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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니즈니노브고로드(러시아)=이재호 기자] `국민 욕받이'였다. 언행 실수, 경기장에서 아쉬운 경기력이 지속되며 김영권은 ‘적폐’, ‘최악의 수비수’ 등 온갖 비난을 들었다.

하지만 스웨덴전에서 김영권이 보여준 모습은 모두가 극찬할 수밖에 없을 정도였다. 김영권의 뛰어난 수비가 아니었다면 한국은 여러 실점 상황이 더 나왔을 것이다.

김영권은 경기 후 ‘킹영권’, ‘갓영권’, ‘영 베르통권’ 등으로 극찬 받고 있다. 패한 경기였음에도 말이다. 김영권을 향한 여론의 반전을 보며 결국 선수의 활약상에 따라 언제든지 여론은 바뀔 수 있고 결국 잘하면 된다는 쉽지만 당연한 진리를 곱씹게 된다.

한국 월드컵 대표팀은 18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9시 러시아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첫 경기 스웨덴전에서 후반 20분 PK골을 허용하며 0-1로 패했다. 최악의 결과다.

한국은 전반 27분만에 박주호가 부상으로 교체아웃되고 김민우가 투입됐다. 김민우는 후반 20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반칙을 범했고 VAR판독 끝에 페널티킥을 내줬다.

상대 주장 그랑크비스트가 득점했고 한국은 이후 별다른 반격도 해보지 못하고 패했다. 유효슈팅 하나 때려보지 못하고 끝난 참패였다.

실점을 하면서 패했으면 당연히 수비수에 대한 아쉬움의 성토가 있을만하다. 특히 김영권이 선발로 나왔다면 더 그렇다.

김영권이 누구인가. `국민 욕받이' 아니었나. 지난해 9월 이란전 이후 ‘관중이 많아 의사소통이 안 된다’는 실언부터 ‘중국에서 오래 뛰면 실력도 중국수준이 된다’는 중국화 논란의 당사자, 잦은 실수와 좋지 않은 경기력의 아쉬움으로 늘 비난받던 선수였다.

하지만 경기 후 도리어 김영권을 향한 찬사가 줄 잇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킹영권’, ‘갓영권’, ‘영 베르통권’이라는 진심과 농담이 섞인 별명까지 나오고 있다.

그럴 만도 했던 것이 김영권은 전반전 결정적 수비를 여러차례 해내며 한국을 구해냈다. 김영권은 몸을 날렸고 행여 페널티킥이 될 뻔도 했던 태클을 완벽하게 성공해냈다. 그동안 불신 받았던 시선을 한 번에 날릴 뛰어난 경기력이었다.

전반 28분 포르스베리의 슈팅을 몸을 날려 먹은 것에 대해 김영권은 경기 후 "골을 먹지 말아야 한다. 이걸 막지 못하면 정말 죽어야겠다는 심정으로 임했다”고 밝혔다. 비장함이 남달랐다.

결국 한 경기만에 김영권을 향한 시선은 모두 달라졌다. 국민 욕받이에서 킹영권이 됐다. 결국 경기력이 뛰어나니까 패했음에도 극찬이 쏟아진다. 선수가 결국 경기만 잘하면 얼마나 칭찬받을 수 있는지 극명한 차이를 보여준 것이 김영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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