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홋스퍼의 11월은 아쉬움의 연속이었다. 지난달 5일, 손흥민의 극적인 결승골로 승리한 크리스털 팰리스전 이후 리그에서 승수를 쌓지 못했다.

11월 A매치 이후 치러진 아스널과 ‘북런던 더비’에서 경기력과 결과(0-2) 모두 완패했다. 당연히 이길 줄 알았던 웨스트 브롬(1-1)을 잡지 못했고, 우승은 옛말이 되어버린 레스터 시티(1-2)에 패했다. 새 출발을 다짐한 지난 3일 왓포드(1-1) 원정도 손흥민의 동점골이 아니었다면, 연패에 빠질법했던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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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한 불은 껐다. 지난 10일, 토트넘은 손흥민의 ‘1골 1도움’ 원맨쇼를 앞세워 스토크 시티를 5-1로 대파했다. 하지만 여전히 6위다.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이하 UCL)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도르트문트를 따돌리고 조 1위 16강 진출에 성공했지만, 아쉬움이 크다.

원인은 분명하다. 토트넘의 자랑인 해리 케인과 델레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지쳤다. 특히, 알리는 슬럼프까지 겹쳤다. 역사적인 레알 마드리드전 승리의 주역으로 활약했지만, 경기력이 들쑥날쑥하다. 리그에서는 10월 리버풀전 이후 골맛을 보지 못했다. 최근 2경기 연속 도움을 기록 중이지만, 지난 시즌 리그에서만 18골을 뽑아낸 알리이기에 아쉬움이 짙다.

그런데도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로테이션에 인색하다. EFL컵에서는 휴식을 주기도 하지만, 리그와 UCL에선 주전을 고집한다. 케인과 알리, 에릭센은 컨디션에 관계없이 대부분 90분을 소화한다. 이 셋은 리그 15경기, 1300분 이상을 소화했다. 특히 에릭센은 리그 전 경기에 출전해 1339분을 소화 중이다.

UCL도 다르지 않다. 케인(5경기)과 에릭센(4경기)은 쉰 날이 많지 않다. 알리(3경기)도 UEFA 징계가 아니었다면, 앞선 이들 못지않은 경기를 소화했을 가능성이 크다.

최근 토트넘에서 가장 좋을 활약을 보이는 손흥민은 리그 15경기(선발 9)에서 804분을 뛰는 데 그치고 있다. 부상으로 인해 프리시즌을 함께 하지 못했고, 정상적인 몸 상태를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린 이유도 있다. 하지만 90분이 익숙한 앞선 세 선수와 달리, 손흥민이 리그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경기는 2번뿐이다.

케인에게 휴식을 선물할 수 있는 페르난도 요렌테는 올 시즌 리그 선발 출전 경기가 한 번도 없다. 10경기에 교체로 나섰고, 137분을 뛰는 데 그치고 있다. UCL 레알 마드리드와 홈경기 승리에 크게 공헌했고, 7일 아포엘전에선 1골 1도움의 남다른 활약상도 보였다. 지난 시즌 스완지 시티에선 리그 15골을 뽑아내며, 잉글랜드 무대 검증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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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 공격수를 비롯해 다양한 포지션에서 중용 받는 무사 시소코,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재활과 싸우고 돌아온 에릭 라멜라도 출전 시간이 많지 않다. 측면 공격수 조르주 케빈 은쿠두는 리그 1경기에 교체로 나서 3분을 소화하는 데 그치고 있다.

케인과 알리, 에릭센이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남다르다.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는 UCL과 유로파리그에서 조기 탈락하며 체력적인 부담이 덜했다. 올 시즌에는 UCL 16강에 올랐고, 리그에선 우승을 노린다. 체력 소비가 직전 시즌보다 훨씬 심하다.

포체티노 감독의 선수단 운용에 변화가 필요하다. 케인과 알리, 에릭센에게 휴식이 필요하다면, 과감해야 한다. 11월부터 최상의 몸 상태를 유지하는 손흥민에게 더 깊은 신뢰를 보여야 한다. 케인이 지쳤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다면, 요렌테가 선발로 나서는 날도 있어야 한다. 토트넘은 휴식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로테이션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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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근승 객원기자 lkssky0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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