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축구협회 루이스 루비알레스 회장은 13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대표팀 훈련 캠프가 있는 러시아 크라스노다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훌렌 로페테기 감독을 경질한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전했다. 후임 감독으로는 이에로 감독을 선택했다.
로페테기 전 대표팀 감독은 러시아 월드컵이 끝난 이후 지네딘 지단 감독의 후임으로 레알 마드리드의 지휘봉을 잡기로 구단과 합의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13일 이러한 사실을 공표했다.
이 소식에 스페인축구협회는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로페테기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와 계약했다는 사실을 공식 발표 5분전에야 알았다”면서 더 이상 로페테기 감독을 신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월드컵 개막 이틀을 남긴 상황에서 2016년 7월부터 스페인 대표팀을 맡아온 로페테기 감독을 경질하는 결정을 내렸다.
새롭게 스페인 대표팀을 이끌게 된 이에로 감독은 스페인 대표팀에서 A매치 89경기에 나섰고 레알 마드리드에서 정규리그 경기만 439경기를 소화한 전설적인 수비수다.
이에로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스페인축구협회의 제안을 거절할 수 없었다. 만약 거절했다면 스스로 용서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월드컵 우승을 위해 용기를 내서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우리 선수들은 지난 2년 동안 월드컵을 위해 준비했다. 그들을 실망시킬 수는 없었다. 아름답고 흥미로운 도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로운 감독이 부임했지만 전술과 전략은 크게 변하지 않을 전망이다. 물리적으로 변화를 줄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에로 감독은 “포르투갈과의 첫 경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2년간 대표팀이 해온 방식을 이제와서 바꿀 수는 없다”며 “핵심은 일관성을 가지고 변화를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갑작스런 감독 교체에 대해서는 “그동안 팀 훈련 과정에 관해 모두 설명을 들었다. 과거에만 연연하면 월드컵 무대에서 실수가 나온다. 감독 교체에도 안정을 찾고 미래만 생각해야 한다”고 답했다.
스페인은 포르투갈, 모로코, 이란과 함께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B조에 편성됐다. 스페인은 16일 오전 3시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