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이재호 기자] 분명 한국대표팀의 공식 기자회견까지 포기하고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남아 브라질과 코스타리카의 경기를 관전하고자 했던 것은 네이마르의 존재 이유 때문이었다. 기자 뿐만 아니라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을 찾는 대부분의 브라질 팬들 등에는 네이마르가 있었고 브라질 만큼 많이 들린 구호는 네이마르였다.

세계적 스타 네이마르에 대해 큰 기대를 하고 왔지만 네이마르는 영 정상 컨디션이 아닌 것으로 보였다. 반면 왼쪽 풀백인 마르셀로는 공수를 마음껏 왔다갔다 하며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현장에서 지켜본 마르셀로는 왜 일각에서 ‘역대 최고의 왼쪽 풀백’이라고 칭송하는지 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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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은 22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9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E조 2차전 코스타리카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터진 쿠티뉴의 결승골과 네이마르의 골로 2-0 승리했다.

네이마르에 대한 기대감은 컸다. 가뜩이나 스위스전에서 1-1로 비기며 브라질과 네이마르는 반드시 코스타리카전 승리가 필요했다. 자연스레 공격진에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었고 스타급 선수들이 맹활약하고 있는 이번 월드컵에서 네이마르 역시 뭔가를 해줄거라는 기대감이 컸다.

그러나 이날 네이마르는 활발했지만 영 골이 들어가지 않았다. 다소 욕심도 과했고 100% 정상 컨디션과는 거리가 있어보였다. 다행히 후반 32분 결정적인 페널티킥을 얻어내는가 했지만 이마저 VAR로 취소가 됐다. 네이마르는 후반 35분 심판에게 짜증을내 옐로카드까지 받으며 체면을 구겼다. 다행히 후반 추가시간 종료 직전에 골을 넣었다.

반면 네이마르와 함께 왼쪽에서 짝을 맞춘 마르셀로는 왜 자신이 세계 최고, 아니 역대 최고인지를 증명해냈다. 마르셀로는 이날 전반부터 왼쪽에서 공수를 놀라울 정도로 오가며 굉장한 활동량을 보여줬다. 전반전은 네이마르와 마르셀로가 완벽하게 호흡을 맞춰 코스타리카 오른쪽을 박살냈다.

마르셀로는 코스타리카 오른쪽 공격을 철벽 봉쇄하는 것은 물론 무한으로 공수를 오가며 공격에서도 마음껏 슈팅하고 패스하고 크로스를 올렸다. 후반 역시 다를 바 없었다. 브라질이 더 공격 일변도로 나서며 마르셀로는 왼 측면에서 공격을 주도했다. 네이마르는 중앙으로 좁혀 들어가는 역할을 했고 마르셀로가 홀로 왼쪽을 모두 커버했지만 부족함이 없었다. 결국 마르셀로의 크로스부터 시작된 공격에서 브라질은 후반 추가시간 결승골까지 만들어냈다.

가히 네이마르 보러갔다 마르셀로의 위대함을 느낀 셈이다. 실제로 마르셀로는 소리없이 강하다. 클럽팀 레알 마드리드의 왼쪽 주전 풀백 자리를 입단 이후 그 누구에게도 뺏기지 않고 있고 레알마드리드의 챔피언스리그 3연패의 영광에 중심에서 활약 중이다. 마르셀로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절대적 존재감이며 이미 브라질 왼쪽 풀백 선배 호베르투 카를로스를 넘어섰다는 평가도 많다.

가히 마르셀로의 위대함을 느낀 코스타리카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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