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지난 16일,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을 이끄는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도전에 나설 23명의 최종 명단을 발표했다. 해리 케인과 델레 알리, 카일 워커, 라힘 스털링 등 핵심 선수들이 모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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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2010 남아공 월드컵과 2014 브라질 월드컵 등 지난 8년간 잉글랜드 골문을 지킨 조 하트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조 하트는 A매치 경험만 75회에 빛나는 잉글랜드 대표 골키퍼다. 그는 지난 2006년 19세의 어린 나이에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 유니폼을 입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데뷔했을 정도로 재능이 대단했다. 2007년에는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의 두터운 신뢰 아래 맨시티 주전 골키퍼 자리까지 차지했다.

거칠 것이 없었다. 2008년 6월에는 잉글랜드 대표팀 데뷔전을 치렀고, 2009~2010시즌 버밍엄 시티 임대 후에는 팀 올해의 선수에 선정되는 등 전성기를 내달렸다. 맨시티로 돌아온 2010~2011시즌에는 38경기 33실점, 18번의 클린시트를 기록하며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2011~2012시즌에는 맨시티가 무려 40년 만에 EPL 우승을 차지하는 데 앞장섰다.

잉글랜드를 넘어 유럽 최고의 골키퍼로 명성을 날리던 조 하트는 2012~2013시즌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2012~2013시즌 EPL 38경기 34실점, 18경기 클린시트를 기록하며 제 몫을 한 듯 보이지만 잔 실수가 많아졌다. 특히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6경기 11실점을 기록하며 고개를 숙였다.

조 하트는 중요한 순간마다 실수를 반복했고, 결국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의 맨시티 부임 이후 팀을 떠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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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은 없었다. 2016~2017시즌 이탈리아 세리에 A(토리노)에서 36경기 62실점을 내줬다. 지난해 여름 잉글랜드로 돌아와(임대-웨스트 햄) 반등을 노렸지만,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올 시즌 리그 19경기에서 39실점을 내줬다. 클린시트는 4경기에 그쳤다.

잉글랜드 대표팀 명단에 포함된 조던 픽 포드는 올 시즌 38경기 58실점을 내줬지만 클린시트가 무려 10경기나 된다. 번리의 수문장 닉 포프는 35경기 35실점, 클린시트는 12회였다. 잭 버틀랜드도 스토크 시티의 강등을 막아서지는 못했지만 35경기 61실점에 클린시트를 6차례나 기록했다. 셋 모두 전성기 시절의 모습을 잃어버린 조 하트보다 뛰어났다.

조 하트는 심지어 소속팀에서 경쟁했던 아드리안보다도 빼어난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아드리안은 조 하트와 같은 리그 19경기를 소화하며 29실점을 내줬고, 클린시트 6회를 달성했다.

조 하트의 두 차례 월드컵 경험을 높이 사 막판까지 러시아행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결과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탈락이었다.

조 하트는 일찍이 잉글랜드의 희망에서 중심으로 나아갔고, 세계에서 손꼽는 수문장으로 이름을 날렸다. 무엇보다 아직 31세다. 그래서 더욱 그의 퇴장이 씁쓸하게 느껴진다.

스포츠한국 이근승 객원기자lkssky0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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