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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전영민 기자] 2018 월드컵 개최국 러시아가 관중의 인종차별 행위로 벌금징계를 받았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9일(이하 한국시각) “러시아-프랑스 간의 축구대표팀 평가전에서 관중의 인종차별 구호를 방치한 러시아 축구협회에 3만 스위스프랑(약 3200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28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러시아와 프랑스의 평가전에서 러시아 관중은 프랑스 대표팀 폴 포그바(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겨냥해 인종차별적인 폭언을 퍼부었다.

당시 포그바는 1골 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프랑스의 3-1 완승을 이끌었다. 홈 구장에서 패배를 지켜보며 화가 난 관중은 폭언으로 상대 선수를 도발한 것이다.

경기를 마친 뒤 프랑스는 로라 프레셀 체육장관이 직접 성명을 발표하는 등 격분했다. 프랑스뿐 아니라 전 세계 축구팬들도 ‘월드컵 개최국 러시아에서 관중의 인종차별 구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유럽축구의 인종차별 행위를 감시하는 페어 네트워크의 파벨 클리멘코는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월드컵을 앞두고 인종차별 행위에 관한 FIFA의 제재 결정은 환영할 만하다”고 FIFA의 결정을 지지했다.

그는 이어 “인종차별이 러시아 축구 응원문화의 일부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면서 “관행에 익숙한 러시아 일반 팬들을 월드컵 기간에 자제시키기 힘들 것”이라고 현실을 꼬집었다.

그의 말대로 러시아에선 인종차별 행태가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 1월 러시아 프로축구 FC 스파르타크 모스크바 구단은 SNS에 햇살 아래 몸을 풀고 있는 브라질 선수들의 영상을 올린 뒤 “초콜릿이 어떻게 녹는지 살펴보자”라는 글을 올려 물의를 빚었다.

지난해 9월 리버풀과 스파르타크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스리그 경기에서는 러시아 관중이 리버풀 보비아데카니를 겨냥해 폭언을 퍼부었다. 보비아데카니에 대한 폭언은 단순히 그가 흑인이라는 이유였다. 이로 인해 스파르타크 구단이 징계를 받았다.

한편 FIFA는 러시아월드컵을 겨냥해 지난해부터 주심에게 경기 몰수 권한을 부여했다. 경기 중 인종차별 행위가 벌어지면 주심은 경기 일시 중단-방송경고-경기 몰수의 3단계 조처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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