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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부천=김명석 기자] 주세종(28·아산무궁화)이 월드컵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신태용 감독의 눈도장을 받기 위해 군 입대를 미루면서까지 동아시안컵에 참가했던 노력들이 결실로 이어졌다.

주세종은 14일 발표된 2018 러시아 월드컵 1차명단(28명)에 미드필더로 이름을 올렸다. 기성용(스완지 시티)을 비롯해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정우영(빗셀고베) 박주호(울산현대) 등과 중앙 미드필더 자리를 놓고 경합을 펼치게 됐다.

대표팀 명단은 이날 오전에 발표됐지만, 정작 주세종은 점심시간에야 자신의 대표팀 발탁 소식을 접했다. 핸드폰을 사용할 수 없는 군인신분이라 박동혁 감독과 소대장이 뒤늦게 관련 소식을 전해준 것.

주세종은 "처음 소식을 듣고 얼떨떨했다. 조금이나마 희망을 가지고 동아시안컵에 참가했는데,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어떻게 해야 대표팀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됐다"고 웃어 보였다.

그가 신태용 감독의 부름을 받은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해 11월 콜롬비아·세르비아와의 국내 평가전 2연전에 처음 부름을 받았고, 이어 12월 동아시안컵(E-1 챔피언십)에도 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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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동아시안컵에 출전하기 위해 입대까지 한 달 미뤘던 것이 결과적으로 신의 한수가 됐다. 그는 당시 대회 2경기에 선발 출전해 우승에 힘을 보탰다. 덕분에 신태용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번 월드컵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물론 아직 끝은 아니다. 스스로도 "아직 28명 안에 든 것이다. 감독님이 원하는 틀 안에서 더 노력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의지를 다졌다. 대표팀에서의 콘셉트도 확실히 잡았다. 헌신과 희생이다.

주세종은 "감독님이 원하시는 축구가 있다"면서 "나보다는 동료들이 빛날 수 있도록 궂은일을 하고, 또 많이 뛰면서 팀 내에서 희생하다보면 월드컵까지도 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마침 액땜도 제대로 했다. 대표팀 명단이 발표된 14일 오후 7시30분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부천FC와의 경기 도중 들것에 실려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상대의 거친 태클에 발목 통증을 호소했다. 스스로 더 이상 뛸 수 없다는 신호를 보낼 정도. 월드컵 명단에 오른 당일 전열에서 이탈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다만 다행히도 부상을 면했다. 그는 "처음에는 불안한 마음에 스스로 경기장을 빠져 나왔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땀이 식으니까 괜찮아졌다"면서 "발목에는 이상 없다"고 말했다. 월드컵으로 향하는 발걸음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한편 주세종은 지난 2012년 부산아이파크에서 프로에 데뷔한 뒤 2016년 FC서울을 거쳐 올해 아산에 입대했다. K리그 통산 기록은 132경기 출전 10골 17도움. 박동혁 감독은 "압박이나 적극성이 좋다. 중원에서 궂은일을 도맡을 수 있다. 예전 대표팀의 김남일 같은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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