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울산=이재호 기자] 이게 정말 A매치 데뷔전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한국의 조현우 골키퍼, 세르비아의 마르코 드미트로비치 골키퍼는 자신들의 첫 A매치 나들이를 엄청난 선방쇼를 보이며 마쳤다. 양 국가 모두 No.3 골키퍼로만 여겼던 이들이 인상적인 경기력을 펼치며 확고한 No.1골키퍼에게도 긴장감을, 그리고 월드컵까지 든든한 후방을 챙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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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4일 오후 8시 울산문수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매치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지난 10일 수원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뛰어난 경기력으로 2-1 승리하면서 그동안의 비난 여론에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대표팀은 이날 후반 13분 상대 아뎀 랴이치에게 선제골을 줬지만 4분만인 후반 17분 구자철의 페널티킥 득점으로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선수는 다름 아닌 골키퍼였다. 양 팀 모두 1실점을 했음에도 골키퍼가 이토록 주목받기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한국과 세르비아 모두 경기 후 골키퍼들의 활약에 큰 만족을 보냈고 이 골키퍼들이 기존 주전 골키퍼들이 아닌 No.3 골키퍼로서 A매치 데뷔전을 동시에 치렀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었다.

한국은 주전 김승규의 부상으로 인해 조현우가 데뷔전을 치렀다. 2015년 11월부터 대표팀에 소집은 되어 왔지만 기존 No.1, No.2 골키퍼인 김승규-김진현에 경험 많은 정성룡까지 경쟁 체재인 대표팀에서 조현우는 2년간 데뷔전도 치르지 못했다. 늘 훈련파트너 그정도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대표팀 소집 2년여만에 감격의 데뷔전을 치렀고 조현우는 비록 1실점을 했지만 멋진 선방쇼로 호평을 받았다. 특히 전반전 보여준 프리킥 선방은 그의 최대 강점인 놀라운 반사신경을 나타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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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신태용 감독도 “생각보다 너무 잘해줬다. 훈련에서 워낙 잘해 기회를 주고 싶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국 대표팀으로서는 김승규 독주 체재로 굳혀지던 상황에서 조현우라는 신선한 이름이 등장하면서 남은 7개월여간 김승규도 더 긴장을 할 수밖에 없게 됐다.

세르비아 역시 No.3골키퍼의 재발견이라는 수확을 했다. 전반전은 기존 주전 골키퍼인 블라디미르 스토이코비치가 골문을 지켰고 무실점으로 마쳤다. 그러자 후반 시작과 동시에 세르비아는 A매치 데뷔전을 가지는 마르코 드미트로비치를 골문에 세웠다. 손흥민과 동갑인 25세인 드미트로비치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아이바르 소속으로 그동안 단 한번도 A매치에 나서진 못했다.

세르비아 입장으로서는 A매치를 78경기나 치른 스토이코비치를 대신해 드미트로비치를 실험해 봤고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비록 실점을 하긴 했지만 페널티킥 실점이었기에 어쩔 수 없었고 후반전 한국의 맹공, 특히 손흥민의 강력한 슈팅과 예측불허 슈팅에 드미트로비치는 멋진 선방쇼를 펼쳤다. 오죽하면 경기 후 손흥민이 드미트로비치에게 다가가 아쉬움을 표할 정도였다. 무려 한국은 7개의 유효슈팅을 날렸지만 세르비아 골문 앞에서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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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비아 입장에서도 지나치게 확고한 주전인 스토이코비치를 대신할 인재를 찾았다는 점에서 충분히 만족스러운 한국전이었을 것이다.

한국과 세르비아는 서로의 전력을 점검했다는 것 외에 데뷔전을 치른 No.3골키퍼의 재발견을 했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운 평가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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