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마뉴엘 아데바요르(33·이스탄불 바샥셰히르)의 축구 인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데바요르가 터키 무대를 휩쓸고 있다. 리그 13경기(선발 12)에 출전해 8골 1도움을 기록하면서, 팀의 단독 선두를 이끌고 있다. 특히, 지난달 18일 ‘강호’ 갈라타사라이와 홈경기에선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세 번의 슈팅 시도를 모두 득점으로 연결하며 놀라운 결정력을 자랑했다.

아데바요르는 4-2-3-1 포메이션의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부족함이 없다. 전성기 시절 못지않은 공중볼 장악력과 2선 공격진과 유연한 호흡을 보여준다. 장신(191cm)에 걸맞지 않은 빠른 스피드와 드리블 능력도 여전하다. 동료의 도움 없이 득점을 만들어내는 능력도 살아있다. 지난 3일 오스만르스포르와 경기에서는 침묵했지만, 최근 4경기 5골의 무서운 상승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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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아데바요르의 부활은 힘겨워 보였다. 토트넘 홋스퍼의 유니폼을 입고 17골 11도움을 기록했던 2011~2012시즌이 마지막 전성기였다. 11골 4도움을 기록한 2013~2014시즌 이후에는 두 자릿수 득점 달성에 성공한 적이 없다. 2014~2015시즌부터는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자리를 잡지 못했다. 특히, 불성실한 훈련 태도를 일삼으며 토트넘에서 방출당한 것이 뼈아팠다.

2016년 1월, 우여곡절 끝에 크리스털 팰리스로 자유 이적했지만 부활은 없었다. 아데바요르는 2015~2016시즌 12경기(선발 7)에 출전해 1골 1도움에 그쳤다. 토트넘에서 방출된 이후 무려 8개월간 소속팀이 없었던 만큼,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결국, 크리스털 팰리스와도 오래가지 못했다.

또다시 8개월을 소속팀 없이 보냈다. 프랑스 리그앙 소속 몽펠리에 입단을 추진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무소속 상태로 토고 대표팀에 합류해 아프리카 컵 오브 네이션스에 참가했지만, 기량이 이전과 같을 리 없었다. 토고는 그에게 주장 완장까지 맡기며 신뢰를 보냈지만, 아데바요르의 득점포는 터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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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이 일어났다. 아데바요르는 현 소속팀 이스탄불 바샥셰히르와 손을 잡고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시즌 중반 팀에 합류했고, 경기 감각에 대한 우려도 여전했지만, 11경기(선발 10)에 나서 6골을 몰아쳤다. 턱없이 부족했던 훈련량 탓에 움직임이 완벽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결정력이 살아 있었다.

올여름, 굵은 땀방울을 아끼지 않았다. 아데바요르는 자신에게 마지막 기회를 준 팀을 위해서라도 부활을 다짐했다.

아데바요르는 리그 개막 이전에 치러진 UEFA 챔피언스리그 3차 예선 클럽 브뤼헤(벨기에)와 홈경기에서 선제 결승골을 터뜨리며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다. 아쉽게도 플레이오프에서 맞붙은 세비야(스페인)에 무너지며 본선 무대를 밟지는 못했지만, 팀 중심으로 올라선 아데바요르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지난 9월, ‘강호’ 페네르바체 원정에서 리그 첫 골을 신고했다. 9월 이후 치러진 8경기에선 7골을 몰아치고 있다. 완벽한 부활까지는 시간이 걸렸지만, 자신을 믿어준 팀에 대한 확실한 보답을 해내고 있다. 아데바요르의 전성기는 다시 현재 진행형이다. 스포츠한국 이근승 객원기자 lkssky0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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