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R 시행 여부 놓고 각 팀들 예민 반응
시행 최종 결정권은 오직 ‘주심만의’ 몫
‘특정팀 몰아주기’ 의혹 불거질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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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오심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로 러시아 월드컵에 도입된 비디오 판독 시스템(VAR·Video Assistant Referee)이 오히려 또 다른 논란들을 낳고 있는 모양새다.

승패를 좌우할 만한 결정적인 오심이 VAR에 의해 정정되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이제는 ‘VAR 시행 여부’를 놓고 경기장 안팎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는 한국과 스웨덴의 조별리그 F조 1차전이었다. 당시 경기에서는 VAR에 의한 판정 번복, 그리고 논란이 될 만한 장면에서 VAR을 시행하지 않는 장면이 모두 나왔다.

당시 한국은 후반 20분 VAR에 의해 페널티킥을 내줬다. 당초 주심은 김민우(상주상무)의 태클 직후 휘슬을 불지 않았으나, 20여 초 뒤에 경기를 중단시킨 뒤 VAR을 확인했다. 이후 최초 판정을 번복하고 김민우의 파울, 그리고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반면 경기 막판 페널티 박스 안에서 스웨덴 수비수의 팔에 공이 맞는 듯 했던 장면에서는 VAR이 시행되지 않았다. 한국 선수들은 거세게 항의했지만, 주심은 단호하게 최초 판정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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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결정적인 장면 직후 VAR 시행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이어지는 장면들이 많았다.

브라질의 경우 지난 스위스전 당시 실점 장면에서 상대가 파울을 범했는데도 VAR이 시행되지 않았고, 반대로 공격 상황에서 페널티킥이 선언되지 않은 장면 역시 VAR이 시행됐어야 한다고 FIFA에 거칠게 항의했다.

모로코 역시 포르투갈전에서 상대 수비수의 명백한 파울이 중계화면에 고스란히 잡혔는데도 정작 VAR이 시행되지 않으면서 페널티킥 기회를 놓쳤다. 당시 중계화면 역시 주심을 여러 차례 비춰주며 VAR을 시행하지 않은 것에 대한 메시지를 전했다.

이처럼 ‘시행 여부’ 자체가 논란이 되는 배경에는, VAR 시행을 최종 결정하는 권한이 오직 주심에게만 있기 때문이다.

주심은 ▶경기 중 결정적인 장면을 직접 보지 못했다고 판단하거나 ▶VAR 심판진의 권고를 스스로 받아들였을 때에만 VAR을 시행한다. 선수들이나 코칭스태프가 VAR을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

즉 VAR 심판이 아무리 권고를 하더라도, 주심이 자신의 최초 판정이 옳다고 확신하면 VAR은 시행되지 않는 것이다.

시행 여부 자체가 논란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VAR이 시행되지 않는다면, 판정 번복을 기대해볼 만한 팀 입장에서는 강한 불만을 품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논란들이 자칫 또 다른 의혹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는 점.

예컨대 VAR에 의한 판정 번복으로 수혜를 받거나 결정적인 오심 장면에서 VAR이 시행되지 않는 등 한 팀에게만 유리하게 적용된다면, ‘특정팀 몰아주기’ 등 또 다른 논란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VAR은 득점 상황이나 페널티킥, 퇴장 여부 등 승패에 결정적인 변수가 될 만한 상황에서만 시행되는 제도다. 각 팀들에게는 특히나 예민한 부분이어서, 시행 여부와 관련된 좀처럼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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