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한국 서울월드컵경기장=김명석 기자] FC서울이 홈 개막전에서 쓰라린 패배를 당했다. 양한빈의 선방이 아니었더라면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질 수도 있었던 경기였던 터라, 홈팬들 앞에서 당한 패배는 그 충격이 더욱 컸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11일 오후 4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 2라운드 홈경기에서 강원FC에 1-2로 역전패했다. 전반 막판 박주영의 선제골로 0의 균형을 깨트리고도 후반 연속골을 내주며 고개를 숙였다.

선제골을 넣은 것을 제외하면 경기 내내 ‘무기력’에 가까웠던 경기였다. 박주영을 중심으로 코바와 안델손이 포진한 공격진은 무디기만 했고, 신진호와 정현철 김성준이 포진한 중원 역시 상대와의 싸움에서 뚜렷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반면 강원의 공격은 경기 내내 날카롭게 서울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었다. 번번이 이를 저지한 양한빈의 선방쇼가 아니었더라면, 홈 개막전에서 2골 차 이상의 완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던 경기였다. 경기 후 일부 팬들의 야유도 같은 맥락이었다.

▶사령탑 출사표

- 황선홍 서울 감독 : “제주(1R)전 이후 공격작업에 아쉬움을 느꼈다. 축구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오늘 상대는 맥고완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다. 미드필드 싸움에서 우위를 노리는 듯 보이는데, 미드필드 싸움에서 지지 않으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고요한은 발목부상으로 1주일 정도 회복이 필요하다. 송진형 하대성도 시간이 더 필요하다.”

- 송경섭 강원 감독 : “서울은 예상한 100%대로 나왔다. 나름 승리하기 위해 전반부터 공격적으로 나설 것 같은데, 그래서 우리는 조심스럽게 경기를 치르려고 한다. 내 스타일은 아니다. 더 익사이팅하고 싶지만, 대어를 잡기 위해서는 조심스럽게 준비해야 한다. 제주전을 통해 본 서울은 공격진은 썩 위협적이지 않았다.”

FC서울-강원FC 선발라인업
▶양 팀 선발라인업

서울은 박주영을 중심으로 코바와 안델손이 양 측면에 포진하는 4-3-3 전형으로 나섰다. 신진호와 김성준이 2선에 포진했고, 정현철이 그 뒤를 받쳤다. 심상민과 황현수 이웅희 신광훈 양한빈은 수비라인을, 양한빈은 골문을 각각 지켰다.

강원은 제리치가 최전방에 포진하는 4-2-3-1 전형으로 맞섰다. 김경중과 정석화 이근호가 2선에 포진했고, 박정수 맥고완이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다. 정승용 발렌티노스 김오규 강지훈은 포백라인에 섰고, 김호준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전반전 : 거듭 위기 넘기던 서울, 전반 막판 깨트린 균형

경기 초반부터 강원이 포문을 열었다. 제리치의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이 서울의 골문을 위협했다. 이에 질세라 서울도 정현철의 중거리 슈팅으로 응수했다. 초반 탐색전을 마친 뒤에는 양 팀 모두 안정에 무게를 두고 서로의 빈틈을 노렸다.

전반 중반 이후 강원이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기 시작했다. 전반 26분 수비 뒷공간을 완전히 파고든 제리치가 맥고완의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했다. 슈팅은 다만 골대를 벗어났다. 3분 뒤 정석화의 오른발 슈팅은 양한빈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이후 서울이 점유율을 끌어 올리며 반격을 준비했다. 좀처럼 빈틈을 내주지 않던 강원의 수비는 전반 44분 무너졌다. 해결사는 박주영이었다.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신광훈의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했다. 김호준이 가까스로 쳐냈으나, 공은 이미 골 라인을 넘어선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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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전 : 이근호·정조국 날다…승부 뒤집은 강원

일격을 맞은 강원이 하프타임 먼저 교체카드를 꺼냈다. 김경중이 빠지고 정조국이 투입됐다. 강원은 제리치와 정조국이 전방에서 호흡을 맞추고, 정석화가 왼쪽 측면으로 빠지는 4-4-2 전형으로 변화가 이뤄졌다.

