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수원=이재호 기자] 수비가 완전히 망가진 수원 삼성이 시드니FC와의 홈경기에서 충격의 대패를 당했다.

수원은 3일 오후 8시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H조 5차전 시드니FC(호주)와의 홈경기에서 1-4로 대패했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하면 남은 한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조기 16강행을 확정지을 수 있었던 수원은 충격패를 당하며 일본 가시마 앤틀러스 원정까지 가서 이겨야 자력 16강행이 가능하게 됐다.

수원으로서는 수비가 완전히 무너진 처참한 패배였다. 오죽하면 경기 후 가장 먼저 나온 팬들의 반응은 야유였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경기전 기자회견 : “시드니전 통해 16강 확정” vs “데얀, 집중마크”

-수원 삼성 서정원 감독 : “시드니전이 16강전의 분수령이 될 것이다. 방심은 없다. 집중력을 가지고 16강에 오를 교두보를 마련하겠다. 주말 중요한 슈퍼매치가 있지만 내일 경기도 16강이 걸린 경기이기에 최선의 선택을 할 것이다. 빡빡한 일정 속에 쉽지 않다. 데얀이 ACL에서는 중요한 골을 넣어왔다. 제주전을 준비하면서 몸이 날씨처럼 가벼워지고 부드러워지더라. 제주전을 준비하면서 골을 넣을 수 있겠다는 감이 왔는데 역시나 그랬다. 해트트릭을 했는데 2골이 취소됐지만 감이 상당히 예전보다 올라왔다. 앞으로의 경기들에 대해서 큰 기대가 된다.”

-시드니 FC 그레이엄 아놀드 감독 : “수원에 오게되어 영광이다. 내일 경기에 자신감에 차있고 정규리그 우승을 하고 왔다. 정신적으로 충분히 차있다. 데얀을 굉장히 많이 분석했고 공이 있을 때나 없을 때나 밀착마크해서 막을 것이다. 시드니는 항상 공격적인 축구를 추구한다. 리그에서 25경기에서 60골을 넣었다. 수비도 매우 압박이 강하기에 공격적으로 경기에 임할 것이다. 비록 그동안 승점 2점밖에 얻지 못했지만 남은 2경기는 승리해서 16강에 나갈 것이다.”

▶전반전 : 시드니의 2슈팅 2골, 데얀 만회골도 소용없었다

전반 초반 경기흐름은 수원이 가져갔다. 슈팅 3개를 때리며 경기흐름을 끌어올리던 수원은 전반 23분 일격을 당한다. 미드필드진에서 넘어온 한번의 긴패스가 수비 뒷공간으로 향했고 신화용 골키퍼가 일대일을 막기위해 튀어나왔다. 하지만 시드니의 공격수 닌코비치가 신화용 골키퍼가 나온 틈을 타 그대로 칩킥을 시도했고 공은 빈골대로 날아가 골이 된 것. 시드니는 첫 슈팅을 골로 연결했다.

그러나 슬픔도 잠시 킥오프 후 곧바로 이어진 공격에서 수원은 만회골을 넣었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기회 때 데얀의 1차 슈팅이 수비를 맞고 나오자 데얀은 염기훈의 패스를 받아 다시금 오른발 슈팅으로 시드니 오른쪽 골문을 열었다. 실점 후 1분만에 나온 만회골이었다.

수원의 수비는 데얀의 만회골에도 시드니의 핵심적인 공격에 심하게 흔들렸다. 전반 31분에는 시드니는 왼쪽 코너킥 때 가까운 포스트에서 주장이자 공격수 브로스케가 중간에서 끊어 들어가는 헤딩슈팅으로 골을 만들었다. 전반 31분까지 단 2개의 슈팅으로 시드니는 2골을 만들었고 수원 수비진과 신화용 골키퍼는 시드니의 핵심만 짚은 공격에 무너졌다.

이후 수원은 염기훈의 중거리 프리킥, 전반 추가시간 오른쪽 프리킥에서 조성진의 헤딩도 크로스바 위로 뜨면서 결국 전반전을 1-2로 뒤진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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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전 : 공격적 교체한 수원, 수비불안에 완전히 무너지다

홈에서 전반전을 뒤진채 마친 수원이기에 후반 시작과 동시에 공격적으로 나섰다. 후반 7분 조지훈의 왼쪽 크로스에 바그닝요가 헤딩슛을 했지만 시드니 골키퍼가 위로 걷어내며 기회는 무산됐다. 후반 12분 서정원 감독은 조지훈을 빼고 김종우를 투입하며 변화를 시도했다.

후반 18분에는 크리스토밤의 오른쪽 크로스를 받은 바그닝요가 동점골을 넣나 했지만 미리 오프사이드가 선언됐었기에 무효가 되며 수원의 공격은 답보상태에 머물렀다. 그러자 서정원 감독은 후반 27분 수비수 구자룡을 빼고 공격의 임상협을 투입하는 강수를 두면서 동점, 역전까지의 의지를 드러냈다. 이 교체로 바그닝요가 오른쪽에서 데얀 밑에 서고, 임상협이 오른쪽으로 이동했다. 대신 미드필더를 보던 박형진이 중앙 수비로 내려갔다.

