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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을 둘러싼 기류가 또 다시 묘하게 흐르기 시작했다. 중요한 경기 선발명단에서 돌연 제외된데 이어, 존재감을 드러내야 했을 경기에서 주인공이 되지 못한 까닭이다.

올 시즌 손흥민은 11골(프리미어리그8골)을 터뜨리며 팀의 핵심 공격수로 자리매김했다. 중요한 경기 때마다 해결사 역할을 해내는 등 확실한 주전으로 자리 잡은 모양새였다. 토트넘 이적 후 늘 불안하던 입지가 올 시즌 만큼은 다른 듯 보였다.

지난 14일, 유벤투스(이탈리아)와의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선발 제외는 그래서 더욱 충격적이었다. 가장 비중이 높은 경기였음에도 불구하고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돌연 손흥민이 아닌 에릭 라멜라를 선발명단에 올렸다.

손흥민으로서는 자존심에 생채기가 날 만한 결정이었다. 올 시즌 자신의 활약상을 돌아보면, 부상 회복 이후 이렇다 할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한 라멜라는 직접적인 경쟁상대가 될 수 없었기 때문. 결과적으로 손흥민은 후반 38분에야 투입돼 10여 분을 뛰는데 그쳤다. 라멜라는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손흥민은 대신 18일 오전 1시 로치데일과의 FA컵 16강 원정경기 선발명단에 포함됐다. 해리 케인과 델레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 등 핵심 공격수들이 대거 제외된 가운데 손흥민은 루카스 모우라, 무사 시소코, 페르난도 요렌테 등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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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에게는 여러 모로 의미가 큰 경기였다. 마침 상대는 3부리그 최하위에 속한 약 팀이었다. 지난달 14일 에버튼전 이후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골 침묵을 깨트릴 절호의 기회였다. 앞서 유벤투스전에서 자신을 선발에서 제외한 포체티노 감독에게 다시금 존재감을 어필할 무대이기도 했다.

스스로도 부지런히 뛰었다. 측면과 최전방을 넘나들며 수비진 뒷공간을 노렸다. 다만 좀처럼 결실을 맺지 못했다. 회심의 슈팅이 몸을 던진 수비수에 막히거나, 일대일 상황에서 찬 슈팅이 골키퍼의 선방에 걸리면서 거듭 아쉬움을 삼켰다. 결국 손흥민은 풀타임 출전하고도 공격포인트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설상가상 이날 루카스 모우라가 이적 후 2경기 만에 첫 골을 신고했다. 유벤투스전 선발 제외 등 손흥민을 둘러싼 최근 기류를 돌아본다면 썩 달가운 소식은 아니다. 올 시즌 활약상과는 무관하게 찾아온 아쉬운 흐름들에, 손흥민의 속만 또 다시 타들어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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