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한국 인천=김명석 기자] 인천유나이티드가 극적으로 연패를 끊어냈다. 균형을 맞추기 위한 ‘절실함’이 후반 추가시간 막판, 짜릿한 동점골로 이어졌다.

박성철 감독대행이 이끈 인천은 20일 오후 2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 14라운드 홈경기에서 울산현대와 1-1로 비겼다. 0-1로 뒤지던 가운데 후반 막판 파상공세를 펼쳤고, 임은수의 극적인 골이 터지면서 선수들과 팬들 모두 ‘포효’했다.

올 시즌 유독 후반 막판 골을 내주며 허망하게 무너졌던 인천이지만, 이번에는 그 짜릿함을 온몸으로 느꼈다. 나란히 승점 1점씩을 나눠 가졌으나, 인천에게는 승리나 다름없는 결과였다. 이는 고스란히 울산에게는 절망적인 결과 그 자체이기도 했다.

▶사령탑 출사표

- 박성철 인천유나이티드 감독대행 : “11경기째 무승이다. 축구는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한다. 에너지 넘치는 선수들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상주전에서는 전반에만 3실점을 했다. 공격수, 미드필더까지 모두가 수비에 가담하라고 당부했다. 문선민은 본인의 출전 의지가 강하다. 팀 내 비중도 높다.”

- 김도훈 울산현대 감독 : “박주호는 여러 이유로 제외했다. 지난 수원삼성(ACL)전에서는 절실함을 강조했는데 잘 안됐다. 분위기 전환을 빨리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경기를 통해서 분위기를 반전 시키겠다.”

인천유나이티드-울산현대 선발라인업
▶양 팀 선발라인업

인천은 무고사를 필두로 문선민과 아길라르 김진야가 2선에 포진하는 4-2-3-1 전형을 가동했다. 최범경과 임은수가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고, 김용환과 이윤표 김정호 최종환이 수비라인을, 이진형이 골문을 각각 지켰다. 유스 출신이자 신인 최범경은 프로 데뷔전.

울산은 4-1-4-1 전형으로 맞섰다. 토요다가 최전방에 나섰고 오르샤와 한승규 박용우 김인성이 2선에 포진했다. 정재용이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았고, 이명재 강민수 리차드 김창수가 포백라인에 섰다. 골키퍼는 김용대. 월드컵 소집을 하루 앞둔 박주호는 휴식 차 명단에서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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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전 : 팽팽하게 이어진 0의 균형

두 팀 모두 신중하게 경기를 풀었다. 인천과 울산 모두 안정적으로 경기를 치르다 서로의 빈틈을 파고들었다. 이 과정에서 좀처럼 결정적인 기회는 나오지 않았다. 전반 중반까지 유효슈팅 없이 팽팽한 양상으로 경기가 이어졌다.

전반 23분 울산이 먼저 기회를 잡았다. 오르샤의 슈팅이 인천의 골문을 위협했다. 이에 질세라 인천도 반격에 나섰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찬 임은수의 슈팅이 크로스바에 맞으면서 행운의 골을 놓쳤다. 수비 뒷공간을 파고든 김진야는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기회를 놓쳤다.

이후에도 서로의 골문을 노린 양 팀의 공방전이 이어졌다. 한승규의 슈팅은 이진형의 선방에 막혔고, 무고사의 슈팅은 골대 옆을 살짝 벗어났다. 결국 두 팀의 전반전은 득점없이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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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전 : 인천의 투지, 후반 추가시간 ‘결실’

균형을 깨트리기 위한 두 팀의 노력은 후반에도 이어졌다. 그러나 양 팀 모두 거듭 아쉬움을 삼키는 장면만 이어졌다. 울산의 공격은 번번이 오프사이드에 걸렸고, 인천의 공격 역시 결실을 맺지 못했다.

두 팀 모두 교체카드를 통해 승부수를 던졌다. 울산은 토요다 대신 김민규를 투입해 변화를 줬다. 인천 역시 김진야 대신 쿠비 카드로 맞섰다.

