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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지난 3년간 35경기 2골에 그쳤던 수원 삼성유망주 공격수 김건희가 군입대 마지막 홈경기에서 2골을 몰아치며 터졌다. 비록 군입대를 하지만 마지막에 좋은 모습을 남기며 2년 후 돌아올 자신에 대한 희망을 남긴 김건희였다.

수원 삼성은 16일 오후 8시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울산 현대와의 홈경기에서 김건희가 전반에만 2골을 몰아친데 이어 후반 종료직전 바그닝요의 추가골까지 터지며 3-0 대승을 거뒀다. 종합스코어 3-1 역전승으로 8강에 진출했다.

1차전 울산 원정에서 0-1로 패했던 수원은 이날 짜릿한 역전극으로 2011년 이후 7년만에 ACL무대 8강에 올랐다. 울산은 최근 12경기 무패의 놀라운 행진이 이날 경기 패배로 깨짐과 동시에 잔뜩 기대했던 ACL 8강행이 좌절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날 김건희는 전반 26분 이기제의 오른쪽 프리킥에서 헤딩골을 넣은데 이어 전반 31분에는 바그닝요의 헤딩패스에 이은 가슴트래핑 후 터닝 슈팅으로 16강 1,2차전 합계 결승골을 넣었다.

수원 삼성 입단 3년차. 데뷔시즌부터 20경기의 출전 기회를 받을 때만 해도 대학 최고 유망주로서 성장세가 기대됐다. 하지만 지난시즌에는 리그 고작 7경기 출전에 0골에 그쳤고 올해 역시 리그 8경기에서 1골에 그쳤던 김건희다. 대학 최고 유망주는 일각에서 ‘자만했다’ 등의 평가를 들으며 그렇게 사라지나 했다.

3시즌간 K리그에서 35경기 2골. 아무리 다른방면에서 팀에 도움을 주는 선수라 할지라도 공격수라고 하기엔 민망한 성적만 쌓아가며 김건희는 그렇게 잊혀지나 했다. 5월 28일 상주 상무 입대를 위한 훈련소 입소 소식이 전해지자 ‘차라리 잘됐다’는 반응이 나온 것도 입단 당시 기대치보다 부족한 모습 때문이었다.

하지만 김건희는 군입대전 마지막 수원 홈경기에서 2골을 몰아치며 벼랑 끝에 몰렸던 수원을 ACL 8강에 올렸다. 무려 7년만에 8강 진출에 수원은 환호했고 3년간 부진했어도 이 한 경기로 김건희는 상당히 만회했다고 봐도 무리가 아닐 정도로 결정적 활약이었다.

경기 후 MOM으로 뽑히기도 한 김건희는 “입대전 마지막 홈경기여서 후회없게 모든걸 쏟아보자고 생각했다. 경기전날 밤 선수들과 미팅에서 조원희 형이 수원이라는 팀이 어떤 의미인지 말해주시더라. 형들을 닮아가고 그라운드 위에서 쏟고 싶었다”고 말했다.

군입대에 대해 “상주 상무에 가서 경쟁력을 보여주고 더 발전한 모습으로 돌아와야 수원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며 “서정원 감독님은 물론 선수들도 2년동안 떠나지말고 있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많은 유망주들이 떴다가 사라진다. 모든 유망주들이 기대처럼 성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안하지만 김건희도 그런 유망주의 길을 걷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김건희는 올 시즌 수원의 가장 중요한 순간에 진가를 보여줬고 군입대전 확실하게 팬들 앞에 ‘김건희가 있었다’는 것을 각인시켰다.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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