려했다면 곤란하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