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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신태용호가 콜롬비아·세르비아와의 국내 평가전 2연전을 마쳤다. 지난달 러시아·모로코전 졸전을 돌아보면 ‘성공적이었다’는 평가가 과하지 않다. 많은 우려 속에서도 충분히 잘 싸웠고, 1승1무라는 호성적도 얻었다. 충분히 박수를 받을 만했던 2연전이었다.

실제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던 상대들이었다. 피파랭킹에서도 콜롬비아는 13위, 세르비아는 38위로 한국(62위)보다 앞섰다. 선수들 면면에서 나오는 객관적인 전력 역시 한국이 열세였다. 그러나 강력한 압박과 투지 등 전에 없던 모습들을 선보이면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안정환 MBC 해설위원은 “이것이 대한민국 축구”라며 후배들을 칭찬했다.

충분한 자신감을 얻게 됐다. 대표팀의 부진, 거스 히딩크 감독 부임설 등 안팎으로 어수선했던 분위기를 한 차례 환기시킨 계기가 됐다. 다만 자신감은 취할지언정 ‘자만’은 금물이다. 상대적인 이점이 분명했던 2연전임을 스스로 인정해야 하는 까닭이다. 가야 할 길이 아직은 멀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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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할 수 없었던 홈 이점 = 예컨대 이번 2연전은 모두 홈에서 치러졌다. 콜롬비아전은 수원, 세르비아전은 울산에서 그 무대가 마련됐다. 일부 온라인상에서의 반응과는 달리 2경기 모두 3만 여 명 안팎의 관중이 들어찼다. 경기장을 찾은 모두의 목소리는 아닐지언정, 신태용호를 응원하는 팬들의 목소리는 예상보다 훨씬 컸다. 상대에게는 부담, 신태용호에게는 뚜렷한 이점이었다.

시차나 이동거리에 대한 부담 역시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번 신태용호는 K리거가 대표팀 절반이 넘었다. 중국, 일본에서 뛰는 선수들을 더하면 비율은 더 늘어났다. 콜롬비아·세르비아와 비교하면 현지적응이라는 부분에 뚜렷한 이점이었다. 이러한 어드밴티지는 월드컵이 국내가 아닌 러시아에서 열린다는 점과 맞물려 돌아봐야 할 부분이다. 콜롬비아·세르비아전 결과가 대표팀의 자만으로 이어지면 곤란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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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예 아니었던 상대팀들 = 콜롬비아와 세르비아 모두 최정예로 신태용호를 상대한 것은 아니었다. 예컨대 콜롬비아는 후안 콰드라도(유벤투스)나 카를로스 바카(비야레알) 등이 선발에서 빠졌다. 하메스 로드리게스(바이에른 뮌헨) 등이 나서긴 했으나, 100% 전력이라고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세르비아 역시 네마냐 마티치(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비롯해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뉴캐슬 유나이티드) 두산 타디치(사우샘프턴) 알렉산다르 콜라로프(AS로마) 등이 결장했다.

반면 신태용호에게 이번 2연전은 ‘평가전 이상’의 의미를 가진 경기들이었다. 대표팀을 향한 최근 여론 등과 맞물려 2경기 모두 총력전을 펼쳐야 했던 까닭이다. 결국 손흥민과 기성용 등 사실상 핵심멤버들은 2경기 모두 대표팀의 주축을 이뤘다. 적절한 실험이 가미되면서 어느 정도 힘 조절이 이루어졌을지언정, 앞선 두 팀에 비교하면 전력변화의 폭은 결코 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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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했던 한국축구 한계들 = 소득은 분명히 있었다. 손흥민을 측면이 아닌 최전방 투톱으로 배치시키는 활용법을 찾았고, 이근호(강원FC)라는 확실한 파트너 역시 재발견했다. 측면수비수 김민우(수원삼성) 김진수(전북현대) 골키퍼 조현우(대구FC)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었다. 여기에 최근 대표팀을 향한 여론을 환기시킬 만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이번 2연전의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다만 결실 이면에는 ‘여전히’ 뚜렷했던 한계들도 있었다. 2연전 결과와는 무관하게 신태용호의 갈 길이 멀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골자는 수비다. 가령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장현수(FC도쿄)가 중앙 수비수로 호흡을 맞춘 세르비아전은 안정적인 수비와는 거리가 한참 멀었다. 신 감독은 “앞으로 더 안정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으나, 수비불안이라는 키워드가 결코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님임을 돌아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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