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투자가 돼야죠.”

득점 2위(19골)인 양동현과 도움 1위(14도움)의 손준호는 나란히 ‘투자’를 외쳤다. ‘명가’ 포항 스틸러스가 아쉬운 7위라는 성적을 마친데 결국 ‘투자 부족’이라는 결론에 다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K리그의 최고 득점자원과 도우미를 가졌음에도 7위의 성적에 그친 포항에 대해 두 선수는 ‘을’인 선수 입장에서도 ‘갑’인 구단을 향해 정당한 요구와 바람을 얘기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양동현과 손준호는 21일 열린 2017 K리그 시상식의 피해자 아닌 피해자였다. 토종 득점 1위이자 전체 득점 2위를 차지하고도 베스트 11 공격수상 조차 받지 못한 양동현과 도움왕을 차지하고도 역시 베스트 11 미드필더 부분에 들지 못한 두 선수를 향해 시상식 후 투표결과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일각에서는 ‘정말 취재를 많이한 기자단이 투표권을 가지지 못하는 현행 투표 제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여론도 조성됐다.

두 선수에겐 아쉬움이 큰 시상식이었지만 메시지는 남겼다는 점에서 유의미했다. 특히 두 선수는 시상식전 가진 인터뷰에서 소속팀 포항에게 좀 더 많은 투자를 해줄 것을 요청했다.

고참 양동현은 포항이 2년 연속 하위 스플릿에 머문 것에 대해 “전 세계를 가도 투자를 많이 한 팀이 성적이 좋다. 다들 ‘포항이면 상위 그룹은 가야한다’고 하는데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면서 “포항이 더 강해지려면 더 많은 투자가 돼야한다”고 역설했다.

2013년 데뷔해 프로 4년째 시즌을 보낸 손준호 역시 할 말은 했다. 지난 2년간 하위 그룹에 머문 포항에 대해 “당연히 투자가 되어야만 한다”고 힘주어 말한 후 “팀원들이 하나로 뭉쳐 위기를 헤쳐나가야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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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손준호의 거취도 불안하다. 손준호는 “아직 구단과 얘기 안해봤지만 선수로서 후회없는 선택을 할 것”이라고 했다. 도움왕 손준호를 잡기 위해 포항은 투자가 필요한 셈이다.

한때 ‘왕조’를 이뤘던 포항은 2년 연속 하위 그룹에 속하며 알게 모르게 강등 위험까지 안고 2년을 버텨왔다. 과연 핵심 선수들조차 말하는 ‘투자’가 이뤄져 다시금 왕조의 위용을 되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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