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한국 서울월드컵경기장=김명석 기자] FC서울이 또 다시 악몽에서 깨어나지 못했다. 추가시간 3분을 버티지 못한 채, 첫 승을 또 다음으로 미뤘다.

무대는 1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인천유나이티드와의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4라운드였다. 서울과 인천의 시즌 첫 경인더비이자, 서울에게는 시즌 첫 승에 도전하는 4번째 무대이기도 했다.

자신감은 있었다. 고요한 박주영 등 부상선수들이 복귀했다. 상대는 핵심 공격수인 무고사가 빠졌다. 더구나 인천과의 홈경기에서는 FA컵 포함 7연승을 기록 중이었다. 자신감을 품은 채 반등의 발판을 마련할 기회로 비춰졌다.

흐름도 나쁘지 않았다. 교체투입된 에반드로가 후반 10분 0의 균형을 깨트렸다. 이후 단단한 수비로 상대의 반격을 뿌리쳤다. 어느덧 경기는 추가시간으로 접어들었다. 기다리던 첫 승까지 단 3분만을 남겨뒀다.

그러나 서울은 그 3분을 버티지 못했다. 후방에서 날아온 롱패스가 단번에 문전으로 연결됐고, 결국 송시우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결국 서울은 반전을 이뤄내지 못한 채 1-1 무승부로 막을 내려야 했다.

‘황선홍 OUT! 프런트 OUT' 등의 현수막을 내건 팬들 사이에서는 야유가 흘러 나왔다. 선수들은 저마다 고개를 숙였다. 서울 입장에서는 시즌 첫 승리도, 인천전 홈 7연승이라는 좋은 기억도, 그리고 경기장을 메운 팬심도 모두 잃은 한 판이 됐다.

▶사령탑 출사표

- 황선홍 FC서울 감독 : “휴식기 동안 수비적인 부분은 큰 변화가 없었다. 대신 공격적으로 변화를 많이 주고 신경 써서 준비했다. 잘 해줄 것이라 믿는다. 첫 승이 없는 것은 당연히 부담스럽다. 의욕적으로 준비했다. 상대는 빠른 선수들이 많다. 집중해야 한다.”

- 이기형 인천유나이티드 감독 : “휴식기 동안 수비 훈련에 집중했다. 상대의 크로스에 대응하는 부분들을 신경 썼다. 무고사의 공백은 신인 김혁중이 메운다. 투지가 있고, 스크린이나 슈팅 등 저돌적인 스타일이다. 서울전에 대비해 기존 흐름을 무너뜨리지는 않을 것이다. 기존 큰 틀은 그대로 가져가되, 경기 중 상황에 맞게 변화할 생각이다.”

서울-인천 선발라인업
▶양 팀 선발라인업

서울은 박희성과 안델손이 최전방 투톱에 나서는 4-4-2 전형을 가동했다. 고요한과 이상호가 좌-우 측면에 섰고, 신진호 김성준이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다. 박동진과 황현수 곽태휘 신광훈이 수비라인을, 양한빈이 골문을 지켰다.

인천은 4-3-3 전형으로 맞섰다. 신인 김혁중을 중심으로 문선민 쿠비가 좌-우 측면에 섰다. 아길라르와 고슬기 한석종이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고, 김용환 부노자 이윤표 최종환이 포백라인에 섰다. 골키퍼 장갑은 이태희가 꼈다.

▶전반전 : 신중했던 양 팀, 팽팽했던 균형

서울이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쥐었다. 고요한과 박동진의 연이은 중거리 슈팅으로 인천 골문을 위협했다. 측면 크로스를 활용한 공격으로 실마리를 풀었다. 전반 11분 김혁중의 헤더로 포문을 연 인천은 수비 후 역습 전술로 서울에 맞섰다.

중반 들어 양 팀은 신중하게 경기를 풀었다. 치열한 중원 싸움 속에 서로의 빈틈을 찾으려 애썼다. 다만 양 팀 모두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지는 못했다. 팽팽한 0의 균형이 이어졌다.

득점 기회는 인천이 먼저 잡았다. 전반 39분 측면 크로스를 수비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하면서 문전으로 파고들던 한석종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다만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상황에서 찬 한석종의 오른발 슈팅은 크로스바에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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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전 : 승리 눈앞에 둔 서울, 마지막을 버티지 못했다

양 팀은 하프타임 나란히 교체카드를 통해 변화를 꾀했다. 서울은 박희성 대신 에반드로가, 인천은 김혁중 대신 김보섭이 각각 투입됐다. 두 팀 모두 최전방에 변화를 줘 균형을 깨트리겠다는 의도가 깔렸다.

