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 무승부는 패배나 다름없다. 지옥의 원정이지만, 마냥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디펜딩 챔피언’ 첼시는 승전보를 전해올 수 있을까.

첼시가 15일 오전 4시 45분(이하 한국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캄프 누에서 2017~2018시즌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 바르셀로나와 맞대결을 벌인다. 지난 21일 스템포드 브릿지(첼시 홈)에서 열린 16강 1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한 만큼, 공격적인 운영이 필요하다.

ⓒAFPBBNews = News1
첼시는 바르셀로나와 첫 맞대결에서 매우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은골로 캉테가 믿기 힘든 활동량을 자랑하며 중원을 장악했고, 리오넬 메시를 꽁꽁 묶었다. 2선에 포진한 윌리안이 최고의 컨디션을 자랑하며 바르셀로나의 골문을 수차례 위협했고, 득점까지 성공했다. 다만, 수비진의 치명적인 실수가 나왔고, 윌리안의 날카로운 슈팅이 2차례나 골대를 강타하는 등 운이 따르지 않은 것이 아쉬웠다.

첼시가 1차전에서의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다면, 캄프 누에서도 충분히 해볼 만하다. 물론, 쉽지는 않다. 세계 최고의 수비 조직력을 자랑하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도 캄프 누에선 무너졌다. 11일 말라가 원정에서 메시가 휴식을 취했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캉테가 또다시 ‘그림자 수비’를 자처할 테지만, 체력을 회복해 캄프 누를 누비는 메시를 봉쇄하기란 매우 어렵다.

무엇보다 팀 분위기가 좋지 않다. 첼시는 UCL 16강 1차전 이후 치러진 4경기에서 3승 1무(AT 마드리드전 승리 포함)를 기록한 바르셀로나와 달리 1승 2패를 기록 중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 등 상위권 팀에게 패한 것도 뼈아프다. 특히, 5일 맨시티 원정에서는 너무나도 무기력하게 패했다. 11일 크리스털 팰리스전에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지만, 바르셀로나전에 대한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AFPBBNews = News1
해답은 공격이다. 공격진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줘야 한다. EPL 최고의 ‘드리블러’ 에당 아자르, 윌리안의 활약은 나쁘지 않다. 둘 모두 맨시티전에서는 슈팅 시도 자체가 없는 등 부진했지만, 바르셀로나와 16강 1차전을 포함한 최근 경기에서 공격의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했다.

문제는 전방이다. ‘주포’ 알바로 모라타의 부진이 심각하다. 12경기째 침묵을 지키면서, 새해 첫 골을 아직까지 신고하지 못했다. 지난 1차전처럼 아자르가 전방에 포진할 수 있겠지만, 좋은 수가 아니다. 완벽하게 틀어 막힌 맨시티전이 증명한다. 그는 2선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때, 가장 빛난다. 아자르가 살아야, 윌리안의 공격력도 돋보일 수 있다.

올겨울 아스날에서 데려온 올리비에 지루가 답이 될 수 있다. 지루는 첼시 이적 후 6경기(1골 3도움)를 소화하며 빠른 적응력을 보였다. 아직 2선 공격진과 호흡이 완벽하지 않고 속도가 아쉽지만, 최전방 스트라이커의 역할을 확실하게 할 수 있다.

지루는 지난 크리스털 팰리스전에서 훌륭한 모습을 보였다. 공중볼을 완전히 장악했고,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7차례의 슈팅 기회를 잡았다. 골대를 때리는 등 운이 따르지 않으면서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매우 위협적이었다. 그가 전방에서 큰 존재감을 보이면서 2선에 포진한 아즈라와 윌리안(1골)도 신바람을 냈다.

지루가 상대 수비진의 부담을 더하고 시선을 끌어주면서, 첼시의 장점인 2선 공격진이 신바람을 내는 것. 바르셀로나전 해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스포츠한국 이근승 객원기자lkssky0203@naver.com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