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한국 울산=김명석 기자] 울산현대가 수원삼성을 꺾고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8강을 향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김도훈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9일 오후 8시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16강 1차전에서 수원을 1-0으로 제압했다. 이날 승리로 울산은 2차전 원정경기에서 비기기만해도 8강에 오르는 유리한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이날 경기는 시종일관 팽팽하게 전개됐다. 1·2차전 합산성적으로 8강 진출팀을 가리는 만큼, 두 팀 모두 1차전에서 무리하게 경기를 전개하지는 않는 모습이었다.

문제는 양 팀 모두 답답한 공격 전개와 마무리가 더해졌다는 점. 결국 경기는 팽팽한 0의 균형이 오랫동안 이어졌다. 치열함보다는 ‘헛심공방’에 가까운 흐름이 거듭 이어졌다.

그나마 후반 중반 골이 터졌다. 김인성이 교체투입 1분 만에 수원의 골망을 흔들었다. 다만 이날 유일하게 터진 이 골이, 두 팀의 경기를 치열했던 승부로 포장할 수는 없었다. 골이 전부는 아니겠으나, 두 팀이 선보인 경기력만큼은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다.

▶사령탑 출사표

- 김도훈 울산현대 감독 : “실점보다 우리가 득점하는 게 중요하다. 패배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1, 2차전 모두 승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수비수들이 잘 해주리라 믿고 있기에 이기는 경기를 펼칠 것이다.”

- 서정원 수원삼성 감독 : “월드컵 때문에 빡빡한 일정을 치렀다. 그럼에도 다행히 조1위로 올라왔다. 16강 경기를 잘 준비해서 8강에 올라갈 수 있도록 하겠다.”

울산현대-수원삼성 선발라인업
▶양 팀 선발라인업

울산은 4-4-2 전형으로 나섰다. 황일수와 토요다가 최전방에 섰고, 오르샤와 박주호 리차드 김승준이 미드필드진을 꾸렸다. 이명재와 강민수 임종은 김창수는 수비라인을, 오승훈은 골문을 각각 지켰다.

수원은 데얀을 중심으로 염기훈과 바그닝요가 양 측면 공격수로 나서는 3-4-3 전형으로 맞섰다. 이기제와 김종우 김은선 장호익이 미드필드 라인에 섰고, 곽광선과 조성진 구자룡이 스리백을 지켰다. 골키퍼는 신화용.

▶전반전 : 신중했던 양 팀, 소득없던 전반전

초반부터 두 팀 모두 팽팽하게 맞섰다. 수비에 무게를 두다 빠르게 공격을 주고받으며 한방을 노렸다. 다만 전반 중반까지 두 팀 모두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지는 못했다. 팽팽한 0의 균형이 이어졌다.

이후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서로의 단단한 벽에 막혀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했다. 김종우 등 중거리 슈팅 시도 등도 번번이 무위로 돌아갔다. 결국 두 팀의 전반전은 득점없이 마무리됐다. 슈팅수는 수원이 5-3으로 더 많았고, 유효슈팅수는 두 팀 모두 1개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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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전 : 김인성, 교체투입 1분 만에 결승골

두 팀 모두 변화없이 후반전을 맞이했다. 후반 초반부터 서로의 골문을 노렸다. 다만 바그닝요와 토요다의 슈팅이 모두 골대를 외면했다. 이후에도 팽팽한 균형은 좀처럼 깨지지 않았다.

울산이 먼저 승부수를 던졌다. 후반 13분 김승준 대신 한승규를 투입해 측면에 변화를 줬다. 5분 뒤 울산이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오르샤가 아크 정면에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슈팅은 다만 크로스바를 스친 뒤 골대를 벗어났다.

