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제공
[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중국의 기세가 한껏 오르기 시작했다. 한국의 전-후반 경기력 역시 판이하게 달랐다. 흐름을 바꿀 만한 변화가 필요했다. 묘책을 제시하는 것은, 신태용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몫’이었다.

그러나 이렇다 할 변화는 좀처럼 이뤄지지 않았다. 같은 역할을 맡는 선수들을 맞교체 한 2장의 교체카드가 전부였다. 중국의 기세를 꺾지 못한 대가는 컸다. 후반 31분 통한의 동점골 실점에 의한 무승부였다.

9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의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1차전은 그래서 더 아쉬움이 컸다. 전반적인 경기 내용을 돌아본다면 승점 1점으로 만족할 만한 경기가 결코 아니었기 때문이다.

전반전까지는 좋았다. 이른 시간 일격을 맞긴 했으나 이후 김신욱과 이재성(이상 전북현대)의 연속골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후 점유율을 끌어 올리며 주도권을 쥐었다. 10-1이라는 슈팅수, 그리고 64%의 점유율이 말해주듯 경기를 압도했다.

그러나 후반들어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마르첼로 리피 감독이 하프타임 양 스하오를 투입하며 먼저 변화를 줬다. 점유율은 여전히 한국이 높았으나, 전반전만큼 경기를 압도한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 오히려 상대의 전방압박과 역습에 적잖이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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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전 내내 활약했던 김신욱과 이재성의 활약도 눈에 띄게 줄었다. 김신욱도 페널티 박스 외곽에서 중거리 슈팅으로 상대 골문을 위협했을 뿐 문전에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전반전 내내 번뜩였던 이재성의 존재감도 미미해졌다. 상대의 압박과 수비에 번번이 막혔다.

전술 변화나 교체를 통해 분위기를 환기시킬 타이밍이었다. 그러나 신 감독은 후반 13분 측면 수비수인 최철순 대신 고요한(FC서울)을 투입하는 것에 그쳤다. 결국 중반 이후 주도권이 중국에 넘어가기 시작했다. 수비 집중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수차례 위기상황을 맞이했다.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의 선방 덕분에 가까스로 실점 위기도 넘겼다.

한껏 오르던 상대의 기세를 꺾어야 했다. 그러나 벤치에서는 여전히 뚜렷한 묘책을 꺼내들지 않았다. 결국 후반 31분,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가 위 다바오(베이징 궈안)의 헤더로 연결돼 실점으로 연결됐다. 승점 3점을 위해 선점했던 고지를 빼앗기는 순간이었다.

그제야 한국은 두 번째 교체카드를 꺼냈다. 이명주 대신 이창민(제주유나이티드)이 투입됐다. 스타일에 차이가 있긴 하나, 전술적으로 더욱 공격적인 자세를 취한다거나 상대의 기세를 꺾을 만한 변화는 아니었다.

결국 한국은 다시금 균형을 깨트리지 못한 채 2-2 무승부에 그쳤다. 경기 후 신 감독은 “후반에 우리 플레이를 하지 못하고, 분위기를 상대에 내준 것을 선수들에게 상기시키겠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물론이거니와, 분위기를 상대에 내준 것에 대한 ‘대처법’을 마련하지 못한 코칭스태프 역시 스스로를 돌아봐야 할 한 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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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국은 오는 12일 오후 4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북한과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북한은 앞선 1차전에서 개최국 일본에 0-1로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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