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니즈니노브고로드(러시아)=이재호 기자] 한국과 스웨덴의 경기가 열릴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의 분위기는 어떠할까? 물리적으로 거리가 훨씬 가까운 스웨덴의 노란물결이 경기장을 가득 메울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원정경기의 입장으로 치를 한국은 자연스럽게 이겨야할 ‘악당’의 입장에서 스웨덴을 상대하는 부담감을 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월드컵 대표팀은 18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9시 러시아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첫 경기 스웨덴과의 경기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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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비해 스웨덴이 러시아가 훨씬 가깝다. 자연스레 스웨덴 팬들도 무려 12년만에 밟은 월드컵 무대이기에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을 많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약 4만 5000여명이 수용가능한 이 경기장에서 일각에서는 스웨덴 관중이 2만여명 가까이 올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반면 한국은 아무래도 한국 내에서 월드컵 인기가 예전 같지 못하고 러시아 서부와는 굉장히 거리가 멀기 때문에 월드컵을 보러온 사람이 적을 수밖에 없다. 니즈니 노브고로드가 모스크바, 상트페레트부르크처럼 큰 도시는 아니기에 한인들 역시 많지 않다. 한국 응원단은 많아야 2~3천여명으로 예상된다. 관중수에서 10배 차이가 날 수도 있다.

결국 한국대표팀은 경기장에서 붉은 물결보다는 압도적인 노란 물결 속에서 경기를 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김병지 스포츠한국 칼럼니스트는 “1998 프랑스 월드컵에서 네덜란드전을 잊지 못한다. 경기장에 입장했는데 프랑스와 네덜란드가 가까워서인지 오렌지 물결이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최대한 즐기려 했지만 많은 선수들이 긴장하다보니 결과도 좋지 못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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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원정경기 입장에서 스웨덴을 상대해야하는 한국은 결국 상대적 악당의 역할을 맡을 수밖에 없다. 한국이 공을 잡거나 공격을 하면 야유가 나올 것이며 실수를 하면 박수가 나올 것이다. 이미 3월 유럽 원정 A매치를 통해 이런 경험을 하긴 했지만 가뜩이나 월드컵이라는 중압감 속에 놓인 상황에서 원정경기 같은 분위기까지 극복해야하는 선수들이다.

기성용은 경기전날 기자회견에서 "관중이 많이 오는 건 상당히 좋다고 생각한다. 월드컵이니까 관중이 많이 차서 선수들에게도 월드컵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스웨덴 관중이든 한국 관중이든 누가 많든 중요하지 않다. 선수들이 어느 정도 다 경험이 있다. 내일은 최대한 많은 관중이 와서 선수들도 이 경기를 최대한 월드컵 분위기가 나는 상태에서 했으면 좋겠다"며 당당함을 내보였다.

또한 큰 대회를 앞둔 심리적 부담감에 대해 "경험을 보면 한국이 스웨덴보다 위에 있다고 생각한다. 스웨덴이 월드컵 참가해 본 선수 몇 명이나 되는지 모르지만 한국에는 많다. 경험적 부분에서 크게 문제없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은 그에 대한 대비를 끝냈다. 이제 경기장 안에서 보여 주는 게 우리가 할 일이다"고 말했다.

역경을 뒤집으면 경력이 된다. 모든 것이 불리하지만 한국 대표팀은 늦은 밤 응원할 국민들의 위해 최선을 다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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