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욱(전북현대)은 18일(이하 한국시각) 스웨덴전 선발 라인업이 공개된 직후부터 화제의 중심에 섰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황희찬(잘츠부르크)이 공격진의 중심이 되고, 김신욱은 조커로 기용될 것이라는 예상을 벗어난 까닭이다.
특히 적어도 스웨덴전만큼은 김신욱의 활용가치가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던 상황이었다. 197cm의 장신이긴 하나, 측면 수비수들조차 180cm 중반대일 정도로 스웨덴 수비진의 신장 역시 컸기 때문.
더구나 그동안 김신욱의 높이는 아시아팀이나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한 팀을 상대로만 효과를 발휘해왔다. 반면 유럽팀과의 평가전에서 그의 경쟁력이 힘을 발휘한 적은 거의 없었다. 그가 선발로 나섰다는 소식에 고개를 갸웃하는 의견이 많았던 이유였다.
경기 초반만큼은 나쁘지 않았다. 최전방에 서서 의외로 상대 수비진을 흔들었다. 초반 10여 분 동안 한국이 강력한 압박을 앞세워 상대를 몰아붙이는 동안, 김신욱 역시 최전방에서 나름의 존재감을 보였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전반 중반이 채 되기도 전, 김신욱 카드는 그 효과가 미미해지기 시작했다.애당초 김신욱의 높이는 상대 수비진에 큰 위협이 될 수 없었다.
당장 이날 스웨덴의 수비진 중앙에 포진한 안드레아스 그란크비스트(크라스노다르)나 폰투스 얀손(리즈 유나이티드)의 신장은 각각 192cm와 194cm로, 김신욱과 큰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유럽 특유의 파워를 갖췄다. 공중볼 경합에서 김신욱이 이들보다 우위를 점하기 힘들었다.
그의 높이를 활용할 수 있는 양질의 크로스조차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박주호(울산현대)나 이용(전북현대) 김민우(상주상무) 등 측면 수비수들이 여러 차례 크로스를 올렸지만, 정확도가 워낙 떨어졌다. 김신욱 입장에서는 수비수들 사이에서 기회를 만들고 싶어도 만들지 못하는 상황이 여러 차례 나왔다. 김신욱의 존재감이 점점 미미해진 이유였다.
설상가상 팀 전반적인 경기력마저 급격히 떨어지면서 고립되기 일쑤였다.
이날 경기 초반 70%에 육박했던 한국의 볼 점유율은 50%, 40%대로 뚝뚝 떨어졌다. 최전방에 선 김신욱은 홀로 무언가를 보여줄 수 없었다. 하프라인 아래로 내려와 수비에 가담하며 힘을 보태려 했으나, 부지런한 전방 압박 등과는 거리가 먼 스타일이어서 큰 도움이 되지는 못했다.
상대의 약점이자, 신태용호의 무기였던 역습 상황에서는 독이 됐다.
손흥민이 측면을 돌파하며 빠르게 역습을 전개하는 사이, 문전으로 침투해야 했을 김신욱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이승우(헬라스 베로나)나 문선민(인천유나이티드) 등 스웨덴 수비진의 느린 스피드를 역이용할 만한 공격자원의 부재가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앞선 상황들 모두, 예상 가능한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 김신욱 또는 신태용호의 약점이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신태용 감독이 던진 승부수는, ‘예상대로’ 실패로 돌아갔다. 66분 간 그가 공을 만진 횟수는 단 13차례. 교체로 투입된 이승우(15회)보다도 더 적었다. 슈팅수는 제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