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수아레스(30·바르셀로나)에 대한 걱정은 기우였다.

수아레스의 올 시즌 초반 행보는 불안했다. 무릎이 문제였다. 지난해 11월 한 스페인 언론은 “수아레스에게 약물치료를 해주던 주치의까지 수술을 추천하는 단계가 왔다”라고 밝혔다. 반면 우루과이 의료진은 “수아레스의 무릎 상태가 심각하다면 벌써 수술을 받았어야 한다. 수술은 필요 없다”라면서 다른 견해를 내놨지만, 걱정은 사라지지 않았다.

특히, 경기력이 문제였다. 수아레스의 몸놀림은 무뎠다. 순간 스피드로 뒷공간을 파고, 1~2번의 패스로 슈팅을 가져가던 모습이 사라졌다. 측면으로 빠져 수비의 시선을 분산시키고, 중앙에 공간을 만들어주던 움직임도 자취를 감췄다. 바르셀로나가 리오넬 메시와 파울리뉴의 맹활약을 앞세워 무패를 내달렸지만, 네이마르 이탈에 이은 수아레스의 부진은 아쉬움이 컸다.

2017~2018시즌 전반기 막판을 향하던 지난해 11월까지, 수아레스는 6골에 그쳤다. UEFA 챔피언스리그 5경기에선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수아레스의 무릎은 예상보다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보였고, 수술만이 정답처럼 느껴졌다. 지난 시즌 리그에서만 29골, 2015~2016시즌 리그 40골을 몰아쳤던 만큼, 현재의 모습은 만족할 수 없었다.

수아레스가 지난달부터 귀신같이 살아났다. 셀타 비고와 맞붙은 12월 첫 경기부터 골맛을 봤다. 팀을 승리로 이끌지는 못했지만, 몸놀림이 이전과 달리 가벼웠다. 곧이어 열린 UCL 조별리그 6차전 스포르팅전에선 침묵했지만, 이어진 비야레알과 리그 맞대결에서 득점포를 재가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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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아레스는 확실하게 부활했다. 지난 11일 셀타 비고와 맞붙은 코파 델 레이 16강 2차전을 포함하면 6경기(리그+코파 델 레이) 연속 득점 중이다. 특히, 지난달 17일 데포르티보와 리그 홈경기에선 멀티골 포함 5개의 키패스 성공 등 전성기 시절에 버금가는 맹활약을 보이면서, 몸 상태가 정상에 다다랐음을 증명했다. 이어진 레알 마드리드와 ‘엘 클라시코’에서도 선제 결승골을 터뜨리며 승리에 앞장섰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였던 15일 레알 소시에다드전도 마찬가지였다. 바르셀로나는 2골을 먼저 내주며 끌려갔지만, 수아레스가 ‘2골 1도움’ 맹활약을 보이며 승점 3점을 챙겼다. 특히, 아노에타 스타디움(레알 소시에다드 홈구장)에서 열린 리그 경기에서 2006~2007시즌 이후 처음으로 맛본 승리라 기쁨이 배가됐다.

지난 2014년 여름, EPL을 호령한 수아레스는 바르셀로나에 자리해 핵심 선수로 거듭났다. 새로운 리그에 대한 적응, 부상이 발목을 잡았던 이적 첫 시즌 기록한 ‘23골 17도움’(리그+UCL)이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은 뒤 가장 저조했던 성적이다. 메시, 네이마르와 함께 공포의 ‘MSN’을 구축했었고, 올 시즌에는 메시와 전방을 책임지고 있다. 수아레스도 메시처럼 바르셀로나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다.

수아레스가 부상과 부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후반기에는 얼마나 더 넣고, 팀을 승리로 이끌지 기대된다.

스포츠한국 이근승 객원기자lkssky0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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