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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이 상태로 가면 4년 전보다 더한 창피를 당할 수도 있다”

지난 1일이었다.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월드컵 출정식에서 1-3으로 완패한 직후,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은 그야말로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남은 시간이나마 더 분발하지 않으면, 4년 전 브라질 월드컵 당시보다 더 부진한 성적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그 골자였다.

브라질 대회 당시 한국은 1무2패의 성적에 그치며 조별리그 최하위로 탈락했다. 러시아와의 첫 경기에서는 1-1로 비겼으나, 알제리전 2-4 패배, 벨기에전 0-1 패배 등 초라한 성적에 그쳤다. 가뜩이나 여러 논란에 휩싸였던 홍명보호는 결국 귀국길에서 엿 사탕 세례를 받아야 했다.

4년 전을 떠올린 손흥민의 한 마디는 신태용호의 현주소를 고스란히 대변했다. 브라질 대회에서의 실패를 경험했던 그가 또 한 번의 실패를 걱정하고 있을 정도로 경기력도, 분위기도 좋지 못하다는 의미이기 때문. 손흥민은 “지금 준비해도 늦었다고 생각한다. 더 바쁘게 준비를 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애석하게도 손흥민의 우려는 현실이 되어가는 듯한 분위기다. 무거운 분위기 속에 사전 캠프지로 출국한 신태용호는 오스트리아에서 진행된 두 차례 평가전에서 1무1패에 그쳤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던 볼리비아를 상대로 0-0으로 비겼고, 세네갈과의 비공개 평가전에서도 0-2로 완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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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직전에도 바꾸지 못한 분위기는, 18일 스웨덴전 패배로까지 이어졌다. 일찌감치 스웨덴전 올인을 선언했던 신태용 감독의 승부수는 모두 무위로 돌아갔다. ‘통쾌한 반란’의 서막을 올려야 했을 경기, 신태용호는 단 한 개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하는 초라한 기록만을 남겼다.

더 큰 문제는 향후 일정이다. 앞서 독일을 꺾은 멕시코, 그리고 멕시코전 패배로 잔뜩 벼르고 있을 독일과 차례로 만난다. 객관적인 전력 차와 지난 1차전에서 드러난 경기력을 돌아보면 두 경기 모두 어려운 경기가 될 가능성이 자명하다. 스웨덴보다 멕시코가, 멕시코보다 독일이 더욱 부담스러운 상대다.

남은 2연전의 첫 경기, 23일 자정(한국시각) 열리는 멕시코전은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만약 멕시코전에서 반전의 불씨를 지필 수 있다면, 최악으로 치닫는 분위기를 조금이라도 바꿀 수 있다. 결과를 떠나 90분 내내 투지 있는 경기력을 선보인다면, 팬들의 비난이 아니라 박수를 이끌어낼 수 있다. 독일과의 최종전을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 준비할 힘도 얻는다.

반대로 멕시코전에서조차 무기력한 경기력에 그친다면, 신태용호를 향한 팬심은 더욱 더 들끓을 수밖에 없다. 28년 만의 월드컵 3전 전패라는 굴욕적인 역사에도 스스로 다가서게 된다. 멕시코전에서 모든 것을 쏟은 채 반전을 이루지 못할 경우, 손흥민의 우려대로 4년 전보다 더 큰 창피를 당하게 되는 셈이다.

▲2018 러시아 월드컵 한국팀 경기 일정

- 한국(피파랭킹 57위) vs 멕시코(15위)
- 23일 자정, 로스토프 아레나
- 역대전적 : 4승2무6패 한국 열세
- 중계 : KBS 2TV, MBC, SBS, POOQ(푹), 아프리카TV, 옥수수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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