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이적생들이 5골을 모두 합작해 넣은 수원 삼성이 베트남의 2위팀을 꺾고 ACL 조별리그에 진출했다.

수원 삼성은 30일 오후 7시 30분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베트남 FLC 탄호아와의 홈경기에서 이적생들이 맹활약하며 5-1 대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한 수원은 H조에서 시드니FC, 상하이 선화, 가시마 앤틀러스와 2월부터 조별리그를 치르게 된다.

월드컵으로 인해 약 2~3주 가량 이르게 열려 생소한 1월 경기, 하필 수원에 눈이 내려 그라운드는 눈으로 뒤덮인 쉽지 않은 상황의 연속이었지만 수원은 바그닝요, 임상협, 이기제, 데얀 등 영입된 선수들이 활약하며 승리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출사표 : “데얀 등 영입선수 활약 기대”

-수원 삼성 서정원 감독 :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선수들이 있는데, 다행히 전술 훈련을 같이 소화했기 때문에 내일 첫 선을 보일 것이다. 그렇지만 그들이 새로 와서 완전하게 스며들었다고 보긴 힘들다. 그런 부분은 차츰 시간이 흐르면서 다져질 것이다. 일단 데얀은 동계훈련 때도 경기에서 매번 득점을 했기 때문에 골 감각은 살아 있다.”

-타호아 마리안 미하일 감독 :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는 경기를 하겠다. 수원이 강팀이라도 탄호아만의 경기를 보이겠다. 날씨가 굉장히 춥다. 비행 시간도 14시간이나 돼서 모두가 피곤한 상태다. 그러나 최선을 다할 것이다.”

▶전반전 : 열릴 듯 열리지 않았던 골문, 전반 막판 몰아치기로 승기 잡은 수원

수원은 4-2-3-1 포메이션으로 데얀을 최전방에 두고 2선에 염기훈-바그닝요-임상협을 배치 시켰다. 그동안 스리백을 활용한 3-5-2 혹은 3-4-3 포메이션만 써오던 수원으로서는 눈여겨볼 변화.

수원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1분만에 오른쪽 코너킥 후 문전 접전 상황에서 연속 3번의 슈팅을 했지만 골을 넣지 못했다. 이 공격을 시작으로 수원은 전반 내내 탄호아를 압도했고 전반 30분에는 데얀의 오른발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는등 불운도 겹쳤다.

열릴 듯 열리지 않던 탄호아의 골문은 전반 막판 결국 함락됐다. 전반 44분 오른쪽에서 임상협이 투지를 보이는 태클 후 일어나서 곧바로 오른발 아웃프론트로 감아찬 크로스가 최종수비 키를 넘겼고 문전에 있던 바그닝요는 가슴 트래핑 후 슈팅으로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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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추가시간에는 데얀-바그닝요-데얀으로 이어지는 공격 전개 중 페널티박스 바로 밖에 있던 임상협에게 데얀의 패스가 투입됐다. 이때 임상협은 다소 슈팅 타이밍이 늦은 듯 했지만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 구석에 빨려 들어가는 낮은 슈팅으로 추가골을 만들어냈다. 2-0이 됨과 동시에 전반전은 종료됐고 수원은 승기를 잡으며 락커룸에 들어갔다.

▶후반전 : 전반 막판 기세를 후반 초반에도 이어간 수원, 대승으로 마무리

전반 막판의 좋은 기세는 후반 초반에도 이어졌고 베트남 탄호아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바그닝요가 이기제의 스루패스를 받아 일대일 기회를 맞더니 후반 2분에는 데얀이 상대 수비 실책을 유도한 후 일대일 기회에서 때린 칩슛이 회전이 많아 빗나갔다.

하지만 수원은 세 번째 기회였던 후반 4분 바그닝요가 오른쪽에서 달려가던 임상협에게 내준 패스를 임상협이 페널티박스 안으로 진입 후 다시 컷백으로 바그닝요에게 내주자 그대로 바그닝요가 슈팅하며 세 번째 골을 만들었다.

후반 12분에는 왼쪽 풀백 이기제가 왼쪽에서 염기훈과의 이대일 패스를 통해 측면을 뚫어낸 후 과감하게 왼발 슈팅으로 팀의 네 번째 골로 승리를 확정했다.

결국 경기 시작 57분만에 네 골을 넣으며 승리를 확정지은 수원은 이후 최성근, 임상협, 염기훈 등을 빼며 유주안, 전세진 등 팀의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줬다.

이후 후반 41분 오른쪽에서 바그닝요의 낮은 크로스때 문전 앞에서 데얀이 때린 오른발 슈팅이 골키퍼 정면으로 갔지만 골키퍼가 막지 못하며 다섯 번째 골이 들어갔다. 올 시즌 수원의 최대 이적생 데얀의 데뷔전 데뷔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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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실점 경기를 만들진 못했다. 후반 45분 베트남의 파페 오마르 파예에게 골을 내준 것. 그러나 볼점유, 경기내용, 공격 다양성 등 모든 부분에서 베트남 리그 2위팀인 탄호아를 압도한 수원은 여전한 K리그의 수준을 톡톡히 보여주며 조별리그로 진출했다.

▶이적생들이 모든 골 넣은 수원, 기뻐하되 자만은 이르다

이날 수원의 이적생들은 5골 모두를 합작했다. 바그닝요는 2골 1도움, 데얀은 1골 2도움, 임상협은 1골 2도움, 이기제는 1골로 그야말로 ‘맹활약’한 것. 팀의 핵심 선수이자 지난시즌 K리그 득점왕이었던 조나탄이 떠나고 팀 레전드 외국인 선수였던 산토스의 이적, 왼측면을 책임지던 김민우의 군입대 등으로 걱정을 안았던 수원 팬들로서는 이적생들의 맹활약은 참으로 기쁠 수 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자만할 필요는 없다. 베트남의 탄호아는 열대지방에서 뛰다 눈덮인 경기장에 심하게 적응하지 못했다. 또한 정면으로 오는 슈팅도 막지 못할 정도로 팀의 수준도 떨어졌다. 그럼에도 수원은 짧은 준비기간동안 이적생들이 융합됐고 4백으로 전환하며 실전에 잘 적응시켰다는 점에서 기뻐하기엔 충분한 경기였다.

▶경기정보

수원삼성 : 신화용(GK) - 이기제 조성진 이종성 크리스토밤 - 최성근(후12 윤용호) 김은선 염기훈(후35 유주안) 바그닝요 임상협(후13 전세진) - 데얀

바그닝요 2골 1도움, 데얀 1골 2도움, 임상협 1골 2도움, 이기제 1골, 염기훈 1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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