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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맨체스터 시티에게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이래저래 얄미울 수밖에 없게 됐다. 홈팬들 앞에서 승전보를 울리며 동시에 우승까지 확정할 수 있는 감격적인 순간을, 두 차례나 앗아간 까닭이다.

그 첫 기회는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각) 맨시티의 홈인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렸던 맨유와의 2017~2018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3라운드 홈경기였다. 맨시티가 맨유를 꺾으면,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EPL 우승을 확정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같은 지역을 연고로 둔 ‘라이벌 팀’과의 홈경기에서 승리를 거두고, 동시에 리그 우승을 확정짓는 것만큼 짜릿한 순간은 없었을 터. 맨시티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임에 분명했다.

출발도 좋았다. 전반 25분과 30분 연거푸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전 동안 단 1개의 슈팅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경기력이 더해졌다. 맨시티의 짜릿한 우승이 실현되는 듯 보이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후반들어 대반전이 일어났다. 맨유가 폴 포그바의 연속골에 크리스 스몰링의 역전골을 더해 경기를 뒤집었다. 결국 맨시티는 라이벌 맨유에 2-3으로 패배했다. 라이벌전 패배, 그리고 우승 확정 실패라는 씁쓸한 결과와 마주했다. 홈팬들 앞에서 성대한 축제를 벌이려던 계획도 수포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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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맨시티는 남은 6경기에서 2승만 거두면 ‘자력’으로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 15일 토트넘 홋스퍼를 잡아내며 단 1승만을 남겨뒀다. 다음 경기는 오는 23일 홈에서 열리는 스완지 시티전. ‘우승을 확정짓는 승리’를 팬들에게 선사할 기회를 다시금 잡는 듯 보였다.

변수는 맨유의 결과였다. 만약 맨유가 웨스트 브로미치 앨비언에 패배할 경우 맨시티는 다음 경기를 치르지 않고도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다. 다만 이 변수가 작용할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았다. 맨시티까지 잡아낸 맨유가, 과연 안방에서 ‘최하위’ 웨스트 브롬에 덜미를 잡힐 것인지는 의문부호가 붙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설마’가 현실이 됐다. 맨유가 웨스트 브롬에 0-1로 패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결국 나란히 5경기씩 남겨둔 가운데 두 팀의 승점차는 16점이 됐다. 덕분에 맨시티는 그라운드 위가 아니라 TV를 통해 우승 확정의 순간을 맞이하게 됐다.

맨시티 입장에서는 오는 23일 다시 한 번 홈팬들 앞에서 승리와 함께 우승을 확정짓는 겹경사를 누리고 싶었을 터. 다만 지난 번에는 잔칫상을 뒤엎더니, 이번에는 최하위팀에 덜컥 덜미를 잡혀버린 맨유의 행보 탓에 그 '짜릿함'까지는 느끼기 어려워졌다.

대신 맨시티는 스완지전을 부담감 대신 '축제 분위기' 속에 치를 수 있게 됐다는 점에 위안 아닌 위안을 삼게 됐다. 리그 정상에 오른 팀만이 기분 좋게 받아들일 수 있는 행복한 아쉬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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