후반 21분 울산이 두 번째 카드를 활용했다. 황일수 대신 김인성이 투입됐다. 승부수는 1분 만에 빛을 발했다. 오르샤의 침투패스를 받은 김인성이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페널티 박스 안으로 파고들었다. 이후 골키퍼와의 일대일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일격을 맞은 수원도 교체카드를 통해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후반 26분 이기제 대신 박형진이, 30분 데얀 대신 김건희가 각각 투입됐다. 2분 뒤에는 부상으로 아웃된 염기훈 대신 임상협까지 투입됐다. 6분 새 수원은 3장의 교체카드를 모두 활용했다.

유리한 고지에 오른 울산은 안정에 무게를 뒀다. 수원은 라인을 끌어 올린 채 동점골을 넣기 위한 공세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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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종료 : ‘기선제압’ 울산, 8강에 한 걸음 더

울산이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울산은 오는 16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2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8강에 오를 수 있게 됐다. 8강 진출 팀은 1·2차전 합산성적을 통해 가린다. 상대는 추첨을 통해 결정된다.

▶1분 만에 통한 김도훈의 승부수

팽팽하던 0의 균형을 깨트린 것은 김도훈 감독의 승부수였다. 김 감독은 후반 21분 황일수 대신 김인성을 투입해 공격진에 변화를 줬다. 발 빠른 김인성의 투입은 1분 만에 결실을 맺었다. 오르샤의 침투패스를 받은 그는 폭발적인 스피드로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었다. 수비수와의 스피드 경합에서 이겨낸 김인성은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섰고,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날 두 팀의 희비를 가른 결승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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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분 간 1골, 골이 전부는 아닐지라도

두 팀의 이번 맞대결은 지난 2일 K리그1 맞대결 이후 일주일 만이었다. 당시 맞대결은 이번 ACL 16강전을 앞두고 전초전 성격을 가졌다. 당시 두 팀은 90분 동안 헛심공방을 벌이다 득점 없이 비겼다. 흥미진진한 경기를 기대하던 팬들은 진한 실망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일주일만의 재격돌에서도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두 팀 모두 신중하게 경기를 치르는데 집중했고, 이 과정에서 답답한 공격 전개와 마무리가 더해지면서 또 다시 0의 균형이 길게 이어졌다. 그나마 후반 21분 김인성의 골이 터지면서 0의 균형이 깨졌지만, 이 한 골로 팬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

- 김도훈 울산 감독 : “홈에서 하는 1차전인 만큼 중요했다.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강했던 것이 결과로 나온 것 같다. 1-0으로 이겼다고 해서 자만하지는 않겠다. 2차전을 잘 준비해서, 승리로 확실하게 통과할 수 있도록 하겠다. (결승골을 넣은)김인성은 경기에 나가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그래서 더 많은 기대를 했는데, 교체로 들어가자마자 골을 넣어서 상당히 기분이 좋았다.”

- 서정원 수원 감독 : “원정에서 아쉽게 졌다. 기회를 많이 허용하지는 않았다. 한 번의 기회를 내준 것이 실점으로 연결돼 아쉽다. 비록 패했지만 오늘은 1차전이다. 홈에서 하는 2차전은 분석을 잘 해서 가다듬고 설욕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 오늘은 결정력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도 0-1이다. 충분히 홈에서 뒤집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염기훈은 갈비뼈 부상이다. 지금은 병원에 있다. 정확한 상태는 나중에 나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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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정보

- 울산 : 오승훈(GK) - 이명재 강민수 임종은 김창수 - 오르샤(후44‘박용우) 박주호 리차드 김승준(후14‘한승규) - 황일수(후21‘김인성) 토요다

- 수원 : 신화용(GK) - 곽광선 조성진 구자룡 - 이기제(후26‘박형진) 김종우 김은선 장호익 - 염기훈(후32‘임상협) 데얀(후30‘김건희) 바그닝요

- 득점 : 김인성(후21분·울산)

*스한 리뷰 : 스포츠한국 기자들이 현장에서 전하는 종합기사. 여러 기사 볼 필요 없이 이 기사 하나면 날카로운 경기분석부터 현장의 코멘트까지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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