팽팽하던 균형은 후반 29분에야 깨졌다. 아크 왼쪽에서 쿠비의 파울로 얻어낸 프리킥을 오르샤가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강력했던 프리킥은 그대로 인천 골망을 세차게 흔들었다.

궁지에 몰린 인천은 최범경 대신 이정빈을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후반 37분에는 수비 뒷공간을 파고든 무고사의 슈팅이 골키퍼 손끝에 걸렸다. 인천은 3분 뒤 문선민 대신 송시우를 투입하며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후반 막판 인천이 거센 공세를 펼쳤다. 다만 결정적인 기회들이 번번이 무산됐다. 이정빈의 슈팅은 골대에 맞았고, 문전에서 찬 쿠비의 슈팅은 골대를 벗어났다.

균형을 맞추려는 인천의 필사적인 노력은 결국 후반 추가시간마저 모두 끝난 시점에 결실을 맺었다. 코너킥 이후 문전 혼전 상황에서 임은수의 슈팅이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결국 두 팀의 경기는 1-1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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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종료 : 인천, 3연패 탈출…울산 10연속 무패

극적인 무승부로 두 팀은 승점을 1점씩 나눠가졌다. 인천은 12경기 연속 무승(5무7패)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나, 최근 3연패 사슬을 끊는데는 성공했다. 순위는 11위(승점8점·1승5무8패) 유지. 울산은 리그 10경기 연속 무패(5승5무).

▶극장골에 울기만 하던 인천, 마침내 느껴본 짜릿함

최근 5경기 연속 인천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을 찾은 인천 팬들은 ‘극장골’에 늘 눈물을 흘렸다. 지난 전남드래곤즈전(2-2무)을 시작으로 상주상무(0-1패) 수원삼성(2-3패) 경남FC(2-3패) 제주유나이티드(1-2패)전에서 잇따라 승리를 놓쳤다. 후반 막판에 내준 실점이 치명타가 됐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달랐다. 0-1로 뒤지던 후반 막판 공격, 또 공격을 외치며 상대를 몰아쳤다. 결국 후반 추가시간이 모두 흐른 시점에 가까스로 균형을 맞췄다. 늘 극장골에 눈물을 흘렸던 인천은 이날만큼은 ‘극장골’에 의한 대반전 드라마를 즐겼다. 비록 승리하진 못했지만, 마치 승리한 것처럼 기뻐했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다.

▶경기 후 기자회견

- 박성철 인천 감독대행 : “울산이 주중 ACL을 병행하면서 지친 것 같았다. 그런 부분을 준비했고, 선수들 구성을 에너지가 넘치는 선수들로 구성했다. 하고 싶은 것은 다 했다고 생각한다. 찬스에서 골을 넣지 못한 부분이 아쉽다. 상대에게 기회다운 기회는 안 줬다고 생각한다. 오늘 공-수 밸런스도 좋았고, 하고자 하는 의지도 보였다. 좋은 경기를 했다.”

- 김도훈 울산 감독 : “지난 ACL 8강 탈락 이후 분위기가 많이 다운되어 있었다. 오늘 분위기 전환을 하고 싶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에게 수고했다는 말 전하고 싶다. 경기 전 ‘인천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팀’이라고 선수들에게 이야기해줬다. 인천이 마지막까지 골 넣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기 때문에 실점을 내줬다. 아쉬운 부분은 있지만, 그래도 휴식기 때 다음을 잘 준비하겠다. 나아갈 길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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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정보

- 인천 : 이진형(GK) - 김용환 이윤표 김정호 최종환 - 최범경(후36‘ 이정빈) 임은수 - 문선민(후40‘ 송시우) 아길라르 김진야(후25‘ 쿠비) - 무고사

- 울산 : 김용대(GK) - 이명재 강민수 리차드 김창수 - 정재용(후32‘ 임종은) - 오르샤 한승규 박용우(후15‘ 이영재) 김인성 - 토요다(후23‘ 김민규)

- 득점 : 오르샤 4호(후30분·울산) 임은수 1호(후49분·인천)

*스한 리뷰 : 스포츠한국 기자들이 현장에서 전하는 종합기사. 여러 기사 볼 필요 없이 이 기사 하나면 날카로운 경기분석부터 현장의 코멘트까지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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