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사자 군단’ 잉글랜드가 2018 러시아 월드컵에 나설 23명의 대표팀 최종 명단을 발표했다. 잉글랜드 축구협회는 16일 홈페이지를 통해 해리 케인과 델레 알리, 제이미 바디, 마커스 래쉬포드 등 러시아 정벌에 나설 23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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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는 유독 월드컵과 인연이 없었다. ‘축구 종가’이자 ‘스타’들이 즐비한 팀답게 매 대회 우승 후보로 손꼽혔지만,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우승 경험은 1966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 딱 한 차례다. 1990 이탈리아 월드컵 4위는 우승 이후 최고 성적으로 남아있다.

가장 최근이었던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코스타리카, 우루과이, 이탈리아와 한 조에 속해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1승도 거두지 못한 최악의 성적(1무 2패)은 종가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을 벼르는 이유다. 조별리그(벨기에-파나마-튀니지) 통과는 물론 우승까지 노린다. 그 중심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넘어 세계 최정상급 골게터로 성장한 케인이 있다.

케인은 자타가 공인하는 스트라이커다. 2014~2015시즌 21골을 몰아치며 정상급 선수로 도약을 알리더니, 2015~2016시즌 25골을 터뜨리며 생애 첫 EPL 득점왕을 차지했다. 지난 시즌에는 리그 30경기(선발 29)에서 무려 29골을 터뜨리며 2시즌 연속 EPL 득점왕에 올랐다.

올 시즌에는 부상으로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지만 37경기(선발 35)에 나서 30골을 터뜨렸다. 32골을 터뜨린 모하메드 살라에 밀려 3시즌 연속 EPL 득점왕 등극에는 실패했지만, ‘골 넣는 기계’란 찬사가 아깝지 않을 만큼 자신의 몫을 톡톡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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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이 더욱 무서운 이유는 ‘결정력’만 갖춘 스트라이커가 아니라는 데 있다. 케인은 188cm의 장신이지만 유연하다. 수비 압박을 이겨낼 힘은 기본이고, 침투해 들어가는 2선 공격진을 활용하는 데 능하다. 중앙에만 머물지 않고 측면을 끊임없이 오갈 체력과 스피드도 갖췄다. 케인은 수비수 입장에서 골머리를 앓을 수밖에 없는 다재다능한 공격수다.

잉글랜드가 부활을 확신하는 결정적인 이유다. 케인은 ‘삼사자 군단’ 유니폼을 입고 치른 2018 러시아 월드컵 유럽지역 예선에서도 제 몫을 톡톡히 했다. 소속팀에서 만큼의 파괴력을 보여준 것은 아니지만, 5골을 터뜨리며 잉글랜드의 러시아행에 앞장섰다. 케인이 터뜨린 5골은 팀 내 최다골이었다.

소속팀에서도 한솥밥을 먹는 선수가 무려 다섯이나 포함됐다는 사실도 케인의 월드컵 맹활약을 기대케 한다. 2선과 전방을 오가는 알리와 호흡은 말할 것도 없고, 에릭 다이어, 대니 로즈, 키런 트리피어와 호흡도 기대된다. 지난 시즌까지 한솥밥을 먹었던 카일 워커와 호흡도 흠잡을 데가 없다.

잉글랜드의 부활은 케인 손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케인이 리그에서 보여준 만큼의 파괴력을 뽐낸다면 어떤 팀과 맞붙어도 해볼 만하다. 세계 최정상급 골게터로 성장한 케인이 월드컵에만 나서면 고개를 숙이던 잉글랜드의 역사를 뒤바꿀 수 있을까.

스포츠한국 이근승 객원기자lkssky0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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