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축구협회가 대표팀 감독 선임 시 최소 1명 이상의 소수인종 후보를 포함하는 일명 ‘루니 룰'(Rooney Rule)을 도입했다.
로이터통신과 BBC 등 다수 영국 언론에 따르면 마틴 글렌 잉글랜드축구협회 대표는 10일 각급 대표팀 감독을 선임할 때 최소 1명 이상의 흑인이나 아시아계 등 소수인종 후보를 면접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프로풋볼(NFL)은 지난 2003년 댄 루니 전 피츠버그 스틸러스 회장의 이름을 따 최초로 루니 룰을 도입했다. 루니 전 회장은 NFL 구단들이 흑인 감독을 기피하고 해임 과정이 보다 쉽게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는 문제를 접수하고 타 구단 구단주들을 설득해 루니 룰 도입에 앞장섰기 때문이다.
잉글랜드 축구계에서는 이미 지난해 루니 룰 도입 필요성이 제기됐다. 흑인 선수인 이니올라 알루코(첼시 레이디스)가 마크 샘프슨 전 여자 대표팀 감독으로부터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논란이 불거졌었다.
또한 현재 잉글랜드 여자 대표팀과 연령대별 대표팀을 포함해 총 28개의 잉글랜드 대표팀 중 15세 이하(U-15) 대표팀 감독 1명만이 흑인이다.
글렌 잉글랜드축구협회 대표는 "적절한 자격요건을 갖춘 이에 한해 소수인종 후보가 최종후보 명단에 들어가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잉글랜드축구협회는 오늘날 다양한 축구 인구를 대변할 수 있는 포용적인 조직이 되길 원한다"고 뜻을 밝혔다.
72년의 유구한 역사, 반면 그간 남자 성인 축구대표팀 감독이 전원 백인이었던, 잉글랜드의 이번 선택은 인종차별로 씨름하고 있는 전 세계 축구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