후반 6분 강원이 균형을 맞췄다.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프리킥을 이근호가 헤더로 연결했다. 문전에 있던 이웅희의 몸에 맞고 굴절돼 서울의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기세가 오른 강원이 더욱 기세를 끌어 올렸다. 후반 13분 역습 상황에서 정조국이 일대일 기회를 잡았다. 다만 슈팅 각을 좁히고 나온 양한빈의 발끝에 걸렸다. 이어진 제리치의 헤더마저 양한빈의 선방에 막혔다.

그러나 강원의 집중력은 끝내 결실을 맺었다. 후반 14분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제리치가 머리로 떨어뜨려주자, 정조국이 강력한 오른발 발리 슈팅으로 연결해 승부를 뒤집었다.

이후 서울이 균형을 맞추려 애썼다. 에반드로 조영욱을 차례로 투입하며 더욱 전방에 무게를 뒀다. 다만 강원의 수비 집중력은 좀처럼 흐트러지지 않았다. 결국 반전은 없었다. 경기는 강원의 2-1 승리로 막을 내렸다.

▶경기종료 : 강원, 개막 후 2연승…서울은 첫 패

강원이 개막 후 2연승을 달렸다. 지난 인천유나이티드와의 홈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뒀던 강원은 적지에서 서울을 잡아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K리그1 2라운드 현재 2연승 팀은 강원과 포항스틸러스, 그리고 경남FC. 반면 서울은 지난 제주전 무승부 이후 2경기 연속 승전보를 울리지 못했다. 홈 개막전에서 당한 첫 패배여서 그 쓰라림은 더욱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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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에는 있고, 서울에는 없던 것

확실한 공격수의 존재가 두 팀의 희비를 갈랐다. 이날 서울은 박주영을 중심으로 코바와 안델손이 전방에 포진했다. 다만 서울의 공격은 경기 내내 매끄럽지 못했다. 전반 44분 박주영이 선제골을 만들기는 했으나, 전반적으로 상대를 연신 흔들어줄 만한 위협적인 플레이는 전혀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반면 강원은 달랐다. 제리치가 최전방에서 묵직하게 버텼고, 이근호는 측면에서 상대를 연신 괴롭혔다. 하프타임 교체 투입된 정조국이 해결사 역할까지 자처했다. 제리치나 정석화 이근호의 슈팅이 양한빈의 선방에 막히지만 않았더라면 점수차가 더욱 벌어질 수도 있었을 정도. 믿을만한 공격수의 차이는, 두 팀의 승부와도 직결됐다.

▶경기 후 기자회견

- 황선홍 서울 감독 : “결과적으로 상당히 어려운 경기였다. 동점골과 역전골을 쉽게 내주면서 경기 흐름을 상대에게 내주면서 후반전을 치렀다. 빨리 만회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것 같다. (팬들의 야유에 대해서는)경기력이 안 좋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팬들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 송경섭 강원 감독 : “전반에 실점을 해서 어려운 경기를 했지만, 그래도 계획했던 대로 움직였고 잘 맞아 떨어진 것 같다. 공격과 수비에서 밸런스를 잘 잡아줬다. 상대 미드필더들의 견고한 패스 플레이를 잘 차단해서 좋은 결과로 나온 것 같다. 정조국은 선발과 조커를 두고 고민할 정도로 컨디션이 좋았다. 내가 정조국을 본 이후 가장 좋을 정도로 최근 몸 상태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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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정보

- 서울(4-3-3) : 양한빈(GK) - 심상민 황현수 이웅희 신광훈 - 신진호 정현철(후36' 조영욱) 김성준 - 코바(후17' 이상호) 박주영(후31' 안데르손) 안델손

- 강원(4-2-3-1) : 김호준(GK) - 정승용 발렌티노스 김오규 강지훈 - 박정수(후38' 김승용) 맥고완 - 김경중(HT'정조국) 정석화(후29' 디에고) 이근호 - 제리치

- 득점 : 박주영 1호(전44분·서울) 이웅희 자책골(후5분) 정조국 1호(후14분·이상 강원)

*스한 리뷰 : 스포츠한국 기자들이 현장에서 전하는 종합기사. 여러 기사 볼 필요 없이 이 기사 하나면 날카로운 경기분석부터 현장의 코멘트까지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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