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13년여전 ‘딩요’라고 불렸던 호나우지뉴는 축구 역사상 단 하나의 매치, ‘엘클라시코’에서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 홈팬들의 기립박수를 이끌어냈다. 호나우지뉴의 플레이 그 자체에 대한 경외심의 발현이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오버헤드킥도 그랬다. 지난해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지기도해 바짝 벼르고 왔던 유벤투스 홈팬들이 자연스럽게 일어나 호날두를 향해 기립박수를 보냈다. 축구역사에 남을 골을 봤다는 것과 호날두의 말도 안되는 활약상에 대한 경외심의 발현이 바로 기립박수였다.

ⓒAFPBBNews = News1
레알 마드리드는 4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3시 45분 이탈리아 토리노의 알리안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유벤투스 원정경기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2골 1도움 활약과 유벤투스 공격수 파울로 디발라의 퇴장을 묶어 3-0으로 승리했다.

전반 시작 3분만에 왼쪽에서 이스코의 낮은 크로스때 호날두는 다소 거리가 있었음에도 발을 뻗어 강력한 임팩트로 지안루이지 부폰 골키퍼를 뚫고 선제골을 만들었다.

후반 19분에는 오른쪽에서 다니엘 카르바할의 크로스때 축구 역사에 기록될만한 환상적인 오버헤드킥으로 추가골을 만들어냈다. 유벤투스는 두 번째 실점 직후 이미 헐리웃 액션으로 경고를 받았던 디발라가 거친 반칙으로 추가 경고로 퇴장을 당하며 추격의 동력을 잃었다. 후반 27분에는 호날두와 마르셀루간의 이대일 패스 후 마르셀루가 부폰 골키퍼마저 넘은 후 추가골을 만들어내 레알 마드리드의 3-0 대승이 확정됐다.

이날 호날두의 두 번째 골인 오버헤드킥이 나온뒤 자연스럽게 유벤투스의 홈구장은 기립박수가 터져나왔다. 지난해 결승전에서 아쉽게 패한 상대를 1년여만에 처음 만나기에 그 어떤팀보다 벼르고 벼러왔던 상대임은 순간 팬들의 머릿속에 잊혀졌다. 그만큼 호날두의 골은 환상적이었고 활약상도 완벽했다. 팬들의 분노와 증오심마저 이긴 플레이였다.

호날두 역시 이 기립박수를 본뒤 합장을 한 후 가볍게 고개를 숙여 유벤투스 팬들에게 감사함을 표하기도 했다.

ⓒAFPBBNews = News1
13년여전 ‘엘클라시코’에서 기립박수를 받은 호나우지뉴가 오버랩될 수밖에 없었다. 당시 2005년 11월 엘클라시코에서 호나우지뉴는 경기내내 그야말로 환상적인 플레이 끝에 득점까지 성공시켰다.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의 팬들은 바르셀로나에 대한 적개심, 증오심보다 그 순간 호나우지뉴의 플레이 그 자체에 매혹돼 자연스럽게 일어나 박수를 쳤다. 존경과 두려움이 동시에 담긴 경외심의 기립박수였다.

이 일은 당시 크게 보도됐고 레알 마드리드 팬들이 바르셀로나 선수에게 기립박수를 보낸 이례적인 일로 남기도 했다.

물론 호나우지뉴의 기립박수 외에도 상대 원정에서 기립박수를 이끌어낸 사례는 더러있다. 하지만 호나우지뉴만큼 큰 임팩트를 준 경우는 많이 없었고 호날두의 이날 활약 역시 13년전을 떠올리게 하기 충분했다.

ⓒAFPBBNews = News1
-스한 스틸컷 : 스틸 컷(Still cut)은 영상을 정지된 화면으로 보여주는 것을 뜻합니다. 매 경기 중요한 승부처의 한 장면을 있는 그대로 자세히 묘사합니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