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성남=이재호 기자] 남기일 성남FC 감독이 선수생활 이후 무려 10년만에 돌아온 성남 탄천종합운동장 복귀전에서 비겼다.

성남FC는 10일 오후 2시 경기도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8 K리그2 2라운드 광주FC와의 홈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경기를 끝으로 이재명 성남 시장과 이석훈 대표이사가 성남 수뇌부에서 물러난다. 이재명 시장은 15일부로 사임해 지방선거를 준비하며 이석훈 대표이사도 외압으로 인해 이미 사직서를 제출한 상황이다.

남기일 감독은 수뇌부가 떠나는 경기이자 자신의 10년만의 성남 복귀전(2005~2008 성남 일화 소속 K리그 87경기 15골 11도움), 그리고 처음으로 감독을 맡았던 친정팀 광주와의 경기에서 무승부로 지난 개막전 부산전에 이어 또 다시 무승부를 거뒀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출사표 : “10년만에 성남 복귀, 경기력으로 보답” vs “남기일, 광주 너무 잘 알아”

-성남 남기일 감독 : “선수들부터 이 경기의 중요성을 알아주더라. 꼭 광주라서라기보다 좋은 순위를 가려면 이겨야하는 팀이다. 그리고 10년만에 다시 돌아온 탄천종합운동장에 감회가 남다르지만 소중한 추억은 개인적으로 품고 있다. 꼭 팬들에게 경기력으로 보답하고 싶다. 사실 개막전 부산과의 경기에서는 나의 축구를 반도 못 보여줬다. 마침 광주에는 외국인 선수 지우, 미노리, 그리고 김동현을 빼고 베스트 11중 8명이 제가 지도했던 선수들이다. 동계훈련때 한 것을 경기장에서 보이자고 선수들에게 강조했다. 오늘 경기는 전방압박을 얼마나 강력히 하는지가 승부처가 될 것이다.”

-광주 박진섭 감독 : “개막전에서 안양을 상대로 0-0으로 비겼는데 목표한 경기력의 50%도 되지 않았다. 좀 더 자신감을 복돋아 줬어야 했는데 아쉽다. 일본 미드필더 미노리 사토는 팀합류는 늦었지만 호흡에 문제가 없고 컨디션이 좋다. 공격에서 풀어줄 것으로 기대한다. 아무래도 남기일 성남 감독이 지난해까지 광주를 지도해 선수 개개인을 알고 있어 불안요소이긴 하다. 하지만 우린 전술적으로 많이 달라졌다.”

▶전반전 : 악착같은 광주, 막판 몰아친 성남

경기 초반엔 원정팀 광주의 악착같은 플레이가 돋보였다. 성남 남기일 감독은 전방압박이 경기의 포인트라고 했고 강한 압박을 하겠다고 했지만 도리어 광주에서 이를 실천하며 전방에서부터 공을 가진 선수에게 단숨에 다수의 수비가 따라붙는 모습이 자주 연출됐다. 광주는 초반 유효슈팅까지 연결되진 않았지만 슈팅 숫자를 착실히 적립하며 성남을 압박했다.

하지만 성남도 홈에서 뒤지지 않았다. 전반 33분 무랄랴의 중거리슈팅이 수비맞고 윤보상 광주 골키퍼에게 안긴 것을 시작으로 전반 막판으로 갈수록 몰아쳤다. 특히 전반 43분 이학민이 오른쪽으로 내준 스루패스를 수비라인을 뚫고 슈팅 기회를 맞은 에델이 넘어지며 슛한 것이 윤보상 골키퍼가 역방향에 걸리며 골이 되나 했지만 손 끝에 걸리는 선방이 나오며 홈팬들은 아쉬움을 삭혔다.

성남은 전반 추가시간에도 코너킥 공격에서 이다원의 헤딩이 골대 앞에서 수비에 맞으며 끝내 득점없이 0-0으로 마쳤다. 슈팅숫자는 8개로 같았지만 성남은 유효슈팅이 5개, 광주는 1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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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전 : 슈팅은 제대로 한 성남, 압박+미들 싸움은 잘한 광주

좀처럼 득점이 나지 않자 먼저 변화를 준건 성남이었다. 최전방 주현우를 빼고 정성민이 투입된 것. 하지만 도리어 후반 7분 왼쪽 드리블 돌파 후 광주의 지우가 오른발로 먼포스트를 보고 감아찬 슈팅이 골대를 살짝 빗나가면서 성남은 실점 위기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후반 25분까지 유효슈팅 하나로 좀처럼 위협적 골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하던 광주는 후반 26분 정영총을 빼고 이인규를 넣으며 변화를 택했다. 성남은 그 사이 서보민을 왼쪽 윙백으로 내리고 정성민과 에델 등을 올리는 4-3-3에서 3-5-2로 바꾸며 조금 더 수비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광주가 비록 유효슈팅으로 이어가진 못해도 미드필더를 올리며 강한 압박을 하면서 성남 수비를 계속 뒤로 물러나게 했기 때문. 광주의 역습과 압박은 상당했다.

남기일 감독은 옛 제자들의 성장에 현재의 제자들이 결코 쉽지 않은 경기를 하고 있어 울고싶은 상황이었다. 성남은 후반 35분 문전으로 단숨에 투입된 긴공에 광주 수비가 제대로 헤딩으로 걷어내지 못하자 에델이 골대 바로 앞에서 슈팅 기회를 맞았지만 수비에 걸리며 통한의 득점기회를 놓치기도 했다.

결국 성남은 후반 44분 서보민의 왼쪽에서의 돌파 후 왼발 슈팅이 허공을 가르면서 마지막 기회를 놓쳤고 무승부를 거뒀다. 16슈팅에 8개의 유효슛을 기록했음에도 득점이 없었고 광주는 경기력을 좋았지만 13개의 슈팅에 고작 1유효슛으로 문제점이 명확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 :

-성남 남기일 감독 : "홈경기라 팬들에게 좋은 경기와 결과 가져가고 싶었다. 처음엔 잘했지만 광주의 역습이 대단했다. 광주가 미드필더 진형이 강하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다. 3백으로 측면에서 기회를 잡고자 했지만 쉽지 않았다. 볼을 전방으로 뿌릴 선수가 필요했다. 상대에 따라서 전술 변화를 줄 생각이다. 계속 훈련하고 미팅하며 잘못된 부분을 찾겠다."

-광주 박진섭 감독 : "준비했던대로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해줬다. 첫 경기보다 좋은 경기력이어서 만족했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개막전과는 달리 부담, 긴장감이 적어 빌드업에서 나아졌다. 유효슈팅이 적었다. 다음 경기는 외국인 선수 부야가 괜찮다면 출전시킬 것이다."

▶경기정보

성남 0 : 김동준(GK) - 김재봉 이다원 연제운 이학민 - 무랄랴 문상윤 임대준(후42 박태준) - 에델 서보민 주현우(후5 정성민)

광주 0 : 윤보상(GK) - 이민기 안영규 이한도 정준영 - 김동현 미노리 여봉훈 - 지우(후38 두현석) 나상호 정영총(후26 이인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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