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소속팀으로 돌아가면 하나같이 주전 멤버들이다. 그만큼 상주 상무의 선수들은 사실 모두 실력이 쟁쟁한 선수들이지만 외국인 선수가 없다는 점, 그리고 가을 시즌 중에 전력의 반 이상이 ‘전역’을 한다는 핸디캡은 약점으로 손꼽혔다.

이 약점에 모래알 조직력까지 더해져 상주 상무는 11위라는 최악의 성적으로 마쳤고 승강플레이오프까지 왔다. 하지만 배수의 진을 치자 군인은 달랐다. 막다른 길에 놓이자 실력 발휘를 하며 원정경기 승리로 절대적 유리한 위치에 오른 상주 상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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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상무는 22일 오후 7시 부산 구덕 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 승강플레이오프 2017 1차전 부산 아이파크와의 원정경기에서 전반 7분 터진 여름의 결승골로 1-0 승리했다.

원정 1차전에서 도리어 원정골까지 기록하며 승리한 상주는 오는 26일 홈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게 됐다.

전반 7분 오른쪽 프리킥 크로스를 부산 수비가 걷어낸 것을 뒤에서 대기하던 여름이 중거리슈팅으로 골문을 갈랐고 이 득점은 상주를 승리로 이끌었다.

사실 상주 상무 선수들은 하나같이 뛰어나다. 홍철, 주민규, 윤주태, 유상훈, 김호남, 신진호 등 대부분의 선수들이 소속팀에 돌아가며 핵심 멤버로 쓰이는 선수들이다. 상위권 클럽에서도 이들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정도.

하지만 상주는 군팀이라는 태생적 한계와 급여체계의 동일한 문제, 가을이면 절반 가량의 선수가 전역을 하는데다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일반 군인으로서 해야하는 훈련 등이 겹치면서 자신들의 능력을 100% 발휘하기 쉽지 않다.

올 시즌의 경우 이러한 한계를 넘지 못하고 끝내 리그 11위로 쳐지며 상주는 승강플레이오프까지 오게 됐다.

하지만 군인 정신은 달랐다. 이제부터는 ‘지면 끝’이라는 그 어떤 동기부여보다 강력한 배수의 진 앞에 놓이게 되자 엄청난 투지를 발휘했다. 부산은 남다른 정신력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기본 전력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했다.

상주의 투지는 부산의 파상공세 속에 도리어 빛났다. 상주 수비수들은 골키퍼 유상훈의 손이 닿지 못한 곳에도 몸을 날려 득점이 될만한 슈팅을 막아냈다. 몸을 날려 수비했고 부산은 상주의 투지 넘치는 수비 앞에서 섬세함을 잃고 압도적 슈팅과 공격에도 끝내 득점에 실패했다.

결국 상주는 ‘배수의 진’이라는 극한의 동기부여가 주어지자 군인 정신으로 K리그에 사상 첫 ‘클래식 잔류’라는 이정표를 세우기 매우 유리한 위치에 올라선채 홈 상주로 돌아가게 됐다. 승강플레이오프 2차전은 26일 상주 시민운동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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