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골 차 우위를 지키려는 생각은 매우 위험하다. 상대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역사상 가장 강한 팀의 모습을 보이는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다. 리버풀은 강자를 상대로 절대 물러서지 않는 ‘닥공’ 전략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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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이 11일 오전 3시 45분(이하 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2017~2018시즌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8강 2차전 맨시티와 맞대결을 벌인다. 리버풀은 지난 5일 맨시티와 UCL 8강 1차전 홈경기에서 3-0으로 완승을 거두면서 준결승 진출의 매우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리버풀은 4골 차 이상으로 패하지 않는다면 준결승 진출이 가능하다. 맨시티의 원정 득점이 없었던 만큼 2차전에서의 득점은 준결승 진출 가능성을 더욱 높여준다. 리버풀이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1골을 넣을 경우, 맨시티가 준결승에 오르기 위해서는 무려 5골을 넣어야 한다. 기적만이 리버풀의 준결승 진출을 막아설 수 있다.

그러나 축구에는 ‘100%’란 없다. 리버풀이 조금이라도 방심하는 순간에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대이변이 일어날 수 있다.

리버풀이 UCL 8강 1차전에서 맨시티를 3-0으로 이길 것이라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리버풀의 홈에서 치러진 경기였지만 대다수 전문가와 팬들은 치열한 접전을 예상했다. 맨시티는 올 시즌 EPL 32경기 90득점을 뽑아냈고, 안필드에서 치러진 리그 맞대결에서도 3골을 뽑아낸 전력이 있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리버풀의 완승이었다. 경기 초반에는 다소 밀리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지만, 홈이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올라선 맨시티 배후 공간을 공략해 승기를 잡았다. 이 부분이다. 리버풀은 라인을 끌어올리는 팀에 매우 강하다. 이날 경기와 UCL 16강 1차전 FC 포르투 원정(5-0)이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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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의 최대 강점은 속도다. 모하메드 살라와 호베르투 피르미누, 사디오 마네가 포진한 공격진은 유럽에서 가장 빠른 역습을 자랑한다. 중원에 위치하는 알렉스 옥슬레이드 챔벌레인도 스피드에 있어서는 뒤처지지 않는다.

맨시티는 공격을 멈출 수 없는 상황이다. 리버풀은 이를 역이용해야 한다. 자신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공격을 바탕으로 ‘강대 강’으로 맞서야 한다.

변수는 있다. 살라의 경기 출전이 불확실하다. 살라는 지난 맨시티전에서 부상을 당해 후반 7분 만에 그라운드를 떠났다. 7일 에버턴과 머지사이드 더비에선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살라가 훈련에 복귀해 UCL 4강 진출에 큰 힘을 보탤 것’이라 밝혔지만, 정상 컨디션과는 거리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중원에도 문제가 있다. ‘핵심’ 엠레 찬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데 이어 조던 헨더슨이 경고누적으로 인해 UCL 8강 2차전에 나설 수 없다. 수비 안정과 볼 배급을 도맡을 수비형 미드필더가 아쉬운 상황이다. 위르겐 클롭 감독은 올 시즌 대부분을 중앙 미드필더로 소화한 조르지니오 바이날둠이 주전 선수들의 공백을 메우고 UCL 준결승 진출에 앞장서길 바라고 있다.

리버풀이 자신들의 색깔을 잃어서는 안 되는 결정적인 이유다. 3골 차 리드와 일부 주전 선수들의 공백으로 인해 물러서기 시작한다면 이변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 살라의 출전은 불확실하지만, 피르미누와 마네, 챔벌레인의 컨디션이 최상이다. 특히 챔벌레인은 살라의 대체 자원 역할을 해낼 수도 있다. 리버풀은 1차전에서 보여준 모습 그대로 나아가면 된다.

스포츠한국 이근승 객원기자lkssky0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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