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2015년 7월 득점 이후 무려 3년만에 골을 넣었다. 그동안 부상으로 2년가까이 재활과 복귀를 반복했던 ‘2012 런던 올림픽 멤버’ 김현성이 감격적인 3년만의 골을 넣고 가장 먼저 떠올린 얼굴은 바로 故 조진호 감독이었다.

부산 아이파크는 10일 오후 7시 경기도 성남시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8 K리그2 16라운드 성남 원정에서 후반 37분 터진 김현성의 결승 중거리포로 1-0으로 승리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김현성은 2017년 4월 이후 부상으로 지난 5월 복귀한 이후 시즌 첫 골을 넣었다. 김현성의 마지막 골은 2015년 7월으로 무려 3년만에 K리그 복귀골이었다. 4경기 연속 무승부에 그쳤던 부산에 소중한 1승을 안기며 월드컵 휴식기를 안겼다.

11경기 연속 무패를 달리기도 하며 잘나가던 성남은 이날 경기에서 비기기라도 했다면 K리그2 1위로 월드컵 휴식기를 마칠 수 있었지만 패하며 2위로 월드컵 휴식기 20일을 보내게 됐다.

김현성의 골은 극적인 순간에 터졌다. 성남이 홈무패를 이어가기 위해 맹공을 퍼부으며 부산이 열세 속에 버티기에 전념하던 후반 37분 성남의 중앙 수비수 연제운이 백패스에 쉬운 볼트래핑에 실수를 범하며 흐른 공을 부산 공격수 김현성이 과감한 왼발 중거리슈팅을 때렸다. 이 공은 성남 수비의 발을 맞고 굴절됐고 그대로 성남 골문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김현성은 서울 소속이던 2015년 7월 득점 이후 무려 3년여만에 득점했다. 그 사이 김현성은 부산으로 적을 옮겼고 부산으로 2016년 3경기, 2017년 4경기, 2018년 이날 경기까지 5경기에 출전할 정도로 좋지 못했다. 이유는 부상. 김현성은 발목, 종아리, 무릎 등 다리 전 부위가 문제였다. 무릎으로 10개월, 최근에는 13개월동안 발목 수술과 재활로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 멤버였던 유망주 김현성은 잊혀지나 했다. 하지만 김현성은 감격의 부산에서 3시즌만에 첫 골을 넣었고 경기 후 그에게 골을 넣고 가장 생각났던 사람은 누구인지를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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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하는동안 감사했던 분들이 생각났어요. ‘드디어 들어갔구나’하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얼굴은 돌아가신 조진호 감독님이었습니다.”

생각지 못한 이름이 나왔다. 급작스럽게 지난해 세상을 떠난 조진호 감독에 대해 김현성은 “팀이 많이 힘들 때 큰 도움이 되지 못했었다. 지난해 4월까지 뛰다가 발목 수술을 했는데 조진호 감독님께서는 직접 찾아오셔서 ‘괜찮다. 기다려주겠다’고 말씀해주셨다. 그 덕분에 정말 포기하고 싶었는데 재활에만 전념했다”며 가슴 아픈 그 이름을 불렀다.

김현성은 “올해로 프로 10년차인데 축구를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다. 부상으로 회복할 때 마음이 완전히 무너지기도 했다. 하지만 조진호 감독님처럼 주위에서 믿어주신 분이 있었기에 이렇게 골을 넣을 수 있었다”며 3년만에 감격의 데뷔골 순간에 조진호 감독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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