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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 리베리(34·바이에른 뮌헨)도 세월 앞에선 평범한 인간에 불과한 것일까.

리베리의 2017~2018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전반기는 실망스러웠다. 리베리는 리그 개막 직전 열린 DFB 포칼컵 64강전에서 골맛을 보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지만, 이후 단 하나의 공격 포인트도 추가하지 못했다. 리그 9경기(선발 6), 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UCL) 2경기, 포칼컵 1경기를 더 뛰었으나 이전과 같은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가장 큰 원인은 부상이었다. 리베리는 지난해 10월 첫날에 열린 헤르타 베를린과 경기에서 왼쪽 무릎에 큰 부상을 당했다. 처음에는 6개월 이상의 공백이 예상될 정도로 심각했다. 다행스럽게도 6주 만에 훈련에 복귀해 건재함을 과시했지만, 경기력은 올라오지 않았다.

리베리는 지난해 12월에 열린 파리 생제르맹과 UCL 조별리그 맞대결에서 두 달 만에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다. 16강 진출은 확정 지었지만, 파리 원정서 당했던 완패(0-3)를 갚기 위해선 승리가 필요한 경기였다. 유프 하인케스 감독도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와 킹슬리 코망, 하메스 로드리게스 등을 총출동시켰을 정도로 의지가 남달랐다.

그러나 리베리의 활약은 저조했다. 2선을 함께 책임진 하메스와 코망이 도움을 기록하는 등 승리에 앞장선 것과 비교됐다. 리베리는 단 한 차례의 키패스를 성공시켰을 뿐, 존재감이 없었다. 이후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리그 2경기 연속 선발 출전을 비롯해 ‘라이벌’ 도르트문트와 맞붙은 포칼컵 16강 도르트문트전서 기회를 잡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리베리가 아니었다.

결국 리베리는 비중이 큰 리그와 UCL에선 단 하나의 공격 포인트도 기록하지 못한 채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지난 시즌 리그 22경기(선발 14) 5골 11도움을 기록하는 등 건재함을 과시했던 터라 아쉬움이 크다. 적잖은 나이임에도 스피드와 드리블은 여전하지만, 체력과 힘에 부치는 모습이었다.

사진 2 - 리베리의 부활은 가능할까 / AFP 제공

리베리가 13일부터 재개되는 분데스리가 후반기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무엇보다 기회가 많이 주어질 수 없는 상황이다. 경쟁자들이 너무 막강하다. 뮌헨의 핵심으로 올라선 킹슬리 코망은 넘어설 수 없는 존재로 커버렸다. 공격 포인트 생산 능력이 엄청난 것은 아니지만, 폭발적인 스피드로 역습에 앞장서고, 밀집된 수비를 파헤치는 등 ‘에이스’로 손색없는 활약을 보인다.

‘1살 동생’ 아르연 로번도 그라운드에만 나서면 ‘크랙’ 역할을 톡톡히 한다. 부상만 아니라면 여전히 선발 명단에서 제외하기 어렵다. 중앙과 측면을 오갈 수 있는 토마스 뮐러, 뮌헨 적응을 마치고 핵심으로 올라서고 있는 하메스 등도 경쟁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 리베리가 전성기 시절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이상, 후반기에도 낙관적이지 않다.

리베리와 뮌헨의 계약 기간은 올 시즌까지다. 그래서인지 이적설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카타르에서 활약 중인 사비 에르난데스가 리베리를 향해 공개적인 구애를 보냈고,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운 중국도 깊은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뮌헨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리베리의 독일 생활이 이렇게 끝나가는 것일까.

스포츠한국 이근승 객원기자lkssky0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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