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울산=이재호 기자] 고작 70분이다. 추가시간까지 다 끌어 모아도 콜롬비아-세르비아전 2연전에서 이근호의 출전시간은 1경기를 풀로 뛰어도 20분이 모자란 70분이었다. 그러나 이 70분동안 이근호가 보여준 투지와 활동량, 활약상은 그 어떤 선수보다 강렬하게 뇌리에 기억됐다.

이근호는 너무나도 모자란 출전시간을 넘어선 활약으로 이번 대표팀의 반전을 이끈 숨은 공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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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4일 오후 8시 울산문수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매치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지난 10일 수원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뛰어난 경기력으로 2-1 승리하면서 그동안의 비난 여론에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대표팀은 이날 후반 13분 상대 아뎀 랴이치에게 선제골을 줬지만 4분만인 후반 17분 구자철의 페널티킥 득점으로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이근호는 후반 24분이 되어서야 구자철과 교체되며 그라운드를 밟았다.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추가시간을 포함해도 25분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투입된 직후 한국 공격은 더욱 활발해졌고 이근호는 특유의 활동량으로 손흥민에게 많은 공간을 만들어줬다. 넘어져도 끝까지 패스로 손흥민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는 모습은 가슴 짠할 정도였다.

이날 경기 후 이근호는 단 25분도 뛰지 않았지만 지난 콜롬비아전 활약에 이어 또 다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선수가 됐다. 그만큼 이근호의 활약상은 눈부셨고 그가 투입된 이후 손흥민이 더 활발하게 움직이고, 한국 공격도 활기를 띄었다는 점은 분명 짚고 넘어가야했다.

세르비아전 25분의 출전시간, 그리고 지난 10일 콜롬비아전 45분의 출전시간을 합치면 지난 2경기에서 이근호가 부여받은 시간은 고작 70분이었다. 하지만 이 70분동안 이근호는 그 누구보다 열심히 뛰고 많이 뛰고 수많은 기회를 창출하며 그 어떤 대표팀보다 극적인 반전을 이뤄낸 11월 신태용호의 숨은 공신으로 인정받고 있다.

누군가는 한참 부족하다고 불평할 수 있는 시간이지만 이근호는 누구보다 간절한 70분을 보냈다. 그 70분으로 이근호는 숨은 영웅이 됐고 이제 숨은 영웅을 벗어나 진정으로 조명받는 영웅이 되어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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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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