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이승우(헬라스 베로나) 그리고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이 온두라스전 출격을 준비 중이다. 나란히 선발로 나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교체로라도 그라운드를 밟을 가능성은 높은 선수들이다.

그리고 이들에게 온두라스전은 서로 다른 의미를 갖는다. 우선 손흥민은 최근 흐름을 끊고, 자신감을 되찾을 기회다.

그는 2017~2018시즌 막판 침묵이 길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9경기, 그리고 FA컵 2경기에서 상대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북아일랜드·폴란드와의 A매치에서도 마찬가지. 최근 그는 공식전 12경기 연속 무득점이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온두라스전은 앞선 찝찝한 흐름을 끊어낼 기회다. 온두라스의 이번 명단은 사실상 2진급에 가깝다. 호주와의 월드컵 대륙간 플레이오프에 나섰던 선수들 중 14명이 빠졌다. 온두라스 자국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한 수 아래인 온두라스 수비진이라면 손흥민의 ‘한 방’ 이상을 충분히 기대해볼 만하다. 손흥민의 이번 경기 목표이기도 하다.

그리고 또 하나. 손흥민에게 온두라스전은 ‘설욕’의 대상이다. 2년 전 리우 올림픽 8강전 당시 한국은 온두라스에 0-1로 패배해 4강에 진출하지 못했다. 당시 한국의 핵심이었던 손흥민도 경기 후 펑펑 눈물을 쏟았다. 결국 손흥민에게 온두라스전은 최근 흐름을 끊어냄과 동시에 2년 전의 아픔을 대갚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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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에게는 온두라스전이 생애 첫 A매치 데뷔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월드컵 1차명단(28명)에 깜짝 승선한 그는 이번 경기를 통해 실전에서의 경쟁력을 검증받는다.

선발 출전의 기회가 될지, 조커로 나설지는 미지수다. 다만 반드시 시험대에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적잖은 출전시간을 부여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종엔트리(23명) 진입 가능성도 이 경기를 통해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온두라스 수비진을 상대로 번뜩이는 움직임을 선보이고, 또 제한적인 훈련 시간 속에서도 동료들과의 호흡이 잘 맞는다면 청신호를 밝힐 수 있다. 공격수들의 잇따른 부상으로 비집고 들어갈 틈도 생겼다. 이승우에게 온두라스전은 천금같은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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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수 김영권에게 온두라스전은 앞선 둘과는 사뭇 다른 의미를 갖는다. 한때 대표팀 주축 수비수였던 그는 최근 신태용 감독으로부터 외면을 받아왔다.

특히 지난 1월에는 “기대하는 것 이상을 보여줘야 감독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는 신 감독의 경고성 발언 직후 몰도바전에 선발 출전했지만, 하프타임에 교체된 뒤 줄곧 외면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김영권이 신 감독의 눈 밖에 난 것 아니냐는 추측도 잇따랐다.

다만 김민재의 부상과 홍정호(이상 전북현대)의 경기력 저하 등이 맞물려 월드컵 1차명단에 가까스로 이름을 올렸다. 다만 실력에 의한 대표팀 승선보다는, 중앙 수비 자원만 6명이나 뽑는 등 수비 전술의 폭을 넓히기 위한 과정에서 다시 한 번 기회를 받은 측면이 더 크다.

만약 온두라스전에서 ‘전과 다른’ 안정감을 보여준다면, 그는 다시금 최종엔트리 진입을 위한 경쟁선에 설 수 있다. 다만 앞서 그랬듯 수비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노출할 경우 신 감독의 구상에서는 완전히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 벼랑 끝에 내몰린 채 치르는 경기인 셈이다.

한편 온두라스의 피파랭킹은 한국보다 두 계단 높은 59위다. 역대전적에서는 한국이 2전 전승으로 우위다. 한국과 온두라스전은 KBS2TV를 통해 생중계된다.

▲월드컵대표팀 평가전

- 한국(피파랭킹 61위) vs 온두라스(59위)
- 28일 오후 8시, 대구스타디움
- 역대전적 : 2전 2승 한국 우세
- 중계 : KBS2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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