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한국에서 2부리그(K리그2)가 시작된 것은 2013년. 올해로 6년차다. 이 중 김영광(35)은 국가대표 출신 선수로서 스스로 1부리그에서 2부인 창단팀 서울 이랜드 FC로 이적해 올해로 4년간 2부리그에서 활약하게 됐다. 여전한 실력으로 많은 K리그1 팀들의 타켓이지만 서울 이랜드에 대한 믿음과 충성심으로 2022년까지 장기계약을 맺은 김영광이야말로 서울 이랜드의 산증인이자 K리그2의 산증인이다.

김영광에게 물었다. 올해로 4년차인 K리그2에서 승격하는 팀과 못하는 팀의 차이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서울 이랜드가 대망의 K리그1 승격을 할 수 있을지.

김영광을 만난 것은 지난달 27일 K리그 미디어데이에서였다. 서울 이랜드 창단 멤버로서 초창기 주축멤버 중에서는 유일하게 남아있는 이랜드 유니폼을 입은 김영광을 보는 것도 4년째인 셈이다.

최근 서울 이랜드는 쉽지 않은 내홍을 겪었다. 창단 감독이었던 마틴 레니부터 박건하, 김병수를 거쳐 현재의 인창수 감독까지 1년 반 사이에 4명의 감독이 들어섰기 때문이다. 지난시즌에는 해체설이 나돌기도 했고 창단 초기 화려했던 멤버에 비해 지금은 어린 선수 주축으로 당장 승격을 바라보기엔 쉽지 않은 객관적 전력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2015시즌 4위, 2016시즌 6위, 2017시즌 8위로 성적도 추락하고 있다.

그러나 김영광만큼은 언제나 한결 같이 최후방에서 서울 이랜드를 지키고 있다. 새롭게 부임한 인창수 감독에 대한 기대감을 묻자 “인창수 감독님께서 아르헨티나에서 오래 사시지 않으셨나. 아르헨티나나 남미 특유의 승부욕을 많이 얘기하신다. 선수들에게 승부욕을 강조하시고 자연스럽게 어린 선수들도 연습할 때마저 지는걸 싫어하게 됐다”며 “골키퍼로서 필드플레이어들을 바라보면 예년보다 단단해졌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성적이 하락하면서 아쉬웠던 부분과 현재의 준비성에 대해 언급해달라고 하자 김영광은 “승부근성과 수비 조직력”이라며 “앞서 말했던 승부욕은 물론 수비 조직력이 짜임새있다. 또한 훈련에서 열심히 하지 않을 경우 과감히 베스트 11에서 제외하시기에 어느새 누가 들어와도 베스트11에 뛰어도 될 정도로 기량이 상향평준화 됐다. 예전에는 뛰는 선수, 안 뛰는 선수가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가 뛸 수 있는 기량이 됐다”고 했다.

서울 이랜드 4년차에 4번째 감독을 모시게된 김영광의 말만큼 지난 서울 이랜드와 인창수의 서울 이랜드 비교가 와 닿지 않을 수 없다.

올시즌 K리그2는 기존 안산 그리너스, 부천 FC를 제외하곤 10개팀 중 8개팀의 감독이 교체됐다. 특히 고종수, 김대의, 박동혁 등 젊은 감독들이 많다. 김영광은 “형이라고 부르는 선수들이 감독이 됐다”며 웃은뒤 “다들 패기 넘칠 것 같아서 올해가 K리그2에 온 이후 가장 혼돈의 시즌이 될 것 같다. 서울 이랜드에게도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김영광은 3년간 K리그2에 있으면서 많은 승격팀을 봤다. 과연 승격을 하는 팀과 못하는 팀의 차이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묻자 “결국 승부욕이 강한팀이 승격을 하더라”라며 “솔직히 다들 수준은 비슷하다. 하지만 지지않으려 하고 분위기가 좋은팀은 질걸 비기고, 비길걸 이기면서 승격하더라”라고 했다.

또한 “지난시즌 경남을 상대한 후 후배들을 모아놓고 한마디 한적이 있다. 후배들에게 ‘봐라. 경남은 지금 1위팀인데 저렇게 머리부터 들이밀면서 축구를 한다. 각자 실수만 안하면된다면서 안전한 플레이만 한다면 그게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말이다. 그만큼 경남은 1위팀인데도 마치 꼴찌팀처럼 간절하고 적극적으로 경기를 하더라. 매년 느끼지만 바로 그런팀이 승격을 하더라”라고 증언했다.

김영광 역시 서울 이랜드를 그런 팀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올시즌 주장으로서, 그리고 최고참이자 팀 창단멤버로서 김영광은 “지더라도 경기 후 울분을 토할 수 있는 팀을 만들겠다. 어느팀이랑 붙어도 쉽게 포기하고 지는 팀이 되진 않겠다고 팬들에게 약속드리고 싶다. 그동안 승격의 꿈을 못 이뤄드려 죄송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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