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이재호 기자] 경기가 종료되자 네이마르는 눈물을 흘렸다. 현장 기자들 역시 흥미롭다는 듯 네이마르를 지켜봤고 네이마르는 한참을 그라운드에서 운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눴다. 골도 넣고 승리를 하자 느꼈을 에이스로서의 안도감이 아니었을까.

브라질은 22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9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E조 2차전 코스타리카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터진 쿠티뉴의 결승골과 네이마르의 골로 2-0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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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전 스위스전에서 충격의 1-1 무승부를 기록했던 브라질이지만 이날 극적인 승리로 1승1무로 16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에 섰다. 브라질은 세르비아와 28일 경기를 가진다.

이날 네이마르는 다소 부진했다. 좋은 기회는 여럿 만들었지만 결정짓지 못했다. 후반 32분 결정적인 페널티킥을 얻어내는가 했지만 이마저 VAR로 취소가 됐다. 네이마르는 후반 35분 심판에게 짜증을 내 옐로카드까지 받으며 체면을 구겼다.

이때까지만 해도 브라질이 골을 넣기 힘들어보였기에 0-0으로 비긴다면 많은 비난의 화살은 네이마르에게 갈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후반 46분 쿠티뉴가 극적인 결승골을 만들어내며 브라질은 승리에 다가섰다. 그러자 네이마르는 후반 52분 골을 넣으며 자신을 기다려준 팬들에게 선물을 했다.

네이마르의 골 직후 경기는 곧바로 종료됐다. 그러자 네이마르는 중앙선 부근에서 곧바로 주저앉았다. 그라운드에 고개를 묻고 펑펑 울었다. 모든 스포츠 종목을 통틀어 최고 이적료의 사나이인 네이마르가 한 골을 넣었다고 운 것이다.

왜 그랬을까. 네이마르 입장에서 이해해보면 충분히 그럴만도 하다. 네이마르는 2월 25일 경기를 끝으로 부상으로 인해 2개월 반가량 회복에만 전념했다. 그러다 6월 3일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을 통해 돌아왔고 이후 서서히 몸상태를 끌어올리려 했지만 경기수도 부족했고 월드컵이라는 큰무대가 앞이라 좀처럼 예전같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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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월드컵 1차전에 들어가보니 네이마르는 예전같지 않게 부진했고 브라질 역시 네이마르의 부진 속에 스위스에 충격적인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네이마르는 코스타리카전만큼은 반드시 팀을 승리로 이끌어야했다. 하지만 훈련 중 발목 부상 소식이 들리며 결장까지 점쳐졌지만 네이마르는 이를 딛고 경기에 나섰고 끝내 팀이 힘겹게 승리하는동안 골까지 넣었다.

네이마르는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이 눈물은 기쁨, 극복, 상처에 의한 것이다. 그리고 결코 쉽지 않았던, 지금도 그러한, 내 인생에 대한 눈물이다”라고 밝혔다.

골도 넣고 승리했음에도 흘린 눈물은 그만큼 전세계인 주목하는 스타, ‘축구의 나라’ 브라질의 에이스로서 가지는 부담감과 무게가 절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에이스의 자리에 오르기란 힘들고 그 지위를 부여받고 나면 기대감과 부담감은 상당하다. 이 모든 것을 충족시켰을 때 따라오는 눈물은 그 무게감을 이긴 안도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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