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수원=이재호 기자] 수원 삼성이 상하이 선화에게 아쉬운 무승부를 기록했다. 수많은 기회를 만들어냈음에도 데얀-염기훈 등 공격진에서 그 기회를 날려 얻은 무승부이기에 더 뼈아팠다.

수원 삼성은 7일 오후 7시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H조 3차전 상하이 선화(중국)와의 홈경기에서 1-1 무승부에 그쳤다.

기존 1승1패를 기록 중이던 수원은 1승1무1패(승점4)로 이날 시드니FC(호주) 원정에서 2-0으로 이긴 가시마 앤틀러스(일본)가 H조 1위(승점7)에 이어 겨우 2위를 유지했다. 반면 중국 FA컵 우승팀 자격으로 참가한 상하이 선화는 H조에서 3무승부로 반환점을 돌았다. 시드니FC는 1무2패로 탈락이 유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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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 기자회견 : "호흡만 맞추면" vs "수원 염기훈이 위협적"

-수원 서정원 감독 : "홈에서 패했던 가시마 앤틀러스(일본)전이 아쉽다. 문제점을 발견했고 많은 준비를 했다. 첫 2경기에서 이긴 후 2연패를 했는데 초반이기에 새로운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다보니 발생한 문제점이라 여긴다. 시간이 흐를수록 작년보다 더 좋아진 모습을 보일 것이다. 2연패가 도리어 약이 될 것이다. 상하이의 외인 선수들(지오반니 모레노, 프레디 구아린, 오바페미 마르틴스)이 경기력이 매우 인상 깊은데 반면 상하이 수비진에 부상이 많다. 그런 취약점을 공략할 것이다."

-상하이 우진구이 감독 : "실제로 수원이 우리보다 강하다는걸 인정하지만 우리는 아름다운 축구를 보여줄 것이다. 수원의 염기훈이 가장 우수해 경계가 된다. 2006 ACL때도 만났던 기억이 있다. 데얀 역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수원은 패스 축구를 구사하는데 좋은 수비 방법을 찾을 것이다. 우리도 데얀만큼 위협적인 외국인 선수 세 명을 모두 내보낼 것이다."

▶전반전 : 전반 중반 많은 기회 중 하나라도… 0-0이 아쉬운 수원

양팀 모두 3-4-3 포메이션으로 나선 이날 경기의 초반은 신경전만 치열했다. 다소 지루한 신경전을 거듭하던 전반 27분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페널티박스 바로 밖 중앙 지점에서 프리킥 기회를 만들어낸 것. 수비키만 넘기면 골이 될 수 있는 최고의 프리킥 기회를 염기훈이 아닌 데얀이 기습적으로 때렸고 수비벽을 의식해 골키퍼 방향으로 날아갔다. 하지만 상하이 선화의 골키퍼 리 슈아이의 선방에 아쉽게 코너아웃 됐다.

이 슈팅 이후 서서히 수원의 물꼬가 트였다. 전반 29분 염기훈의 오른쪽에서의 왼발로 감아찬 크로스가 수비 뒷공간을 향했고 데얀이 몸을 날려 슈팅했다. 하지만 역시 골키퍼에게 안겼다. 이 슈팅 직후인 전반 30분 또 다시 오른쪽에서 공간이 벌어지며 뒤에서 달려오던 염기훈에게 넘어온 노마크 슈팅 기회에서 염기훈은 너무 감아차는 것을 의식한 나머지 공은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약 4분 사이에 결정적 기회 세 차례를 맞았지만 모두 놓치고 만 수원 삼성이다.

전반 38분에는 또 염기훈의 왼발 중거리슈팅이 멋지게 감겨 상하이 골문으로 갔지만 또 상하이의 리 슈아이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결국 상하이는 전반 10분 단 한 번의 중거리슈팅을 제외하곤 더 이상 슈팅도 때려보지 못했고 수원은 7번의 위협적인 슈팅에도 0-0으로 마쳐 홈팀 수원이 0-0이 더 아쉬운 전반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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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전 : 이기제의 선제골 후에도 주도한 수원, 넣을 때 못 넣자 당하다

상하이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공격진영의 가오 디를 빼고 외인 지오반니 모레노를 투입하며 공격에서의 변화를 꾀했다. 그러나 후반 2분만에 도리어 선제골을 넣은 것은 수원이었다. 오른 측면에서 프리킥을 얻어냈고 염기훈이 왼발로 감아올린 문전 프리킥은 상하이 골키퍼가 펀칭으로 쳐냈다. 이 펀칭한 공은 흘러갔고 뒤에서 대기하던 윙백 이기제가 공이 굴러오는 타이밍에 맞춰 정확하고 강력한 왼발 논스톱 슈팅을 했고 순식간에 상하이 골문을 갈랐다.

이기제는 지난 1일 전남전에서 수원 소속으로 데뷔골을 뽑아낸데 이어 2경기 연속골로 군입대한 정상급 왼쪽 윙백 홍철과 김민우가 생각나지 않는 맹활약을 이어갔다.

이후 수원은 계속해서 경기를 주도하며 추가골에 대한 희망을 이어가나 했다. 하지만 번번이 기회를 놓치며 달아나지 못하자 결국 사단이 났다. 후반 22분 김종우의 수비실책부터 흔들렸다. 김종우가 쉽게 걷어낼 수 있는 공을 안일하게 처리하다 구아린에게 빼앗겨 일대일 기회를 허용했고 다행히 노동건 골키퍼의 선방으로 벗어났다.