이처럼 공격적인 교체에도 불구하고 도리어 수원은 수비라인이 큰 허점을 드러내며 도리어 추가골을 내주며 무너지고 말았다. 후반 34분 시드니의 중앙선 오른쪽에서부터 중앙, 왼쪽을 거친 패스 플레이에 수원 수비는 초토화됐다. 오른쪽에서 최종수비였던 크리스토밤은 중앙 공격수를 맡느라 측면을 완전히 비웠고 왼쪽으로 연결된 공에 시드니의 윙어 밀레제프스키는 곧바로 일대일 기회에서 신화용 골키퍼마저 젖힌 후 왼발 슈팅으로 시드니의 세 번째 골로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

결국 수원은 1-3으로 뒤진 상황에서 고작 10분밖에 남지 않은 시간 동안 총공격을 감행했지만 그동안 잘 안 들어가던 골이 쉽게 들어갈리 없었다. 도리어 후반 추가시간 교체투입ㄷㅙㅅ던 시드니FC의 보보에게 다시 수비가 무너진 일대일 기회 허용 후 실점하며 무려 4실점하며 수원은 대패했다.

이기면 조기 16강행을 확정할 수 있던 상황에서 결국 최종전에서 조 1위 가시마 앤틀러스를 상대하기 위해 일본 원정을 떠나야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받아들게 됐다.

▶시드니의 간절함과 효율축구, 수원을 곤경에 빠뜨리다

시드니에게 수원전은 매우 간절했다. 2무2패였기에 이날 경기마저 승리하지 못한다면 남은 경기는 볼 것도 없이 16강 진출 탈락이 확정되기 때문이다. 호주 A리그 정규리그 우승까지 차지한 팀으로서는 16강 진출 조기 탈락은 호주 축구의 자존심에도 큰 문제였다.

시드니는 경기전날 기자회견부터 자신감에 가득찼고 이 자신감은 허세가 아니었다. 시드니는 초반부터 수비를 탄탄히 하면서도 날카로운 공격으로 전반 31분까지 단 2개의 슈팅으로 2골을 만들었다. 게다가 후반전에는 수원이 총공세에 나왔음에도 당황하지 않고 다시금 선수비, 후역습으로 도리어 쐐기골까지 넣으며 ACL 첫 승을 챙겼다. 매우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축구였다.

이로서 시드니는 1승2무2패로 최종전 상하이 선화전을 이긴다면 수원-가시마전 결과에 따라 16강까지 갈 수 있는 경우의 수를 만들었다.

반면 수원은 홈경기임에도 예상치 못하게 패하면서 복잡한 경우의 수를 들게 됐다. 이긴다면 16강이 조기확정이었지만 이제 조 1위 일본 가시마 앤틀러스 원정에서 이겨야 16강을 자력으로 확정할 수 있게 됐다. 이미 지난해에도 5차전에서 이긴다면 16강행이 가능했지만 결국 승리하지 못한 후 16강 진출이 좌절됐던 경험이 있던 수원은 지난해의 악몽을 다시 재현할까 전전긍긍하게 된 시드니FC전 충격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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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기자회견 : "과욕이 문제" vs "선수들 자랑스럽고 100%이상 보여줘"

-수원 서정원 : "전반전에 지나치게 의욕적이었다. 전반전 2개의 실수가 패인이다. 아직 끝난게 아니다. 최선을 다해 16강을 위해 준비하겠다. 지고있었기에 임상협 등을 투입하며 공격적으로 하려고 했다. 그게 도리어 더 실점한 이유다. 지고 있기에 공격적 카드를 쓰다보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 홈팬들에게 좋은 경기로 승리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커서 도리어 악재로 다가온 것 같다. 침착한 경기운영을 했다면 더 좋았을텐데 아쉽다. 과욕이 컸다. 원정에서 1위팀 가시마와 경기해야하는데 힘들것이다. 하지만 더 준비를 한다면 일본에 가서 진적이 거의 없었기에 16강을 갈 기회도 충분히 있다고 본다."

-시드니 그레이엄 아놀드 : "선수들이 정말 자랑스럽다. 준비한 것을 100%이상 보여줬다. 이겨야하는 경기에서 이겨 기쁘고 상하이전을 잘 준비하겠다. 수원이 지난 주말 제주전을 하고와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낀듯하다. 수원보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더 좋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다."

-MOM 밀레즈프스키 : "승점 3점을 획득하고 돌아가서 행복하다. 준비했던 모든 것들을 선수들이 모두 경기장에서 보여줬다. 16강 진출을 위해 상하이전을 준비하겠다."

▶경기정보

수원 1 : 신화용(GK) - 이기제 조성진 구자룡(후27 임상협) 크리스토밤 - 조원희 박형진 조지훈(후12 김종우)- 염기훈 바그닝요 데얀

시드니 4 : 앤드류 레드마이네(GK) - 폴 레트레, 벤자민 왈랜드, 알렉스 윌킨슨, 조슈아 브릴란테 - 데이비드 카르네이, 브랜든 오닐, 크리스 주벨라, 아드리안 밀레즈프스키(후43 보보) - 밀로스 닌코비치 알렉스 브로스케

-득점 : 데얀(전24·수원), 밀로스 닌코비치(전23) 알렉스 브로스케(전31) 아드리안 밀레즈프스키(후34) 보보(후45·이상 시드니)

-스한 리뷰 : 스포츠한국 기자들이 현장에서 전하는 종합기사. 여러 기사 볼 필요 없이 이 기사 하나면 날카로운 경기분석부터 현장의 코멘트까지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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