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연 로번(34·바이에른 뮌헨)이 세비야와 치르는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8강 2차전에서 마수걸이 골을 터뜨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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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에른 뮌헨이 12일 오전 3시 45분(이하 한국시각) 독일 뮌헨에 위치한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2017~2018시즌 UCL 8강 2차전 세비야와 홈경기를 치른다. 뮌헨은 지난 4일 세비야 원정 1차전에서 2-1 승리를 거두며 UCL 준결승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한 상태다.

분위기도 매우 좋다. 뮌헨은 지난 7일 아우크스부르크와 리그 맞대결에서 4-1로 대승하며 올 시즌 분데스리가 우승을 확정 지었다. 2012~2013시즌부터 6시즌 연속 우승(통산 28회) 달성으로 분데스리가 절대 강자의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DFB 포칼에서도 4강에 올라있는 만큼 2012~2013시즌 이후 첫 트레블 달성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뮌헨은 여세를 몰아 세비야전 완승을 노린다. 무승부만 기록해도 준결승에 오를 수 있는 유리한 상황이지만,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특히, ‘왼발의 마법사’ 로번의 의지가 남다르다. 로번은 올 시즌 UCL에서 득점이 없다. 7경기(선발 4)에 나서 1도움만 기록하고 있다. 세비야 원정에서는 후반 막판 교체 투입돼 11분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잘못하면, 부상으로 오랜 시간 재활과 싸웠던 2010~2011시즌 이후 처음 UCL 무득점에 그칠 수 있다.

로번은 회춘한 모습을 보이는 프랑크 리베리, 뮌헨의 상징 토마스 뮐러, 팀 적응을 마친 하메스 로드리게스 등과 경쟁에서 살짝 뒤처진 모양새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툭툭 치고 들어오다 시도하는 강렬한 슈팅이 보이지 않는다. 흘러간 세월의 흔적이 스피드와 드리블, 슈팅 등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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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로번은 뮌헨의 전설이다. 지난 2009년 여름 뮌헨에 입단한 이후 수많은 역사를 썼다. 6시즌 연속 리그 우승, 2012~2013시즌 트레블 등의 중심에는 로번이 있었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기량이 떨어진 것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팀이 필요로 하는 순간에는 언제든지 제 몫을 해낼 능력이 있다.

리그 우승을 확정 지은 아우크스부르크 원정이 대표적이다. 로번은 우측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뮌헨은 니클라스 쥘레의 자책골로 불안한 출발을 보였지만, 빠른 발과 섬세한 드리블을 앞세운 로번의 맹활약 덕에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후반 17분에는 승부의 쐐기를 박는 추가골까지 터뜨리면서 이날 경기 ‘MOM’으로 선정되는 기쁨도 맛봤다.

로번은 올 시즌 리그 20경기(선발 18) 5골 5도움을 기록 중이다. 기회만 주어진다면 자신의 몫을 해낼 수 있다는 증거다.

물론, 로번의 UCL 8강 2차전 선발 출전 여부는 확실치 않다. 리베리와 뮐러, 하메스, 티아고 알칸타라 등 2선에는 쟁쟁한 선수들이 즐비하다. 그러나 시간은 중요치 않다. 상대 체력이 떨어질 시간대나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는다면 유프 하인케스 감독은 로번을 투입할 것이 확실하다.

목표는 팀 승리와 건재함 과시다. 로번이 UCL 마수걸이 골과 함께 팀 승리 중심에 설 수 있을지 기대된다.

스포츠한국 이근승 객원기자lkssky0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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