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한 달도 남지 않았다. 21일 월드컵 대표팀이 소집된 후 6월 18일 스웨덴전까지 남은 시간은 29일. 한국에서 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에서 러시아로 넘어가는 비행일정을 고려하면 더 촉박하다.

이런 상황에서 신태용 감독은 수비수만 무려 12명을 뽑는 대실험을 예고했고 평가전에서 3백과 4백을 모두 혼용해 시험할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대표팀의 수준이 높다고 하지만 몇 년을 연습해도 혼용하기 힘든 3백과 4백을 함께 가져가보겠다는 신태용호에 대해 우려가 들 수밖에 없다.

신태용 감독은 14일 서울시청에서 러시아월드컵 28인 명단을 발표했다. 오는 21일 소집해 6월 3일 전지훈련지인 오스트리아로 출국하기 전까지 약 2주간 두 번의 국내 평가전과 훈련을 통해 5명을 제외한 최종 23인 명단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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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단에는 부상 중인 김민재, 염기훈이 제외됐고 반면 이승우, 문선민, 오반석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얼굴이 뽑혔다. 또한 3월 명단에 없던 이청용, 김영권, 권경원, 고요한, 홍철, 주세종 등이 뽑혔고 이창민, 최철순 등이 제외돼 놀라움을 안기기도 했다.

신 감독은 수비수만 12명이나 뽑았다. 일반적으로 포백을 쓸 경우 8명, 스리백을 쓸 경우 10명을 뽑는 것을 생각하면 굉장히 많은 숫자다.

물론 박주호, 고요한이 중앙 미드필더가 가능하고 김민우도 윙어로 올릴 수 있는 다용도지만 일단 수비수로 분류했다는 점에서 신 감독의 수비에 대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우려되는 점은 고작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대표팀 최초 발탁인 오반석, 대표팀 경험이 매우 적은 정승현과 윤영선은 물론 그동안 모습을 볼 수 없었던 홍철, 김영권 등도 포함됐다는 점이다.

생소하고 새로운 얼굴이 많은데 그것이 하필 수비라는 점이 문제다. 최대한 발을 많이 맞춰보고 조직력을 요구하는 수비에서 지나치게 많은 선수들의 경쟁으로 주전을 확정하기 쉽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신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4-4-2가 플랜A지만 플랜B로 바뀔 수도 있다”면서 “중앙 선수들을 많이 뽑은 것은 3백과 4백을 같이 들고 가기 위해서다”라는 말로 여전히 3백에 대한 미련이 남았음을 언급했다.

만약 대표팀이 3백을 쓰게 된다고 해도 그동안 4백으로 나온 경기가 많기에 주력 전술 자체를 바꾸는 것이 되기에 우려할 수밖에 없다.

또한 3백과 4백을 혼용할 경우 수비진의 혼란에 대한 걱정도 여전히 남는다. 가뜩이나 국내 2경기, 오스트리아서 2경기의 적은 평가전 속에 과연 수비진을 모두 실험하면서 수비조직력까지 완성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다.

신 감독은 이에 대해 “꼭 한 가지의 포메이션으로 전술을 고정해서는 안 된다. 다양한 각도에서 다양한 포메이션으로 최고의 조합 찾을 것이다. 포백과 스리백을 모두 가져갈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전술 변화에 대해 “리스크는 분명히 있다. 부상자가 나오면서 플랜 A와 B가 바뀔 수 있다. 자신 있던 부분을 버려야하는 것은 분명 리스크다. 걱정이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지나치게 많은 수비 숫자, 3백과 4백을 혼용하겠다는 욕심은 과연 신태용 감독의 생각대로 잘 될 수 있을까. 기대만큼이나 우려도 함께 들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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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러시아 월드컵 대표팀 명단

-GK = 김승규(빗셀 고베)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조현우(대구)

-DF = 김진수, 이용(이상 전북) 장현수(FC도쿄) 윤영선(성남) 김민우(상주) 권경원(텐진 콴잔)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정승현(사간 도스), 오반석(제주), 고요한(서울), 박주호(울산) 홍철(상주)

-MF = 기성용(스완지시티) 정우영(빗셀 고베) 권창훈(디종)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이재성(전북) 주세종(아산 무궁화)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 이승우(헬라스 베로나), 문선민(인천)

-FW = 김신욱(전북)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잘츠부르크) 이근호(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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