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신태용 감독은 기적을 꿈꾸는 것일까. 최근 3경기 1무2패, 그나마 월드컵에 나가는 팀은 세네갈 밖에 없던 평가전에서 졸전과 최악의 결과만 가져온 신태용 감독은 단숨에 스웨덴전에서 반전이 가능하다고 믿는 것일까.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이미 ‘좋지 않은 과정 속에 좋은 결과는 없다’는 것을 학습한 국민들에게 스웨덴전 필승을 다짐하는 것은 크게 와닿지 않을 수밖에 없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월드컵대표팀(피파랭킹 57위)은 11일 오후 10시30분(이하 한국시각) 오스트리아 그뢰디히 다스골트베르크 슈타디온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세네갈(피파랭킹 27위)에 0-2로 졌다.

이번 평가전은 관중은 물론 취재진에게까지도 전면 비공개로 치러진 가운데, 한국은 후반 10분 바두 은디아예(스토크 시티)와 42분 무사 코나테(아미앵)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완패했다.

물론 평가전이다. 신태용 감독은 비공개 평가전임에도 정보 노출을 고려해 모든 것을 보여주지 않았다고 했다. 세네갈은 강팀이다. 4번의 평가전 상대 중 유일하게 월드컵에 진출하는 팀이다.

그럼에도 또 패배, 그것도 한골도 넣지 못했다는 점은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이날 평가전에서 세네갈이 너무 과격해 2명이 퇴장당해도 모자랐다는 점, 오른쪽 주전 풀백 이용이 부상을 당했다는 점, 박주호, 황희찬이 관리 차원에서 나오지 못했다는 점 등을 고려해도 실망스럽다. 핑계없는 무덤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신태용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스웨덴전 필승을 꿈꾼다”며 이제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 대해 언급했다.

대표팀은 최근 3경기 1무2패, 그것도 월드컵에 나가지 않는 보스니아전 패배, 볼리비아전 무승부를 포함해 최악의 흐름에 놓여있다. 볼리비아는 1.5군과 2군 경계에 있는 선수와 감독이 클럽팀 경기로 인해 동생 감독이 나오는 등 문제가 많았음에도 이기지 못했다. 볼리비아전 만큼은 한국이 이기며 자신감을 끌어올리며 월드컵을 맞는 것이 시나리오였겠지만 이런 일은 일어나지 못했다.

물론 감독으로서는 스웨덴전 필승을 말해야한다. 하지만 이것이 국민들에게 와닿지 않는 것이 문제다. 최근 3경기에서 졸전을 펼치며 결과도 좋지 못한 상황에서 갑자기 스웨덴전에서 잘할 수 있을까? 이미 4년전 브라질 월드컵에서 이런 기적이 생기기란 힘들다는 것을 대표팀은 보여준 바 있다.

당시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월드컵 대표팀은 박주영 논란, 엔트으리 논란 속에 국내 최종 평가전 튀니지전 0-1 패배, 미국 전지훈련 가나와의 평가전 0-4 패배를 당하고 월드컵에 나간 바 있다. 조별리그 1차전 러시아전 1-1 무승부로 기적이 일어나나 했지만 이후 알제리전 2-4 패배, 벨기에전 패배 등으로 근래 들어 최악의 월드컵으로 마무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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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홍명보와 신태용은 다르고 월드컵에 나가는 선수들도 다르다. 하지만 국민들이 보기엔 같은 대표팀이다. 그 대표팀이 4년전에도 좋지 않은 논란과 월드컵전 평가전을 보낸 후 월드컵에서 이미 실패한 것을 목도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만큼은 다를거야’라고 생각하는 것보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겠지’라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일 수밖에 없다.

4년전 학습효과로 인해 신태용 감독이 외치는 “스웨덴전 필승”이 국민들에게 와닿지 않는다. 국민들의 잘못일까. 대표팀의 잘못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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