하지만 이어진 공격 중 후반 24분 오른쪽에서 수비를 하던 크리스토밤이 오버래핑해 공격 가담한 에디를 막으려다 페널티킥을 내줬다. 오심 가능성도 남겼고 에디가 영리하게 잘 반칙을 얻어냈고 교체로 들어온 지오반니 모레노가 후반 26분 동점 PK골을 넣었다.

서정원 감독은 실점을 하자마자 부진한 오른쪽 윙어 임상협을 빼고 바그닝요를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후반 37분에는 윙백 크리스토밤을 빼고 공격수 김건희를 넣는 상당히 공격적인 교체까지 하며 승리에 대한 의지를 내보였다.

하지만 상하이는 무승부에 만족한다는 듯 지속적으로 시간을 끌었고 넘어지면 일어나지 않았다.

▶많은 기회 만들어낸 수원, 믿었던 공격진에 발목 잡히다

분명 수원 삼성은 경기를 주도했고 경기력에서도, 기회 창출 면에서도 상하이보다 훨씬 나았다. 전반전은 고작 슈팅 1개로 상하이를 막으면서 경기를 주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공격진에서의 세밀함, 그리고 좋은 기회에도 넣지 못하는 결정력, 상대 골키퍼 리 슈아이의 선방에 홈에서 무승부라는 아쉬운 결과만 남기고 말았다.

데얀, 바그닝요, 임상협 등 새롭게 영입된 공격수들이 많은 수원 입장에서는 빠른 시간 내에 공격진의 호흡을 맞추는 것이 관건이었다. 베트남의 타인호아전에서 5골을 넣을 때만 해도 장밋빛 미래만 기다리나 했다. 하지만 타인호아의 실력은 대학수준도 되지 않아 보였다. 진짜 상대를 만난 최근 3경기에서 공격진의 득점은 전무하다. 윙백인 이기제, 크리스토밤 등의 깜짝 골로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데얀의 최전방에서의 고립 등이 문제됐지만 이날 경기는 데얀의 고립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고 데얀이 고립될 때 양 윙어들이 도리어 기회가 생겨 수원은 상당히 많은 공격 기회를 창출했다. 16개의 슈팅에 9개의 유효슈팅이 이를 방증한다. 그럼에도 임상협은 슈팅 하나 때리지 못하고 데얀, 염기훈, 바그닝요 등의 공격진은 골망을 흔드는데 실패했다.

물론 상하이 선화의 리 슈아이 골키퍼의 선방은 훌륭했다. 골이 될 만한 기회를 여러차례 걷어냈다. 하지만 골키퍼 탓으로 돌리기에는 최근 3경기 동안 공격진에서 득점이 없다는 점이 수원이 좋은 기회를 수차례 만들고도 이기지 못한 이유일 것이다. 경기 후 염기훈 역시 "저를 포함한 공격진이 골을 넣지 못해 쉽게 경기하지 못했다"며 경기 MOM에 선정되고도 웃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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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기자회견 : "공격에서 넣어줬어야" vs "정말 어려운 경기였다"

-수원 서정원 감독 : "너무 아쉽다. 승리했어야 했는데 전반전의 좋은 흐름을 살리지 못했다. 공격수들이 골을 넣어줘야하는데 아쉬웠다. PK준 것도 아쉽다. 목표는 16강이다. 3경기 1승1무1패는 아쉽다. 홈에서 승점을 가져와야하는데 1점뿐이다. 앞으로 3경기를 더 가다듬으면 16강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3경기만 보면 공격진이 부진했지만 이제 시작이다. 많이 남았다고 나태하거나 위안 삼지는 않는다. 데얀의 경우 날씨가 풀리면 기량이 올라온다. 그동안의 기록이 그래왔다. 조급하고 싶지 않다."

-상하이 우진구이 감독 : “정말 어려운 경기였고 수원도 우수한 팀이었다. 전반전은 수비가 좋았고 후반전 들어 교체카드를 통해 성공적인 공격을 할 수 있었다. ACL에서 3무승부인데 최근 경기들의 상대가 모두 쉽지 않고 부상도 많아 인원 교체도 많아 3무승부라도 만족한다. 수원이 3-4-3으로 나왔고 포백으로 힘들다고 봐서 5백으로 임했다. 공격을 포기하더라도 수비에 무게 중심을 두는 것이 옳다고 봤다. 우리도 16강 진출을 위해선 다음 수원과의 홈경기에서 더 좋은 경기를 할 것이다.”

▶경기정보

-수원 1 : 노동건(GK) - 이종성 곽광선 구자룡 -이기제 김종우 최성근 크리스토밤(후37 김건희) - 염기훈 임상협(후26 바그닝요) 데얀

-상하이 1 : 리 슈아이(GK) - 리 샤오밍(후39 장 루), 타오 진, 에디 - 왕 린, 프레디 구아린, 순 쉬린, 순 카이(후23 리 펭) - 가오 디(후1 지오), 왕 윤, 오바페미 마르틴스

득점 : 이기제 (후2·수원) 지오반니 모레노(후26·상하이)

-스한 리뷰 : 스포츠한국 기자들이 현장에서 전하는 종합기사. 여러 기사 볼 필요 없이 이 기사 하나면 날카로운 경기분석부터 현장의 코멘트까지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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