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대체 왜 그랬을까.

그 득점만 하면 경기력도 좋지 못하던 한국은 역전으로 탄력을 받아 후반전을 보낼 수 있었다. 그러나 윤승원은 일반적인 페널티킥 슈팅이 아닌 골키퍼가 넘어질 것을 예측하고 가볍게 찍어찬 ‘파넨카 킥’을 했다.

골키퍼는 넘어지지 않았고 너무 쉽게 페널티킥을 막았다.

윤승원이 파넨카 킥을 찼던 이유는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이해할 수 있다.

김봉길 감독이 이끄는 U-23 축구 대표팀은 11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중국 장쑤성 쿤산 스타디움에서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D조 1차전 베트남전에서 선제 실점에도 조영욱과 이근호의 골로 힘겨운 2-1 역전승을 거뒀다.

전반 16분만에 기습적인 선제골을 허용한 한국은 하지만 전반 29분 조영욱이 오프사이드라인을 뚫고 동점골을 만들어내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2분에는 페널티킥 기회를 맞았지만 윤승원이 파넨카킥을 시도하다 실축했다. 하지만 후반 27분 윤승원의 프리킥이 문전으로 올라오자 최전방 공격수 이근호가 헤딩골을 넣으며 짜릿한 2-1 역전승을 거뒀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가장 주목을 많이 받은 것은 득점 혹은 실점 장면도 아닌 후반 2분 윤승원의 페널티킥이었다. 호기롭게 키커로 나선 윤승원은 파넨카킥을 찼다가 너무나도 어이없게 골키퍼 품에 공을 안기고 말았다.

만약 이 페널티킥이 들어갔다면 이후 후반전 45분이 한국에게 매우 유리한 상황으로 돌아갈 수 있었고 뒤늦게 역전골로 승리하는 어려운 경기를 하지 않았어도 됐다. 물론 결승골에 결정적인 도움을 했던 윤승원이지만 페널티킥은 스스로도 너무 여유를 부린 것이 아닌가하는 자기 비판도 필요하다.

윤승원의 파넨카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한다. 2016년 12월 수원 삼성과의 FA컵 결승전은 혈투 그자체였다. 사상 첫 ‘슈퍼매치’ 결승전으로 열린 경기는 긴장감이 극에 달했고 결국 승부차기까지 가는 살얼음판 승부였다.

여기에서 윤승원은 신인임에도 승부차기 키커로 나섰고 이 긴장감 넘치는 상황에서 파넨카킥을 성공시켜 모두를 놀라게 했다. 비록 패했지만 ‘그 상황에서 파넨카 킥을 하는 당돌한 신인이 탄생했다’며 칭찬일색이었다.

윤승원은 이때를 잊지 못한 듯 하다. 그 긴장감 넘치는 상황에서 파넨카 킥을 성공했었기에 다시금 파넨카 킥을 했지만 베트남 골키퍼는 미리 넘어지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결국 2016년 당시에는 놀라웠던 성공이 1년 후 부메랑으로 돌아와 윤승원과 한국 대표팀에게 큰 짐이 될 뻔했다. 다행히 결자해지를 했기에 윤승원은 마지막엔 웃을 수 있었다.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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