황선홍 감독의 승부수가 통했다. 후반 9분 교체 투입된 에반드로가 0의 균형을 깨트렸다. 안델손의 침투패스를 받은 에반드로는 폭발적인 드리블 돌파로 단숨에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잡았다. 이후 오른발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시즌 1호골.

일격을 맞은 인천은 최종환 대신 김진야를 투입했다. 후반 14분 아길라르의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슈팅이 서울의 골문을 위협했다. 다만 양한빈의 손끝에 걸리면서 무위로 돌아갔다. 후반 20분 한석종의 중거리 슈팅은 또 한 번 골대에 맞았다.

서울도 물러서지 않았다. 다급해진 상대 수비 뒷공간을 거듭 파고들며 쐐기골을 노렸다. 이후 양 팀은 각각 송시우와 황기욱을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1골을 지키려는 서울, 균형을 맞추려는 인천의 계획이 깔렸다.

치열한 공방전이 거듭됐다. 인천이 점유율을 끌어 올리며 반전을 모색한 가운데, 서울 수비 역시 좀처럼 흔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이번에는 이기형 감독의 승부수가 통했다. 교체 투입된 송시우가 후반 45분 문전에서 찬 왼발 터닝 슈팅으로 극적으로 균형을 맞췄다. 결국 두 팀의 경기는 1-1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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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종료 : 서울, 4경기 연속 무승 ‘늪’

4경기 만에 승전보를 울리는가 싶었던 서울이 또 다시 무릎을 꿇었다. 앞서 강원-전북에게 연거푸 패했던 흐름은 끊었지만, 경기 막판을 버티지 못한 채 승점 2점을 잃었었다. 승점 2점(2무2패)을 기록한 서울은 10위로 순위를 끌어 올리는데 만족해야 했다. 극적으로 패배를 면한 인천은 3경기 연속 무패(1승2무)의 흐름을 이어갔다. 승점 5점(1승2무1패)으로 순위는 6위로 올라섰다.

▶양 팀 감독들의 ‘승부수’가 통했다

양 팀 감독들의 승부수들이 통했다. 먼저 미소를 지은 쪽은 황선홍 감독이었다. 박희성 대신 교체 투입된 에반드로가 후반 10분 0의 균형을 깨트렸다. 안델손의 침투패스를 받아 폭발적인 드리블 돌파에 이은 오른발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에반드로의 힘과 스피드를 앞세워 상대 수비 뒷공간을 허물겠다는 의도가 통한 장면이었다.

일격을 맞은 이기형 감독도 물러서지 않았다. 김보섭 김진야를 투입시킨데 이어, 후반 28분 문선민 대신 송시우를 투입하며 마지막 교체카드를 활용했다. 경기 막판 극적인 골을 많이 터뜨린 송시우의 ‘한 방’을 기대하는 눈치였다.

그리고 이 승부수는 이날 두 팀의 희비를 갈랐다. 후반 45분 문전에서 잡은 단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왼발 터닝 슈팅으로 서울 골망을 흔들면서 극적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양 팀 사령탑들의 승부수가 한 차례씩 통한 가운데, 승부는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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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기자회견

- 황선홍 서울 감독 : “승리가 없기 때문에 중요한 경기였다. 상당히 많이 아쉽다. 홈팬들 앞에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돌아오는 슈퍼매치 등도 잘 준비하겠다. 스쿼드는 생각했던 선수들이 거의 영입이 됐다.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합심해서 잘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팬들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서 좋은 축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선수들하고 저를 믿어주시고, 좀 기다려주시면 좋은 모습으로 보답해드리겠다.”

- 이기형 인천 감독 : “어웨이, 힘든 경기에서도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이기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경기해 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시즌 초반이니까 하고자 하는 경기력이 나와야 한다. 그런 부분에서 좋은 경기를 했다고 생각한다. 휴식기 동안 준비 한 수비 간격유지나 측면 크로스 수비에 대한 부분을 선수들이 잘 해줬다.”

▶경기정보

- 서울 : 양한빈(GK) - 박동진 황현수 곽태휘 신광훈 - 고요한(후33‘황기욱) 신진호 김성준 이상호 - 박희성(HT 에반드로) 안델손(후41’박주영)

- 인천 : 이태희(GK) - 김용환 부노자 이윤표 최종환(후12‘김진야) - 아길라르 고슬기 한석종 - 문선민(후28’송시우) 김혁중(HT 김보섭) 쿠비

- 득점 : 에반드로 1호(후10분·서울) 송시우 1호(후45분·인천)

*스한 리뷰 : 스포츠한국 기자들이 현장에서 전하는 종합기사. 여러 기사 볼 필요 없이 이 기사 하나면 날카로운 경기분석부터 현장의 코멘트까지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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