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제공
[스포츠한국 파주=김명석 기자] “어디로 들어가 이놈아!”

23세 이하(U-23) 대표팀 훈련이 한창이던 20일 파주 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 한창 압박훈련을 진행하던 선수들 사이로 허스키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김학범(58)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 중 움직임을 지적하는 ‘불호령’이었다.

김 감독의 불호령은 좀처럼 끊이지 않았다. 느슨한 플레이를 보이는 선수에게는 “걸어 내려와?”라며 따끔한 한 마디를 전했다. “더 빨리”, “말하면서 해” 등 선수들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굵직한 목소리도 연신 선수들 사이를 파고들었다.

특유의 인상과 목소리, 그리고 살인적인 체력훈련 등으로 이른바 ‘호랑이 지도자’로 알려진 김학범 감독이 '맹호'들을 조련하는 방식이었다. 맹호는 김학범 감독이 이번 1차 소집훈련을 앞두고 선수들을 향해 건넨 슬로건(선수들이여, 맹호로 거듭나라)이기도 했다.

그렇다고 훈련 내내 불호령만 이어진 것은 아니었다. 따끔한 한 마디는 어디까지나 훈련장 위에서 집중력이 흐트러졌을 때만 나왔다. 김 감독은 좋은 플레이가 나오면 “그렇지” 등을 외치며 선수들을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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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의 웃음을 이끌어내고, 분위기를 끌어 올리는 것 역시 김학범 감독의 몫이었다. 예컨대 공의 위치를 두고 선수들과 실랑이를 벌인 장면에서는 김 감독을 향한 선수들의 야유가 울려 퍼졌다. 김학범 감독과 선수들 사이의 관계, 대표팀 내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했다.

나아가 훈련이 마무리된 뒤에는 운동장 가운데에 우뚝 서더니, 멀리 있던 골키퍼들에게 “나를 맞춰보라”는 ‘도발’도 감행했다. 킥이 부정확했는지, 아니면 감히 맞출 수 없었던 탓인지는 모르겠으나 김학범 감독은 한 번도 공을 맞지 않았다. 김 감독은 “밥 먹지 마라”는 한 마디와 함께 껄껄 웃었다. 훈련장에도 웃음꽃이 피었다.

선수들 역시 당초 알려진 김학범 감독의 이미지와는 다르다는 반응이다. 이광혁(포항스틸러스)은 “밖에서 보는 것과는 다르다. 선수들에게 따뜻하게 대해주신다”면서 “그라운드 위에서 하고 싶은 플레이를 자신있게 하라고 하신다. 대신 시간 약속 등 규율만 잘 지키라고 하신다”고 웃어 보였다.

김학범호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인도네시아)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팀이다. 오는 26일까지 파주NFC에서 담금질을 이어간 뒤 해산하고, 오는 6월 2차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U-23 대표팀 아시안게임 1차 소집훈련 명단

- 골키퍼 : 강현무(포항) 송범근(전북) 박대한(전남)

- 수비수 : 김정호 김진야(이상 인천) 김한길 윤종규(이상 서울) 이유현(전남) 이상민(울산) 김우석(대구) 정태욱(제주) 조유민(수원FC) 김문환(부산) 강지훈(강원)

- 미드필더 : 황기욱(서울) 나상호 김동현(이상 광주) 김건웅 한승규(이상 울산) 황인범(아산) 전세진 윤용호(이상 수원삼성) 장윤호(전북) 이광혁(포항) 김진규(부산)

- 공격수 : 이은범(제주) 이근호(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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