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한국 울산=김명석 기자] 확실한 해결사의 부재. 울산현대가 상하이 상강(중국)에 패배한 가장 큰 이유였다. 부상으로 재활 중인 이종호(26)의 공백은 그래서 더욱 아쉬움이 남았을 터다.

무대는 13일 오후 7시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18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F조 4차전이었다. 사흘 전 상주상무전(0-2패)에서 과감한 로테이션을 가동할 만큼 울산이 단단히 준비했던 경기였다.

이유가 있었다. 이날 승리할 경우 울산은 상하이를 제치고 조 선두로 올라설 수 있었다. 16강 진출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절호의 기회였다. 김도훈 감독 역시 상하이와의 3·4차전을 챔피언스리그 최대 분수령으로 꼽았을 정도.

분위기는 좋았다. 전반전 내내 주도권을 쥔 채 상대를 몰아쳤다. 헐크, 엘케손, 오스카 등 탈아시아급 외국인 선수들을 잘 봉쇄했다. 오히려 오르샤와 김인성을 활용한 측면 공격을 활용해 거듭 상대 골문을 위협했다.

‘결정적인 기회’라고 표현할 만한 장면들도 곧잘 만들었다. 도요타 요헤이를 필두로 오르샤, 리차드 등이 연거푸 상대 골문을 위협했다. 그러나 정작 마침표를 찍지 못했다. 이날 울산의 결정적인 패인이었다.

특히 최전방 공격수 도요타의 결정력에 큰 아쉬움이 남았다. 전반 3분과 10분 문전에서 연거푸 헤더로 상대 골문을 노렸으나 슈팅은 골대를 외면했다. 김인성의 땅볼 크로스를 골대 바로 앞에서 찬 슈팅이 크로스바 위를 훌쩍 넘어간 장면은 치명적인 실수에 가까웠다.

거듭 기회를 놓친 울산은 결국 후반 5분 선제골을 얻어맞았다. 이후 도요다 대신 투입된 주니오마저 최전방에서 별다른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울산은 안방에서 허망한 패배를 당했다. 적어도 1골 이상은 충분히 넣어야 했을 전반전을 허무하게 보낸 것이 뼈아팠다.

상대적으로 크게 떨어진 원톱의 무게감이 아쉬웠다. 자연스레 이종호의 빈자리가 더욱 크게 느껴진 이유이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FA컵 결승 2차전 도중 상대의 태클에 걸려 넘어진 뒤 쓰러졌다. 왼쪽 정강이뼈(비골) 골절과 인대 손상 진단을 받고 수술대에 오른 뒤 전열에서 이탈한 상태.

많은 골을 넣는 유형은 아닐지라도, 적어도 결정적인 순간 한 방을 기대해볼 만한 공격수라는 점에서 그의 부재는 더욱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특히 첫 단추만 잘 꿰었더라면 비교적 수월하게 승리할 수 있었던 흐름이었던 까닭에, 그 아쉬움은 더욱 진하게 남았다.

한편 울산 관계자는 5~6월은 되어야 이종호가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그는 울산이 아닌 수원에서 재활에 전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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